공부하기 싫어! *..역........사..*



세종이 공부벌레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문제는 이 공부벌레가 다른 사람들도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는 거죠. 그래서 종친들만을 위한 학교를 세웠습니다. 이게 '종학'이라는 거였어요.

조선에서 종친들은 벼슬에 나가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세종 때는 아직 그런 원칙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종친 정도면 사실 공부 안해도 먹고 살 수 있게 마련이어서 딱히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을 겁니다. 제가 아는 어른도 집안이 부자여서 공부 하기 싫다고 하니까 너 하나 공부 안 해도 집안 안 망한다고 공부를 안 가르쳤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임금님이 종학이란 걸 만들어 강제로 공부를 시키니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종친 중에 순평군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조선 2대왕인 정종의 서자였어요. 본래 이름은 이군생.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 세종이 종학에 집어넣어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한자를 하나도 몰랐는데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되어 <효경>을 읽게 되었는데 달랑 두 글자만 외울 줄 알았습니다.

늙어 죽을 때가 되어 유언을 남겼는데...

"살고 죽는다는 커다란 문제에 어찌 관심이 없겠느냐? 다만 종학과 영영 이별한다 생각하니 실로 통쾌할 뿐이다."


실로 이 짤방이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하겠습니다...^^;;

덧글

  • 셔먼 2012/06/21 22:34 #

    저처럼 늘어지기 쉬운 사람은 세종대왕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기엔 좀 무리겠군요.;;
  • 까마귀옹 2012/06/21 22:39 #

    세종대왕은 전형적인 '유능하고 부지런한' 상사이죠.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것에는 가장 이상적인데 그 아래 사람으로 들어가기는 싫은 부류.. 비슷한 분으로 이 치트공이 있읍지요.
  • 까마귀옹 2012/06/21 22:37 #

    해 봤자 별 도움도 안 되고 그것 가지고 밥벌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참 공부하기 싫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교양 함양이라는 명목으로 별 쓸데없는 회사의 경영 철학(...) 같은 것을 가르치는 것도 이것과 같을 까요?

    (제 동기동창이 쓰리스타 그룹(...) 계열사 직원인데 자기 업무와는 별도로 저 딴걸 실제로 배워야 해서 죽겠다더군요. 하다 못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쓰잘데기 없는 거나 가르친다고.)
  • 마에스트로 2012/06/21 22:41 #

    물론 세종이 위대한 사람인 것은 맞지만 저 같은 사람은.....
  • 붉은잎 2012/06/21 22:43 #

    세종대왕이 순간 미워지는 순간이였습니다. [다음주 시험. 다다음주 또 시험.]
  • 무명병사 2012/06/21 22:44 #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저같은 사람은 공부하다 과로로 죽을 것 같사옵니다!
  • 별빛나래 2012/06/21 22:47 #

    저한테는 왠지 필요한 제도입니다 ㅋㅋㅋ
  • 比良坂初音 2012/06/21 22:54 #

    .........................쿨럭;;;;;
    세종이 미워지는 순간이군요;;;;
  • 역사관심 2012/06/21 22:58 #

    이래서 공자가 말씀하셨죠.
    '네가 선이라고 생각 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ㅎㅎㅎ
  • 계원필경 2012/06/21 23:02 #

    친척도 예외가 없었던 대왕이셨군요...ㅠㅠ
  • 원더바 2012/06/21 23:04 #

    확실히 선왕(그것도 세종당시 정종이면 그냥 공정왕이라고 제대로 된 왕취급도 아니고...)의 서자면 딱히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는데 갑자기 붙잡아다 공부하라고 하면 깝깝했겠습니다;;
  • 셰이크 2012/06/21 23:58 #

    졸업이 되지 않는 무학년제 학교 ㅎㄷㄷ
  • Crescent Moon 2012/06/22 00:40 #

    이건 처음알았네요...이런 공부지옥을 .....컥컥컥
  • 지크프리드 2012/06/22 00:46 #

    어쨌거나 졸업 안되면 그 학교는 지옥이라는걸 잘 보여주는 선례라고도 할수 있겠군요.~_~
  • 고리아이 2012/06/22 00:53 #

    세종은 무식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하셨지영
    더운 날 즐겁게 웃고 갑니다영^_^))
  • 한도사 2012/06/22 09:57 #

    공부 고문을 시켰군요. ^^
  • 초록불 2012/06/22 10:08 #

    이쪽 일화가 꽤 많은데, 그냥 웃기는 이야기 하나만 써보았습니다...^^
  • hyjoon 2012/06/22 11:57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도 자진해서 할 때 이야기 같습니다. 뭐든지 자진해서 공부해야 좋은 것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의 공부욕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시험제도를 없애야 합니........(어이어이)
  • 천지화랑 2012/06/22 13:10 #

    생각해보니 수양이 판서 두개를 겸직했던가요?
  • 초록불 2012/06/22 13:42 #

    수양도 그렇고, 구성군의 예도 있지요. 종친의 관직 금지는 성종 때 확립된 제도라고 하더군요.
  • 놀자판대장 2012/06/22 13:39 #

    그러니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 파랑나리 2012/06/22 14:24 #

    다른 이유도 있는 게 세종대왕은 정말 당시에 천재이고 특히 언어학의 신이었는데 皇族(겨레붙이)는 무식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유능한 신료를 거느리는 유능한 임금에게 무식한 겨레붙이는 부끄러운 거라 황족다운 교양을 가르치려고 종학을 세웠다고 합니다. 종학은 안타깝게도 순정물에 나올법한 아름답고 멋진 귀족학교라는 이미지를 갖지 못했습니다. 만약 종학이 [오란고교 호스트부]나 [하야테처럼]의 귀족학교같은 이미지를 지녔다면 어떨까요?
  • 루드라 2012/06/22 15:07 #

    아무리 좋은 일도 자기 싫으면 안 하는 법인데 하물며 공부겠습니까. 저도 자기가 좋다고 억지로 강요하는 인간들 정말 싫어합니다. 순평군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군요.
  • 고고학자 2012/06/22 17:29 #

    그럼 종친이 벼슬 못가진다는 규칙이 생긴건 언제쯤인가요?
  • 초록불 2012/06/22 17:52 #

    성종 때로 알고 있습니다.
  • 붉은잎 2012/06/22 18:06 #

    조선 성종때 귀성군 이준이 모반을 꾀했다는 모함을 받고 유배를 갔는데 이게 발단입니다.
    귀성군은 세조때부터 공력을 쌓아온 신공신이었는데 그 후 영의정에도 오릅니다.
  • Kael 2012/06/23 10:09 #

    이런 걸 보고 "헬게이트: 세종"이라 우리는 부릅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2/06/23 13:07 #

    사실 저도 그렇게 외치고 싶지만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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