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가 7 *..역........사..*



13. 고려 : 각훈 (?~1230?)

각훈覺訓은 고려 중기의 인물로 정확한 생몰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215년(고종 2년)에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을 왕명을 받들어 편찬했으며, 이인로(1152~1220)에게는 후배가 되고, 이규보(1168 ~ 1241)가 그의 부음을 듣고 1230년에 시를 썼기 때문에 이 해에 죽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각훈은 각월覺月이라고도 한다.

각훈이 <해동고승전>을 편찬할 때 그는 영통사의 주지였다. 이 절은 개경의 북쪽 오관산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 절터는 개풍군 영남면 현화리에 있고(북한 행정구역으로 변화가 있었을 것 같지만...) 고려시대에는 경치가 아름다워서 "송도제일"이라 불렸다. 이 절은 화엄종 계통이었고, 각훈은 화엄월사, 화엄월수좌라고 불렸으므로 각훈도 화엄종을 따르는 승려임이 분명하다.

각훈은 젊어서 이인로를 따라다니며 같이 놀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고양취곤高陽醉髡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은 한고조 유방의 수하였던 역생이 자신을 고양취도高陽醉徒(고양 땅에 사는 술마시는 무리)라고 이야기한 것에서 따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곤髡은 머리를 깎았다는 뜻으로 중을 가리키는 한자이기도 하다. 자기 별명에 취醉 자를 넣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각훈은 술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이규보나 임춘의 시에 각훈과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규보는 눈길에 각훈이 술을 사왔다고 시에 썼다. 임춘은 이인로의 소개로 각훈을 만났는데, 그 전부터 각훈의 이름을 들었다고 인사를 했다. 각훈의 문집이 당시 문인들 사이에 돌아다녔고, 그가 시평을 쓴 것도 있다고 한다.

즉 각훈은 시와 술을 즐기는 화엄종 승려였다는 것.

<해동고승전>은 우리나라 고승들의 전기를 쓴 책으로(여기에는 <환단고기>에 떡밥으로 이용된 안함의 전기도 실려 있다.) 각훈은 중국에 대해 고려의 독자성과 우수성을 강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당시 고려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자국 중심적인 사고를 좀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사료적으로 보자면 출전이 대체로 알려져 있는 책들이지만 그 중 <기로기耆老記>라는 책이 등장하는데, 그 유래를 알 수 없다. 백제의 역사를 다룬 책이 아닐까 하는 추측만 있을 뿐인데, 인용문에서는 비류沸流를 피류避流, 온조溫祚를 은조恩祖라고 쓰고 있는 것을 비롯해서 살펴보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부분들이 발견된다.

각훈이 지은 글로 <선종6조혜능대사정상동래연기禪宗六祖慧能大師頂相東來緣起>라는 긴 제목의 글이 있다고 보통 나오는데, 이 글은 후대에 각훈을 저자로 위조한 글이다. (근거 :『禪宗六祖慧能大師頂相東來緣起』의 원문비판과 문제점. 鄭榮植 ; 宋靜淑. 대동철학 제40집 (2007. 9) pp.49-66)

위 내용은 선종의 육조 혜능의 "목"을 신라 중이 탈취해왔다는 것인데, 사실상 "정상"이라는 것은 그림을 의미하는 것이고 목이 아니다. 소설로서 읽으면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긴 하다.


덧글

  • 굔군 2012/07/14 19:28 #

    스님이 술을...ㄷㄷㄷ;;

    그나저나 古僧이 아니었군요. 高僧(...)
  • 초록불 2012/07/14 20:04 #

    절에선 곡차라고 하지요...^^
  • 야스페르츠 2012/07/14 20:36 #

    고승.... 고승에 얽힌 슬픈 사연이 있습죠. 박물관 패널을 제작하던 중 영문으로 번역을 보냈더니 나온 결과물이 고승 => ancient priest.... 굔군 님이 한 착각 그대로 高僧을 古僧으로 잘못 안거죠. ㄷㄷㄷ
  • 굔군 2012/07/15 06:51 #

    허허허, 高僧이면 high templar인가요? (먼 산)
  • 진성당거사 2012/07/14 20:43 #

    영통사는 절터로만 남아있다가 천태종과 북한 조선경제협력위원회의 주도로 2005년에 "복원" 되었지요. 개성 관광이 시작되었을때 관련 기사가 꽤 크게 보도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 진성당거사 2012/07/14 20:47 #

    그러나저러나 "혜능대사정상동래연기"는 중세 유럽의 성유해 숭배와 뭔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전에 한번 관심있게 본 적이 있었는데, 위서였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 초록불 2012/07/14 21:28 #

    지금은 이미 살펴보았겠지만, 해당 논문은 국회도서관에서 무료열람이 가능합니다. 저는 저자의 논지를 반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셔먼 2012/07/14 22:17 #

    기로기에 수록된 백제인의 인명은 시대를 거치면서 조금씩 와전되어 온 것이겠군요.
  • 초록불 2012/07/15 09:44 #

    그럴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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