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는 쇠퇴하였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오늘은 이글루스 개설 8주년입니다.

방문객은 550만여 분.
포스팅은 5759개. (이제 5760으로...)
덧글은 10만4천여 개.

뭐, 대충 이렇군요...^^;;


기념으로 특별히 할 일은 없고, 그냥 꽁트나 하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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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는 쇠퇴하였습니다

"이제 마지막인가?"
엘 드 기로스의 무거운 질문에 멜서스 드 파먼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네. 내가 그동안 그렇게 경고하지 않았던가? 자원은 유한한 것이기에 우리들 개체수의 증가는 괴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해봐야 무엇하겠는가? 이제 남은 것은..."
"이 마지막 자원을 먹어치우고 수천년의 굶주림을 맛볼 것인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마르고 말 우물이네. 차라리 신선할 때 마지막 향락을 즐기세."

멜서스 드 파먼은 망설이지 않고 여인의 목줄기를 물었다. 엘 드 기로스도 반대편의 희디 흰 목덜미를 물었다. 이로써 마지막 남아있던 인간은 사라지고 말았다. 지구 상에는 피맛을 그리워하는 3억8천만의 뱀파이어만 남았다.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 동물들은 번성하기 시작했다. 먹이사슬의 최고 단계가 사라진 셈이어서 동물들은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게 되었다.

"저 엄청난 사슴떼를 보게. 저걸 먹을 순 없단 말인가?"
엘 드 기로스는 피에 대한 금단증상으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들판을 가로지르는 사슴떼를 가리켰다. 멜서스 드 파먼이 고개를 저었다. 늘어진 주름살이 푸드득 흔들렸다.

"우리 뱀파이어는 인간 이외의 피는 먹을 수 없다는 걸 잊었는가?"
"하긴 무리하게 짐승의 피를 먹으려다가 비명횡사한 뱀파이어들도 한둘이 아니지. 불가능에 도전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얼마나 많은 종류에 입을 대었던가! 공룡도, 인도휴스도, 맘모스도... 이 무모한 도전을 했던 이들은 모두 한 줌의 잿더미로 변해버렸지."
"이 끝없는 갈증에 시달리는 것보다 차라리 한 줌의 잿더미로 변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
"후후, 희망이 있는 한 살아남는 거지. 그런데 자네와 나말고 누가 남긴 남았을까?"

그 순간이었다.

"아니, 저것, 저것 보게."

사슴떼를 쫓아가는 한 뱀파이어가 있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쫓아가는 뱀파이어는 날카로운 막대를 이용해서 사슴의 목을 찔렀다. 사슴이 쓰러지자 사슴의 배를 가르고 간을 꺼내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멜서스 드 파먼이 다시 주름살을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또 갈증을 참지 못한 뱀파이어 하나가 이렇게 가는군."
"아니, 아니야. 잘 좀 보라고!"
엘 드 기로스는 흥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이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는데, 노쇠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뭘 잘 보라는 건가? 난 눈이 나빠져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저 자는 달라! 우리와 다르다고! 늙고 쇠약해진 뱀파이어가 아니야!"

그랬다. 그는 짐승의 고기를 먹고도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를 마시지 못해 쪼글쪼글해진 뱀파이어와는 달리 윤기 넘치는 갈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멜서스 드 파먼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떠올랐다.

"100만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육식을 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탄생한 것인가? 진화란 무서운 것이군.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변화가 있단 말인가..."

그것이 멜서스 드 파먼의 마지막 말이었다. 엘 드 기로스가 잡아온 사슴의 간을 입에 댄 멜서스 드 파먼은 한 줌의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1만년 후...

사슴의 간을 먹던 변종 뱀파이어의 후손들은 새로운 문명을 개척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조상이었던 뱀파이어들을 하나하나 잡아 죽였고, 그 놀라운 업적을 이룬 이들은 '영웅'으로 그 이름을 후세에 남겼다.






이처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지성체가 지상을 차지한 뒤, 어느 비바람이 몰아치던 음산한 날.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의 한 고성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조너선 하커...

덧글

  • Allenait 2012/08/08 11:54 #

    그리고 마지막 남은 뱀파이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 초록불 2012/08/08 12:53 #

    역사 속으로 숑숑! (후다닥)
  • Left Q Dead 2012/08/08 12:00 #

    육식이 가능한 변종 뱀파이어가 나올 때까지 삽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피를 마시지 않아도 괜찮은 하프 뱀파이어를 낳는 게 종족개량에 훨씬 이득일 것처럼 보이는데 제 착각일까요?

    뱀파이어 자체의 설정만큼이나 하프 뱀파이어에 대한 설정들도 작품들에 따라 차이가 크긴 하지만 어떤 경우엔 하프뱀파이어가 순혈보다 더 강할 때도 있는지라 1대만 거쳐도 바로 그런 형질이 나오는 이쪽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네요. 그러므로 여자를 죽이지 말고 하프 뱀파이어를 낳았어야.(뭐야?) 아니 그 전에 하프뱀파이어는 반쯤은 인간이기도 하니까 대충 낳아서 키워서 죽지 않을만큼만 피라도 조금씩 빠는 방법도 있습니다.(문제는 하프 뱀파이어가 얼마냐 강하냐에 따라서 역시 종족의 흥망이... 육식성 변종 뱀파이어들도 쓸모없는 선조들을 골로 보내는데 이쪽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으니.)
  • 초록불 2012/08/08 12:54 #

    아니, 상상이야 자유롭게...^^;;

    윗 꽁트에서는 뱀파이어가 동물 피도 못 먹는다는 설정이 있는 것이라서요.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 앨런비 2012/08/08 12:01 #

    무한 루프 ㄱ-
  • 초록불 2012/08/08 12:54 #

    역사의 되풀이...^^
  • 比良坂初音 2012/08/08 13:19 #

    헐~~~ 재밌었습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2 #

    고맙습니다.
  • 로오나 2012/08/08 13:28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4 #

    고맙습니다...^^
  • 다루루 2012/08/08 13:42 #

    그리고 이번엔 반복이란 없어서, 백작에게 반한 조나선은 약혼녀 팽개쳐두고 성에서 잘 먹고 잘 살았더랩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4 #

    허걱...
  • 잠본이 2012/08/08 22:43 #

    ANG?
  • 슈타인호프 2012/08/08 13:46 #

    8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4 #

    고맙습니다...^^
  • 빼뽀네 2012/08/08 14:14 #

    이글루스 개설 8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이글루스 알게 된것도 초록불님 덕분이었지요. ^^
  • 초록불 2012/08/08 22:34 #

    고맙습니다...^^
  • 놀자판대장 2012/08/08 14:36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4 #

    고맙습니다!
  • 잠꾸러기 2012/08/08 14:52 #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5 #

    고맙습니다...^^
  • sharkman 2012/08/08 15:21 #

    뱀파이어의 생존을 위해서 로보토미 수술로 뇌를 개조한 인간을 대량으로 비축한 '혈액공장'을 세우는 겁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5 #

    그것은...

    매트릭스?
  • 셔먼 2012/08/08 16:31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5 #

    고맙습니다!!
  • dunkbear 2012/08/08 20:01 #

    8주년 축하드립니다. 꽁트도 재미있네요. (^^)
  • 초록불 2012/08/08 22:35 #

    고맙습니다...^^
  • 솔롱고스 2012/08/08 22:31 #

    오늘이 초록불님이 이글루스 개설하신지 8주년이 된다. 여기에는 감흥이 오지 않습니다. 꾸준하게 좋은 얘기를 쓰시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이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가시기를. 이 바람을 이 덧글에 적습니다.

    다른 이야기) 이번 포스트에 쓰신 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류는 쇠퇴하였습니다>를 알지 못하니까 왜 이런 얘기를 쓰셨는 지를 제대로 가닥잡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게 듭니다.
  • 초록불 2012/08/08 22:36 #

    노력하겠습니다...^^

    <인류는 쇠퇴하였습니다>라는 소설이 있는 모양이군요. 저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미안해하실 필요도...
  • 잠본이 2012/08/08 22:43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2:54 #

    고맙습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2/08/08 23:09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8 23:11 #

    고맙습니다!
  • twinpix 2012/08/09 00:52 #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09 02:53 #

    고맙습니다...^^
  • 아르핀 2012/08/09 15:34 #

    조금 늦었네요. 8주년 축하드립니다.
  • 초록불 2012/08/10 07:04 #

    고맙습니다.
  • 루드라 2012/08/09 22:13 #

    저도 좀 늦었지만 8주년 축하드립니다.
    꽁트 본다고 8주면 메시지는 못봤습니다. ^^;
  • 초록불 2012/08/10 07:04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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