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1 *..자........서..*



집을 한 번 짓고 나서, 한 번 더 지으면 정말 잘 짓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한 번 더 지었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한 번 더 지으면 정말 잘 짓겠다는 생각이네요.





집을 잘 짓기 위해서는, 집에 대한 이해도 이해지만, 건축가를 잘 만나야 합니다. 새로 지은 집도 만만치 않은 내공이 깃든 사람이었지만, 처음 집을 지을 때 일한 분들이 정말 집을 잘 지어주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는 집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빚어진 것입니다.

남들은 아파트로 갈 때, 그래서 집을 짓는다는 나를 걱정하거나 비웃거나 안타까워하거나 할 때 나는 그냥 집을 지었지요. 인생에서 몇 번은 결단을 내려야할 때가 있는데, 집을 짓는다는 결단이 바로 그 중 하나였습니다.





(1) 장소 고르기

집을 짓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장소를 고르는 것입니다. 장소에 따라 집의 모양은 변하게 마련이기 때문에, 먼저 장소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은, 오래오래 살아야 하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오래 살아도 불편하지 않은 곳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심을 했을 때, 네 살, 두 살의 두 딸이 있었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 곳에 지어야 했죠. 그러기 위해서 교통이 편리한 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일 안전한 교통수단이니까요.

일산에는 아파트 단지 사이 사이에 일반 주택지가 있습니다. 이 안에서 집 지을 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장소를 고르는데 희망대로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예산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죠. 땅을 구입하는데 드는 돈은 집 짓는 전체 예산 중에서 잡아야 합니다. 땅을 사는 데는 은행대출을 할 수 없습니다. 건물을 지어놓으면 훨씬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땅으로 먼저 대출을 받으면 애로 사항이 꽃 피기 때문에 땅을 살 때는 온전히 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금과 입지 조건 사이에서 만족하는 곳을 찾다보니, 어쩔 수 없이 북향인 땅을 구해야 했습니다. 모서리가 아닌 동남서 방향에 모두 집이 들어서 있는 가운데에 폭 들어가는 자리였습니다.

(2) 건물 앉히기

북향이기 때문에 마당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문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은 도로 변으로 마당을 만들고 집이 안 쪽으로 들어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저는 집이 등돌아 서 있는 형태, 즉 도로 쪽으로 등을 돌리고 안쪽에 비밀의 정원 같은 마당을 꾸미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채광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동쪽과 남쪽을 비워서 빛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것이 제 계획이었습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남쪽에 3층집이 아닌 2층집이 들어오기를 살짝 기원했는데, 제한 높이 꽉 채운 3층집이 들어서 버리더군요. 세상 일이 뜻대로만 될 리는 없는 거예요.

대지는 80평. 건축물의 바닥 면적은 40평까지 가능합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마당이 40평이 생깁니다만, 현실은 어림도 없습니다. 건축물의 바닥 면적을 40평 꽉 채우면, 주차장 공간과 옆집과의 일조권 이격 거리 때문에 마당은 손바닥만해집니다.

1층을 33평으로 만들고, 2층을 7평 짓기로 마음 먹습니다. 제가 지을 수 있는 공간은 총 40평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3층까지 지을 수 있고 한 층마다 40평씩, 총 120평을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땅 구입과 건축까지 해치울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와 같이 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3) 둘이 같이 사는 집 만들기

둘이 같이 지은 집들이 좀 있었습니다. 좌우로 똑같은 형태로 집을 지어서 사이 좋은 친구들이 사는 집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두 달 지나자 두 집이 싸우기 시작하더군요. 볕이 어느 집에 한 뼘 더 잘 드는가, 빨래줄을 어떻게 치는가, 나무를 어떻게 관리하는가를 놓고 다툼이 시작되더니 결국은 원수가 되어 갈라섰다고 하더군요.

두 집이 똑같이 살 수는 없습니다. 옛날 부모님과 살던 집은 옆 집에 아버지 친구 분이 사셨습니다. 두 집은 한 설계도로 지은 집이어서 똑같은 모습으로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1~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두 집은 마치 다른 집처럼 보일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집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집은 달라집니다.

아내는 마당이 있는 집을 원했기에 우리는 1층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부모님이 2층에 살기를 원해 위 층으로 잡았습니다. 친구는 부모님과 사는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공간에 살면 아내와 부모님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한 것이죠.

저는 친구에게 복층으로 집을 지으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집은 각각 복층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제 서재가 2층에 있고, 친구는 2층에 부모님이, 3층에 자기 부부가 사는 형태로 지었지요. 물론 출입구는 분리되어 있어서 2층이라고 해도 왕래할 수는 없습니다. 제 서재는 제 집에서만 올라갈 수 있죠.

등기는 공동 등기를 했는데, 이것 때문에 나중에 재산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아서 호화주택으로 분류하여 세금이 나왔지요. (어마어마하게 나오더군요.)

구청에 달려가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실사를 나왔습니다. 실사 끝에 각각의 구역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40평씩 재산세를 부과받았습니다.

두 집은 모든 것이 분리되어 있는데, 딱 하나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안 되더군요. 바로 수도입니다.

수도를 각각 집으로 집어넣고, 수도요금도 각각 내게 해달라고 여러차례 이야기했지만 절대 안 된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결국 수도요금은 저희가 낸 뒤에 윗 집에서 받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다음 편은 생각나면 계속...

덧글

  • sharkman 2012/09/17 22:33 #

    다음에 만에 하나 제가 집지을 일 생기면 자문이라도 부탁드릴게요. 그러고 보니 일산집에 들어가신지도 꽤 됐군요.
  • 초록불 2012/09/18 00:56 #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 2012/09/18 15: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18 16: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evax 2012/09/18 22:39 #

    잘 읽었습니다~ 저도 친구분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어서 관심있게 읽었네요

    쓰신 글은 첫번째 집인가요 두 번째 집인가요?
  • 초록불 2012/09/18 23:35 #

    첫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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