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무지에서 출발한다. (출발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역사의 여명기에 인간은 자연에 대해 많은 부분 무지했고, 그 덕분에 사방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공포는 때로는 무시와 경멸로 나아가고, 때로는 신앙과 숭배로 발전한다. 이들을 갈라놓은 것은 무엇이었던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무속이 고등종교로 발전하지 못한 것은 사랑의 결핍이었다고 주장하던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었다.
고통을 주는 대상은 무시와 경멸로 외면하고자 하게 되는데, 그 실체를 모른다면 공포 속에서 무시로 나아가게 된다. 두렵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고자 하며,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공포로 남는다는 것은 악순환이다.
공포를 직면하고 그 실체를 알기 위해 심연을 내려갈 때,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게 된다. 그때가 되면, 그 대상은 여전히 공포스러운 대상일 수 있지만, 최소한 무지로 부풀려진 흑암의 오라만큼은 벗겨낸 상태의 두려움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알게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주의를 줄 수 있다.
주의를 주기 위해 자신이 무지의 상태에 있던, 그 공포감까지 같이 줄 필요는 없다. 더구나 그것을 무시와 경멸의 대상으로 남겨둘 이유도 없다. 무시와 경멸의 대상으로 남겨져 있는 한, 공포의 외피도 결코 벗겨지지 않을 것이다.
태그 : 인생
덧글
무지가 공포의 한 요인은 될 수 있을 지언정 공포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듯 싶더라는.....
말하자면,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백상어 출몰 지역이라는 지식을 가지고 있고, 상어가 등장할 때 취해야 할 안전조치(혹은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기보다도 그 모르는 것에 자기가 씌워놓은 상상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막말로 길을 걸어다니다 행인을 본다고 무섭진 않지만 옆에 '그제 묻지마 살인 일어남' 푯말이 있으면 무서워지겠죠
출판이나 역사 한문을 잘아시니 초록불님밖에는 질문을 할곳이 없네요.
http://rnavi.ndl.go.jp/research_guide/entry/theme-asia-49.php
만주일보또는 만주신문의 폐간날짜와 더불어 조작설이니 뭐니 하는 논란때문에 궁금해진건데요.
예전에 포스팅하신적이 있던 혈서지원에 대한것 때문입니다.
대충보면 신문사가 서로 합병하며 그대로 1944년까지 발간을 했던것같은데 정확히 해석해서
알수있을까요?
정치적이고 또는 민감한 소재일수도 있기에 제 질문을 무시하셔도 괜찮습니다.
라고 하는건데요.
저 링크 중간쯤에 있는 만주일일신문서부터 만주일보 다시 만주일일신문 만주신문까지
하나의 신문사로 보는것이 타당한거겠죠?
박정희 혈서가 조작이라면,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국회도서관에 확인해보면 되는 겁니다...^^
확실하게 알고 싶은데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면 맞는걸까요?
마음엔 와 닿는데 머리로 안들어와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