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만........상..*



공포는 무지에서 출발한다. (출발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역사의 여명기에 인간은 자연에 대해 많은 부분 무지했고, 그 덕분에 사방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공포는 때로는 무시와 경멸로 나아가고, 때로는 신앙과 숭배로 발전한다. 이들을 갈라놓은 것은 무엇이었던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무속이 고등종교로 발전하지 못한 것은 사랑의 결핍이었다고 주장하던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었다.

고통을 주는 대상은 무시와 경멸로 외면하고자 하게 되는데, 그 실체를 모른다면 공포 속에서 무시로 나아가게 된다. 두렵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고자 하며,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공포로 남는다는 것은 악순환이다.

공포를 직면하고 그 실체를 알기 위해 심연을 내려갈 때,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게 된다. 그때가 되면, 그 대상은 여전히 공포스러운 대상일 수 있지만, 최소한 무지로 부풀려진 흑암의 오라만큼은 벗겨낸 상태의 두려움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알게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주의를 줄 수 있다.

주의를 주기 위해 자신이 무지의 상태에 있던, 그 공포감까지 같이 줄 필요는 없다. 더구나 그것을 무시와 경멸의 대상으로 남겨둘 이유도 없다. 무시와 경멸의 대상으로 남겨져 있는 한, 공포의 외피도 결코 벗겨지지 않을 것이다.

덧글

  • 파랑나리 2012/10/25 10:21 #

    이거 책으로 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거예요.
  • 초록불 2012/10/25 10:34 #

    그럴리가...
  • 파랑나리 2012/10/25 17:08 #

    한국무속은 사랑이 없어서 다른 종교처럼 융성해지지 못했다는 데 그럼 일본의 토속신앙은 사랑이 있어서 근대 이전부터 쇠미해지지 않은걸까요?
  • 아빠늑대 2012/10/25 18:27 #

    파랑나리님/ 국가적 지원 이죠...
  • 파랑나리 2012/10/25 22:05 #

    아빠늑대 // 아빠늑대님이네요. 오랜만이에요.
  • Ya펭귄 2012/10/25 10:31 #

    그런데 헤엄치고 있는 도중 눈앞에 나타난 백상어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는 것까지 '무지'에 의한 것은 아닐 듯 합니다.

    무지가 공포의 한 요인은 될 수 있을 지언정 공포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듯 싶더라는.....

  • 초록불 2012/10/25 10:37 #

    적절한 지적입니다. 안다고 해도 두려운 대상은 두려울 수밖에 없죠. 위 포스팅에서 공포는 "과장된 두려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백상어 출몰 지역이라는 지식을 가지고 있고, 상어가 등장할 때 취해야 할 안전조치(혹은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 나이값 2012/10/25 22:59 #

    굳이 무지 혹은 불확실성이 공포를 유발한다는 쪽으로 설명하자면 상어를 만나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고 죽음에 대한 공포는 죽음 이후에 대한 무지 혹은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죽음 이후에 백퍼 확실한 천국이 있다면 상어도 별로 두렵지 않을것도 같습니다만...
  • 2012/10/25 13:1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25 13: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라세엄마 2012/10/25 14:48 #

    무지가 아니라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은 모르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기보다도 그 모르는 것에 자기가 씌워놓은 상상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막말로 길을 걸어다니다 행인을 본다고 무섭진 않지만 옆에 '그제 묻지마 살인 일어남' 푯말이 있으면 무서워지겠죠
  • 초록불 2012/10/28 08:18 #

    오해라는 말이 잘못 이해한다는 것이고, 그게 무지와 상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 draco21 2012/10/25 17:45 #

    왠지 포스가 느껴집니다. 제다이 강의 느낌이....^^:
  • 초록불 2012/10/28 08:18 #

    ^^
  • 셔먼 2012/10/26 00:41 #

    어떻게든 외면하려고 온갖 비하와 폭언은 잘 붙이죠.
  • 초록불 2012/10/28 08:18 #

    무지와 경멸은 사촌간이죠.
  • 푸른도화선 2012/10/26 12:47 #

    안녕하세요. 뜬금없이 질문좀...
    출판이나 역사 한문을 잘아시니 초록불님밖에는 질문을 할곳이 없네요.

    http://rnavi.ndl.go.jp/research_guide/entry/theme-asia-49.php

    만주일보또는 만주신문의 폐간날짜와 더불어 조작설이니 뭐니 하는 논란때문에 궁금해진건데요.
    예전에 포스팅하신적이 있던 혈서지원에 대한것 때문입니다.
    대충보면 신문사가 서로 합병하며 그대로 1944년까지 발간을 했던것같은데 정확히 해석해서
    알수있을까요?

    정치적이고 또는 민감한 소재일수도 있기에 제 질문을 무시하셔도 괜찮습니다.
  • 초록불 2012/10/28 08:09 #

    해당 기사는 일본국회도서관에 소장된 마이크로필름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것을 직접 보았다는 분도 본 적이 있습니다.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 누군가가 일본 국회도서관의 마이크로 필름을 조작해놓았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할 수 없네요. 그게 아니라면 일본국회도서관에 있는 것처럼 조작했다는 이야기이니, 일본국회도서관에 가서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푸른도화선 2012/10/28 13:07 #

    조작설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폐간날짜 이후에 혈서지원기사가 나왔으므로 조작이다!
    라고 하는건데요.
    저 링크 중간쯤에 있는 만주일일신문서부터 만주일보 다시 만주일일신문 만주신문까지
    하나의 신문사로 보는것이 타당한거겠죠?
  • 초록불 2012/10/28 13:23 #

    저는 그게 무슨 문제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일보와 조선중앙일보가 있었는데, 이 중 조선중앙일보의 기사를 가지고 왔다면 조선중앙일보에 그 기사가 실렸는지만 따지면 되지 않나요?

    박정희 혈서가 조작이라면,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국회도서관에 확인해보면 되는 겁니다...^^
  • E랜드 2012/10/26 23:11 #

    사랑의 결핍... 추상적으로 밖에 모르겠네요 ㅎㅎ..
    확실하게 알고 싶은데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면 맞는걸까요?
    마음엔 와 닿는데 머리로 안들어와서 ㅠㅠ
  • 초록불 2012/10/28 08:04 #

    무신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고통스럽고, 그 신을 모시는 과정도 고등종교가 가지는 환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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