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하늘에 제사 지내다 *..역........사..*



조선왕조 5백년 동안 직접 하늘에 제사 지내는 제천의례를 행한 국왕은 세조가 유일합니다.

이 제사를 圜丘祭라고 하는데 이 글자를 어떻게 읽는지가 사실상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원래 발음은 "원구제"가 맞다고 생각하는데, 2005년 문화재청에서 1897년 발행된 독립신문을 근거로 "환"이라고 읽으라고 하는 바람에 "환구제"라는 말도 같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색할 때도 환구, 원구를 같이 검색해야 하는 일이...-_-;; 마찬가지로 원구단, 환구단원단, 환단 등의 용어도 병용되고 있습니다.

국편이 서비스하는 조선왕조실록 번역본에도 일관성 없이 두 용어가 뒤섞여 있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면...(여기선 내 맘대로 으로 읽도록 합니다.)

유구히 내려오던 제천행사는 고려 우왕 때인 1385년에 명나라 사신의 지적에 의해 중지되었습니다. 제후국 신분인 고려가 황제만 지낼 수 있는 제천의례를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기 때문이죠.

조선 태조 때 원구단 제사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지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부결되고, 원구단의 이름도 원단으로 바꾸게 되죠. 제천의례는 올리지 않고 기우제만 올리는 것으로 결정이 납니다.

물론 기우제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지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태종 때 내내 없애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을 하다 결론을 못 내리고 세종 대로 내려옵니다.

세종 때도 이것만은 결론을 내리지 못합니다. '제후'라는 것은 중국 내의 제후를 가리키는 것이지, 조선과 같은 사방 수천리의 나라에다 2천년간 지내온 나라는 예외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나오지만 끝내 결론은 내리지 못합니다.

세조 때가 되어서 양성지(1415~1482)는 제천례를 지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단군 이래 우리는 중국과는 다른 세계를 이루고 살았으니 독자적으로 제천례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세조는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했기 때문에 강력한 왕권을 선보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우제 정도가 아니라 정식 제천의식을 올리게 됩니다.

1456(세조 2)년에 원구단을 정비하고 1457(세조3)년에는 원구서라는 관청을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1457년 1월 15일(대보름)에 제천례를 올리게 됩니다.

이 제천례의 의식은 명나라 태조가 행한 것과 동일하게 진행했습니다. 이후 1464(세조10)년까지 매년 1월 15일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제사 기록이 없습니다. 성종 때 원구단에서 기우제를 지낸 일은 있습니다만.

그후 광해군이 9월 15일에 제천례를 행하려고 했으나 신하들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원구단에 대한 기록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정조는 기우제를 지내는 남단이 본래 원구단이었다고 말합니다. 남단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제후국이 하늘에 직접 제사 지내는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파악하고 있는 거죠.

고종이 황제로 등극하면서 원구단을 새로 만들고 기존 남단은 산천단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고종이 원구단에 제사를 지내면서 어디선가 알면 좋아할 떡밥이 하나 생기는데, 그건 차후에 포스팅(이러다 안 하는게 한두 개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후다닥)

아무튼 살펴본 바와 같이 조선왕조에서 유일하게 황제처럼 하늘에 제사를 지낸 국왕은 세조가 유일한데, 세조는 자주적 역사관을 만들기 위해 사료들을 수집하기도 했죠. 세조 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성종 때 순화 버전이 나오는 통에 고조선 역사를 말살한 사대주의에 찌든 국왕처럼 여겨지는 세태가 있는 건...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를 극명하게 보이는 한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덧글

  • 을파소 2012/12/14 13:36 #

    자기도 한글 쓰니 어쩔 수 없이 세종만 예외로 하고, 조선왕에게 자주성 같은 게 있을리 없다고 굳게 믿는 거겠죠.
  • 초록불 2012/12/14 13:47 #

    흑백논리로 나눌 수 없는 이야기긴 한데... 이런 건 설명하기도 어렵죠.
  • 회색인간 2012/12/14 14:00 #

    오히려 세조가 까여야 하는 것은 정권의 정통성을 잡기 위해 명나라에게 잘보이려고 군을 축소하는 바보짓을 저지른 겁니다......이후 역사에서 수탈의 역사가 계속되는게 군축소가 이유라고 생각해요....그 왜엔 뭐 장점도 있겠죠.....
  • 초록불 2012/12/14 16:58 #

    그런 일이 있었군요.
  • 2012/12/14 14: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14 16: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14 16: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14 16: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검은하늘 2012/12/14 20:38 #

    세종께서 결론을 못 내리시다니... 의외입니다.
  • 초록불 2012/12/14 21:31 #

    슈퍼갑인 중국 때문이죠...^^
  • 셔먼 2012/12/15 04:32 #

    역시 명나라의 눈치가 보인 탓이군요.
  • 초록불 2012/12/15 14:25 #

    현재도 미국이나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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