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을 말리려다가 *..역........사..*



http://orumi.egloos.com/4769422 [클릭]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을 구해주는 것을 맹자는 측은지심의 예로 든 바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했을 때 엄한 봉변을 당한 이야기가 많이 떠돌고, 그럼으로써 위험에 처한 이를 구하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에 '선한 사마리아 법'이라는 것이 나왔다는 건데, 조선 시대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어서 그냥 끄적거려 봅니다.

조선 정조 때 일입니다.

충청도 당진에 살던 석엇돌이 살인죄에 휩싸였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웃인 정엇남이 어떤 사람과 싸우는 것을 보고 석엇돌은 말리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싸움이라는 게 말리는 사람 있으면 더 커지는 법. 석엇돌은 말리러나갔다가 그만 뒤엉켜서 같이 싸우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석엇돌이 말리러 나가면서 절굿공이를 들고 나간 것이죠.

아무튼 싸움은 끝났습니다만 집에 돌아온 정엇남은 어디를 잘못 맞았는지 여드레 후에 꼴까닥, 사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러니 주먹으로 맞아서 이럴 리는 없다. 절굿공이를 들고 나온 석엇돌이가 죽인 거다, 라는 말이 안 나올 리 없었겠죠. 석엇돌은 이렇게 해서 관아에 잡혀옵니다.

감영에서는 석엇돌은 선의로 나선 일이므로 용서하는 것이 옳겠다는 장계를 올립니다. 형조에서도 이것을 받아보고는, 석엇돌이 진범인지 확신할 수 없고(싸움에서 누가 때렸는지 증거가 없음) 절굿공이로 세게 맞았다면 어찌 여드레나 지나서 죽었겠느냐며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냅니다.

그래서 정조는 형조의 의견이 적절하다며 사형에서 유배형으로 감해줍니다...

네, 말하자면 과실치사로 처리한 것이죠. 범인이 같이 싸운 사람일 수도 있는데,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말리러 나간 사람만 덤터기를 톡톡히 썼습니다. 그나마 목숨을 건져서 다행이려나요.

이 이야기의 교훈.

싸움을 말리러 갈 땐 맨 손으로 가자...


아, 사족으로...

석엇남, 정엇돌의 '엇'은 한자로 旕이라고 씁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입니다. 엇시조라고 할 때도 이 한자를 쓰지요. 왜 於 밑에 ㅅ자 하나 붙여서 만들지 않고 저리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㫈자처럼 희한한 글자도 있는데...^^;;

㫈 - 이 글자는 '엉'자입니다...^^

덧글

  • 네리아리 2013/01/10 08:39 #

    사형에서 무기수로 감형받은 격이군요
  • 초록불 2013/01/10 11:22 #

    그런 셈입니다.
  • 잠꾸러기 2013/01/10 09:03 #

    역시 싸움은 맨손으로 말려야.....-_-
  • 초록불 2013/01/10 11:22 #

    112에 신고하는 게 빠릅니다... (먼산)
  • Niveus 2013/01/10 10:16 #

    ...그냥 싸움은 구경이나 하지 말리러 들어가지 말라는 교훈이(...)
  • 초록불 2013/01/10 11:22 #

    최배달은 되어야...
  • 누군가의친구 2013/01/10 10:46 #

    그러니까 척노리스가 왔다면 싸움은 자동으로...(어이...)
  • 초록불 2013/01/10 11:22 #

    스티브 시걸이 왔다면?
    김전일이 왔다면?
  • 카구츠치 2013/01/10 11:14 #

    일반적인 싸움에서 아무리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어도 칼을 꺼내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얘기겠지요.
  • 초록불 2013/01/10 11:21 #

    절굿공이라고 할 때는 괜찮았는데, 칼이라고 하자 느낌이 확 달라지는군요...
  • 풍신 2013/01/10 11:44 #

    교훈: 남이 서로 죽일 듯 싸우건 말건, 그냥 지켜보고 있으란 것이군요. 남의 싸움보는 것 재밋잖아요. (그건 틀려.)
  • 초록불 2013/01/10 11:52 #

    교훈 : 조선 시대에는 112 신고번호가 없었다... (튀어!)
  • 셔먼 2013/01/10 11:59 #

    그러게 왜 하필이면 둔기로 오인받기 뻔한 도구를 들고 가서....;;
  • 초록불 2013/01/10 13:07 #

    그런데 사실 옆집과 원한 관계였다면... (먼산)
  • 桃園奈々生 2013/01/10 12:27 #

    도운 놈이 누명쓰기... Aㅏ...
  • 초록불 2013/01/10 13:07 #

    그러니까 우리는 112를 누르는 것이 좋습니다...^^
  • 2013/01/10 13: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10 13: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검은하늘 2013/01/10 13:49 #

    ....문제는 스파르탄 존-117이 아닌걸 다행으로 여겨야...(?!)
  • 초록불 2013/01/11 10:58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 검은하늘 2013/01/11 12:39 #

    헤일로라는 게임에서 인체 강화한 인간입니다. 맨손으로 전차를 부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회색인간 2013/01/10 15:07 #

    솔직히 남이 무슨일을 당하든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죠.(비난받을 순 있습니다만 이나라 법은 도움을 주기엔 너무 악랄해요)
  • 초록불 2013/01/11 11:00 #

    하긴 그런 탓인지 112 누르는 것도 망설인다는 분도 있더군요.
  • 지크프리드 2013/01/10 15:17 #

    그래서 싸움은 112로군요.
  • 초록불 2013/01/11 11:00 #

    그렇습니다...
  • 2013/01/10 20: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11 11:0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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