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 들어간 사람들 *..역........사..*



때는 1919년.

잔인한 몰상식의 식민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조선.

그곳에서 잃어버린 나라의 독립을 찾고자 일어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스스로 자진해서 지옥으로 들어갔지요.

독립운동을 준비하고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들어간 이 사람들을 민족대표 33인이라고 합니다.

3.1 운동에 대해서는 이런 포스팅들을 했었습니다.

민족대표 48인... [클릭]
이제 나는 죽었다 [클릭]
민족대표 33인 [클릭]
3.1 운동 민족대표 가입과 기타 등등 [클릭]
3.1 운동과 유림 [클릭]
이완용의 3.1 운동 경고문 [클릭]

일제의 심문을 받던 중 33인 중 1인인 이갑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감옥에서 짐승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감옥은 지옥 이상의 지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갑성은 민족대표 중에는 김창준과 더불어 가장 젊은 사람이었습니다. (이때 나이 31세.) 그런 그가 지옥 이상의 지옥이라 표현한 예심 기간이었습니다. 이갑성이 저렇게 진술한 때는 33인 중 1인이었던 양한묵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옥사한지 열흘쯤 지난 뒤였습니다.

재판 때 민족대표들은 독립운동을 계속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들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권동진 : 그렇다. 독립이 될 때까지는 어떻게든지 할 것이다.
김완규 : 그렇다. 나는 한일합병을 반대하므로 언제든지 기회만 있으면 할 것이다. (3개월 뒤에 김완규는 다시 질문을 받았습니다 : 기회가 있으면 독립운동을 계속 할 것이고 또 나는 일본국민이 되지 않을 것을 명심하고 있다.)
김창준 : 그렇다. 나는 원래 한일합병을 반대해 왔으며, 앞으로도 나 혼자만은 할 수 없을 것이나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실행할 것이다.

나용환 : 그렇다. 기회만 있으면 또 할 작정이다. (그러나 나용환은 3개월 후에는 "앞으로는 독립운동을 하지 않겠다"라는 진술을 합니다.)
나인협 : 그렇다. 독립하려고 이번에 독립운동을 한 것이니 앞으로도 기회만 있으면 또 하겠다.
박동완 : 물론 그렇다.

박준승 : 앞으로 기회만 있으면 하겠다.
백용성 : 기회만 있다면 할는지 몰라도 지금 같아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손병희 : 기회만 있으면 독립운동을 하려는 내 뜻을 관철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할 것이다.

신석구 : 그렇다. 나는 한일합병에도 반대했으니 독립이 될 때까지는 할 생각이다.
양전백 : 좋은 기회만 있다면 할 것이다.
양한묵 : 나는 한국의 정치로 보아 한일합병에 반대하지 않았으나 지금 강화회의에서도 민족자결이 제창됨으로써 이번 독립운동을 한 것이고 앞으로도 기회만 있다면 할 생각이다. 독립으로써 조국이 부흥된다면 대단히 좋겠다고 생각하고 내 직책인 천도교의 포교에 종사할 생각이다. (양한묵은 이로부터 한달여 후 옥사하고 맙니다.)

오세창 : 그렇다. 지금은 체포되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나 후일 시기가 오면 또 할 작정이다.
오화영 : 기회만 있다면 할 것이다.
이갑성 : 독립운동은 그때 보아야 알 것이다.

이승훈 : 그렇다. 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끝까지 하겠다.
이종일 : 힘 있는 대로 할 것이다.
이종훈 : 나는 조선사람이기 때문에 한일합병에 물론 반대했고 앞으로도 기회만 있으면 할 것이다.

이필주 : 그렇다. 어디까지든지 독립운동을 할 것이다.
임예환 : 그렇다. 한일합병을 반대했으므로 앞으로도 기회만 있다면 운동을 할 것이다.
정춘수 : 최초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을 스스로 깨닫기 때문에 종교사업이나 하겠다. (정춘수는 출옥 후에도 독립운동을 계속 했으나 후일 친일파가 된다.)

최린 : 그렇다. 나는 끝까지 독립운동을 할 것이다. (그러나 최린은 후일 변절해 친일파가 된다.)
최성모 : 지금은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나 앞으로 기회만 있다면 또 할 것이다.
한용운 : 그렇다. 계속하여 어디까지든지 할 것이다. 반드시 독립은 성취될 것이며 일본에는 중에 월조가 있고 조선에는 중에 한용운이 있을 것이다. (한용운은 다른 심문에서도 다시 질문을 받았고 이렇게 답변했다 : 그렇다. 언제든지 그 마음을 고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몸이 없어진다면 정신만이라도 영세토록 가지고 있을 것이다.)

홍기조 : 지금 말할 수 없다.
홍병기 : 그렇다. 기회만 있으면 독립운동을 할 것이다.






지옥에 들어가서 꿋꿋이 자기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그 생각을 하며 오늘 3.1절을 맞아 옷깃을 여미고 그 분들을 추모합니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무한도전 한국사 2 2013-05-19 16:23:11 #

    ... 태화관에서 바로 체포되는 길을 택한 것은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 분들의 이후 고초에 대해서도 좀 이해가 있어줬으면 싶었죠. (이에 대해서는 지옥으로 들어간 사람들 [클릭]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일단 대놓고 비난을 하지 않은 것만 해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짜 아쉬운 부분은 파고다 공원에서 이름모를 학생이 독 ... more

덧글

  • 대공 2013/03/01 15:03 #

    옛날엔 저 33인중에서 변절한 사람들을 쉽게 비난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저기서 버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비난이 어려워지면서 그럴수록 변절 안한 사람들이 더욱 더 대단하게 보이더라고요.
  • 초록불 2013/03/01 15:07 #

    변절자들을 기억하고 애국자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다스베이더 2013/03/01 15:03 #

    33인의 계획이나 처신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다는게 거짓말이겠지만 저 분들로서도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평가들은 지나치게 그 의미를 절하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 초록불 2013/03/01 15:08 #

    뭐든 처음 하는 일이 더 어렵죠. 저 시기가 근대와 전근대의 경계점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저 분들의 행적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 셔먼 2013/03/01 15:12 #

    그런데 어째서 그분들이 만세를 외친 다음 스스로 자수했는지 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 초록불 2013/03/01 15:17 #

    위 링크에도 있지만... http://orumi.egloos.com/4724283

    당시 인식의 한계라는 게 있습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독립을 바란다는 전 조선민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독립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세계정세가 약소민족의 독립을 지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따라서 무력충돌을 최대한 피하고자 한 것이고 - 무력충돌하면 백전백패가 눈앞에 뻔한 상황이니... 33인의 민족대표(이들이 대부분 교인들을 거느린 교계의 지도자라는 것을 상기하세요)가 일제 경찰들에게 두들겨 맞거나 심하면 죽는 사태가 벌어지면 어떤 유혈사태로 번질지 알 수 없었죠.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일을 저질러놓고 나 몰라라하고 감옥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청년층에게 백업을 맡겨서 시위가 진행되도록 프로그램은 다 짰으니 당시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셈입니다.
  • 검은하늘 2013/03/01 16:55 #

    송병준 등 화족이 신고 안한게 이상하네요.
  • 초록불 2013/03/01 22:59 #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 draco21 2013/03/01 17:33 #

    의인들의 뜻을 기리며 묵념.
  • 티거 2013/03/01 20:34 #

    의인의 뜻을 기리며 다시한번 묵념(2)

    ps. 링크 다시 가져갑니다!
  • 초록불 2013/03/01 22:59 #

    고맙습니다.
  • asianote 2013/03/01 20:56 #

    저도 지금 늦었지만 묵념합니다
  • 零丁洋 2013/03/01 22:41 #

    나중에 견디지 못하고 변절했던 어쩠든 대단한 분들입니다. 흠을 잡고 비판하려 들면 무수히 많은 것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런 의기있는 분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현재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봅니다.
  • 초록불 2013/03/01 23:00 #

    그렇죠. 이 분들이 없었다면 독립운동사는 너무 쓸쓸했을 겁니다.
  • 지크프리드 2013/03/01 23:43 #

    저같은 유리멘탈 따위는 감히 넘볼수 없는 분들이었군요.

    늦었지만 묵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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