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Q가 말했다.
"내가 영영 안 돌아올 줄 알았겠지? 하지만 난 너따위에게 지지 않아."
"그러시든지."
"너 지난 번에 이렇게 말했다. '[위서]란 지은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짓지 않은 책을 가리킨다'라고. 그랬지."
"그랬지."
환Q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니 말은 뒤집어서 말하자면 감히 환단고기를 비난할 수도 없는 말이 된다는 건 아냐?"
"뭔 소리야? 손바닥이냐, 부침개냐? 뒤집긴 뭘 뒤집어?"
"위서라는 건 황당무계한 내용이 들어있어서 위서가 되는 게 아니라면서! 그러니까 환단고기의 내용은 문제 될 게 없고."
"없고?"
"지은이들이 여러 명이 있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가필 좀 될 수 있는 거고, 가필 가지고 위서라고 할 수는 없잖아."
"왜?"
"내용 가지고 위서를 따지는 게 아니라면서! 니가 한 말이다. 이제 와서 발뺌하지 마라."
그래서 말해주었다.
"책의 지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책을 지은 것이 아니면 위서라고 했지.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면 말이야."
"후후, 봐라, 그랬지?"
"그런데 그 지은이가 그 책을 짓지 않았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내는 건지 생각은 좀 해봤니?"
"무슨 생각?"
"쉽게 이야기해줄게. 잘 들어라. 10세기에 지어졌다는 책에 제트 비행기 이야기가 나오면 그 내용은 엉터리겠지? 10세기에는 제트 비행기가 없으니까."
"그, 그렇겠지."
"바로 그런 검토를 통해서 위서 여부를 가리는 거야. 이런 걸 '사료 비판'이라고 한다고 했잖아. 사료 비판에는 외적 비판과 내적 비판이 있다고 이야기했던 건 기억하냐?"
"이게 누굴 바보로 아나?"
"자, 외적 비판에 대한 두산백과 소개나 읽어보렴."
해당 사료가 의식적인 위작(僞作)인가 아닌가, 또는 무의식적인 오인(誤認)·착오·잘못으로 인한 부분적인 무질서 및 변형의 유무 등을 음미하는 '진실성의 비판', 해당 사료의 제작연대·장소 및 작자에 대한 정밀한 음미를 행하는 '내력비판(來歷批判)', 해당사료가 오리지널인가, 또는 기타의 사료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인가를 분석하고 해부하는 '본원성비판(本原性批判)' 등의 세 가지
[출처] 사료비판 | 두산백과
"이게 또 어려운 말 가지고 와서 사람을 희롱하네."
"하여간 내가 니 수준을 모르고 너무 쉽게 이야기해줘서 미안하다. 환단고기는 사료의 외적 비판을 통과하지 못한 책이고, 그런 책은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는 거야. 알겠냐?"
"미안하다고? 그래, 니가 이제야 환단고기를 비난한 잘못을 깨달았구나."
"야! 그 미안하다가 환단고기와 뭔 상관이야!"
"환단고기에 나오는 책들은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오고, 저자들도 고대 인명이 맞는데 뭐가 문제란 말이냐!"
"책 이름만 나오지 그 책의 내용을 교차검증할 내용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있고, 저자들의 이름에 대해서 틀린 점도 이미 다 증명 되었어. 니가 읽으려고 하지 않으니까 문제지. 더 말하고 싶으면 환단고기 외적 비판한 내용을 반박해보든지. 그에 대한 정리는 일단 이걸 읽으면 되겠지. 위대하신 환단고기의 초라한 진실 [클릭]"
환Q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 긴 글을 언제 읽으란 말야? 됐고, 오늘은 미안하다는 말도 들었으니 이만 돌아가마."
"으휴, 하여간 뭘 알아야 설명도 해줄 거 아니냐."
"그런 식이니까 다음 번에도 사과하게 될 거다. 푸하하하."
오늘도 사료의 내적 비판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냈다.
덧글
건드리지 마세요.
그나저나 저 환Q는 소넷님 블로그의 게리선생만한 근성도 없어서야...(쯧쯧)
아 귀여워ㅠㅠ
2. 위조지폐에도 화폐가치는 있다.
3. 위서에도 사료가치는 있다.
이 3개가 같은 수준의 소리라는 걸 이해 못한다에 500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