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는 빈 땅이었으니 차지하면 된다는 논리의 빈틈 *..역........사..*



영조 7년(1731) 6월 청나라에서 사신이 왔습니다. 청나라는 옹정 9년의 일이죠.

압록강 북쪽 봉황성 근처에 초하草河와 애하靉河라는 강이 합해져서 중강中江으로 들어가는 지점이 있는데 이 지방을 만뉴샤오[莽牛哨]라고 부릅니다. 이곳에서 조선인과 청인 사이의 밀무역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밀무역을 단속하고자 봉천 장군 나소도那蘇圖는 이곳에 소선小船 4척, 삼판선 2척을 두고 장교 2명과 병사 40명을 주둔시켜 수로 경비에 나서겠다고 주청했습니다.

옹정제는 그 치밀한 성격답게 이 곳이 국경 부근이라 조선과 분쟁이 생길 것을 염려해 사신을 보내 조선의 의향을 타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6월 20일, 좌의정 조문명趙文命은 이런 말을 합니다.

"순치제 때부터 책문 밖 1백여 리의 땅을 버려두고 피차 서로 접하지 못하게 한 것은 그 뜻이 심원하였습니다."

책문으로부터 압록강까지의 1백여 리의 땅은 공지[빈땅]였던 것입니다. 그것은 양국민이 충돌할 가능성을 없애버리고자 청이 취한 정책이었던 것이고, 그것을 가지고 청이 영토를 포기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울릉도를 비워둔 조선도 울릉도를 버렸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실제로 울릉도에 들어왔던 일본인들은 그런 주장을 했지요. 이렇게 세상 일은 역지사지해보면 한쪽 논리만 주장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조문명이 이어서 한 말을 보면 이 문제는 더욱 간단해집니다.

"우리나라의 변방 백성들이 근래 매우 간악하여 월경해서 옮겨살고 끝내 대국에 죄를 지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 뜻을 이자移咨(청나라에 보내는 외교 문서)하여 방색防塞(들어오지 못하게 막음)하는 것이 옳습니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이 월경하는 것을 잘 막겠노라고 말하여 청나라 군사가 국경 부근에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내용을 기초로 하여 7월 6일, 반대의 뜻을 잘 써서 청에 보냈고 옹정제는 군사 파견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한 번으로 일이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영조 22년(청은 건륭 11년)에 다시 이곳에 군사를 보낼 계획이 나옵니다. 조선 측은 다시 한 번 이자하여 반대를 표합니다. 이때 보낸 글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황조 나라를 다스린 이래 내외구계의 한계를 엄하게 하여 간세참월의 환난을 막고, 봉성에 세운 책 밖의 연강에 이르는 백여 리를 비게하여, 사람이 거주하며 농사 짓는 것을 금함으로써 불을 지펴 연기가 오르는 것을 서로 바라지 않고, 목소리를 서로 접해 듣지 않게 했다. 그 크고 멀리 내다본 이 계획은 두루 사방에 미치고 만세에 걸쳐 통상적으로 이어져가야 할 것이다."

건륭제는 이에 따라 군사를 보낼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후에도 청나라 사람이 강변 너머에 땅을 개척하고자 나타나면 항의하여 철거토록 하였습니다.

자,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쪽에서 강을 넘어가면 어떻게 했을까요?





심한 경우, 죽여버렸습니다.

영조 10년 4월 29일 청나라에서 압송된 압록강 범월자 서귀강을 참수하여 효시했고,
영조 10년 5월 1일 온성에서 범월자 김수경 등 4인을 참수 효시하였습니다.

순조 17년, 27년, 32년, 철종 5년, 8년, 11년에도 효수된 기록이 있습니다.

고종 원년 5월 15일에도 경흥에서 범월자 2명이 효수되었고, 6년 12월 10일에도 2인이 효수되었습니다.

이처럼 조선 전 기간에 걸쳐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넘어간 사람들을 효수한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라나의 국경이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다시 증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청은 압록강과 두만강 전 지대에 걸쳐 무인지대를 두었는데, 간도만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연유에 기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물론 숙종 때(청은 강희제 때) 일을 엉터리로 처리한 목극등이 만든 '백두산 정계비' 때문이죠.

전근대 시기에 지리에 어두운 인간이 잘못 쓴 것을 핑계로, 그 전에는 영토로 인식한 적이 없는 땅을 내놓으라고 하는 행태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간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족]
그런데 조선 땅이 중국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바보들은 간도영유론을 왜 주장하는데? 머릿속에서 세계지도가 뒤죽박죽인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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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adcin 2013/03/20 23:09 #

    저놈의 강이름이 이런 병림픽을..
  • 초록불 2013/03/20 23:15 #

    일할 때 제대로 해야되는 거죠. 목극등은 백두산 올라가기까지 하고는 바보 짓을...
  • 다루루 2013/03/20 23:10 #

    비워뒀다고 포기한 땅이라는 논리라면 저 북쪽에 시베-리아는...
  • 초록불 2013/03/20 23:16 #

    비무장 지대는 남한 땅이옵니다...


    써놓고 보니 참... 북한도 우리나라 땅이군요... 망한 드립이네요.
  • 잠꾸러기 2013/03/20 23:13 #

    뭐 빈땅이라서 알박기하더라도 청나라 콧김 한방이면 알박은거 포기했을듯...
  • 초록불 2013/03/20 23:16 #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중하라는 논리킹이 있어서 청나라는 당황하고 말지요.
  • 블바 2013/03/20 23:20 #

    역지사지... 독도로 그렇게 핏대 올리면서 간도에 대해서는 다르게 나오는 걸 보면 결국 다 욕심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초록불 2013/03/21 10:15 #

    욕심이죠. 대한제국 시절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도 이러는 건 아닐 말이죠.
  • NoLife 2013/03/21 00:19 #

    청나라가 비워둔 땅에 조선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다고 한국 땅이라면 독도 역시 공도 정책으로 비워둔 곳에 일본인이 들어갔으니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가능하겠군요.
  • 초록불 2013/03/21 10:16 #

    독도는 당시에도 그냥 무인도니까 독도보다는 역시 울릉도와 비교하는 게 맞을 겁니다...^^
  • 히스토리유 2013/03/21 09:00 #

    그런데 목극등뿐만 아니라 접반사 박권도 좀 문제가 있지 않았나요?
    제 기억상으론 신병 핑계대고 아예 올라가지도 않았던걸로 아는데..
  • 초록불 2013/03/21 10:17 #

    그런 말이 널리 퍼져 있지만, 당시 기록을 보면 목극등이 일부러 못 올라가게 한 정황이 너무 분명합니다. 몇 번이나 따라가겠다고 하는 것을 늙은 너희가 어찌 백두산을 오르겠느냐고 생각하는 척 하면서 못 따라가게 하지요. 당시 청나라 관원의 비위를 거스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 야스페르츠 2013/03/21 09:19 #

    저, 저건 다 청나라가 조선의 속국이라 그런 거라능!(응?)ㅋㅋㅋ
  • 초록불 2013/03/21 10:17 #

    오옷, 이런 참신한 관점이...^^
  • 나인테일 2013/03/21 13:52 #

    지금 텅 빈 용산 개발 사업 부지는 아무도 살지 않으니 제 땅으로 해야겠습니다 (음?)
  • 초록불 2013/03/21 18:20 #

    허걱...
  • 다루루 2013/03/21 22:17 #

    그리고 코레일은 멸망했다.
  • Leia-Heron 2013/03/21 15:42 #

    양자역학적으로 한국사를 보면 대륙삼국, 대륙고려, 대륙조선, 한국령 간도 등등이 중첩되어 존재한다능...(?)
  • 초록불 2013/03/21 18:20 #

    과연 양자 역학을 동원하면 특정할 수도 없다는 매력이...
  • 파랑나리 2013/03/21 16:25 #

    1. 간도는 우리 땅 드립을 정당화 할 수 있는 한 마디 :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고토라능!
    2. 청나라가 병자호란에서 조선을 이기고 약탈과 납치를 했는데도 우격다짐으로 밀고 나가지 않네요. 무슨 까닭이 있나요?
  • 초록불 2013/03/21 18:22 #

    1. 걔네들 사고가 그래서 한사코 한의 동방군현은 한반도 안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난리를 치는 거죠.

    2. 그건 청나라가 성장하던 때 이야기고, 그 후에는 조선과 굳이 불화를 일으킬 이유가 없지요.
  • 파랑나리 2013/03/21 19:33 #

    1. 걔네들이 이거 보고 하는 생각 : 좋다. 요동,간도와 조선군현을 맞바꾸자. 오오 새로운 발상의 전환

    2. 청나라의 국제사회 감각이 오늘날과 아주 다르네요. 오늘날이라면 힘없는 나라는 그냥 식민지로 만들텐데 왜 청나라는 자기네가 이겨놓고 불화를 일으키기를 꺼려했을까요?
  • 담배피는남자 2013/03/22 08:34 #

    어차피 우격다짐으로 밀고 들어갈 가치가 없음.

    한족이나 북방민족들 입장에서 봐도 조선반도가
    털어먹을게 있을만한 그렇게 매력적인 땅이 아님.

    하지만 한족입장에서는 북방민족들의 통수를 칠 수 있고,
    북방민족들 입장에서는 중원으로 나갔을때
    뒤를 공격당할 수 있고...

    그리고 기마민족들의 싸움방식은 거의 단기전임.
    어택땅 때려서 수도부터 털어버려야 하는데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있고 산성이 많은 조선땅을
    완전히 먹으려면 그만큼 전력과 시간이 소비되는데
    차라리 한족과 연계를 끊거나 아니면 대들지 못할정도로
    힘자랑만 해놓고 한족과의 싸움에 집중하자는게
    북방민족들의 생각임.

    그러기에 고려초부터 요, 금, 몽고 등이 그렇게 쳐들어오면서도
    전쟁이 좀 길어진다 싶으면 화의만 맺고 돌아감.
  • 초록불 2013/03/22 10:28 #

    2. 그건 청나라가 몽골쪽에서 벌인 학살극을 몰라서 그러시는 거고...

    말 잘 듣는 착한 조선과 굳이 쓸모도 없는 한 줌의 땅(청나라 입장)을 가지고 전쟁까지 벌일 필요가 없었던 거죠. 살짝 겁만 줘도 되는 일이니...
  • 零丁洋 2013/03/21 18:11 #

    두만강 넘어에 청의 행정력이 어느 정도 미쳤나요?
  • 초록불 2013/03/21 18:24 #

    두만강 너머 어디까지이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아마도 간도 일대를 가리키는 것이겠지요? 이게 내용이 꽤 복잡합니다.

    조선인들에게 변발을 강요하고 세금도 거두는데, 조선 측에서 나중에 이범윤이 들어갔을 때는 또 아주 강경하게 나오진 못하거든요. 아무튼 청의 당시 입장은 조선과 굳이 불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태도도 다분히 보입니다.

    짧게 쓸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에요.
  • 을파소 2013/03/21 20:36 #

    사실 간도의 범위도 주장자들 사이에 합의(?)가 안 되서 중구난방인데다가, 고지도에 압록강 너머까지 우리 땅이라고 나온다는 주장을 하는 이도 있으니, 그거부터 통일해줬으면 합니다.
  • 초록불 2013/03/22 10:06 #

    그런 일이 있을리가...

    그런데 사실은 대한제국 때 이미 압록강 대안도 우리 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 기사 2013/03/21 22:55 #

    간도는 그냥 깨끗하게 포기하면 안되나........

    독도와는 케이스부터가 다른데
  • 초록불 2013/03/22 10:07 #

    학자들이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 누군가의친구 2013/03/22 01:23 #

    PS: 그건 일단 땅은 크고 아름다워야 하니까요.(...)
  • 초록불 2013/03/22 10:07 #

    이건 뭐 도라에몽의 주머니도 아니고...
  • 담배피는남자 2013/03/22 08:26 #

    물론 저 떡밥을 일본이 잘 써먹게되죠.
    청일전쟁 후 조선을 독립국으로 선포하면서
    조선에 주둔중이었던 청군을 철수시키는데
    간도까지 조선땅이라고 우겨댔고,

    간도를 청의 영토로 인정해주는 댓가로
    만주철도 부설권까지 받아냄.
  • 초록불 2013/03/22 10:07 #

    그때 일본인들의 논리가 지금보다 낫다는 게 안습이죠.
  • 담배피는남자 2013/03/22 10:35 #

    멀쩡한 자기땅을 개발이권 줘가면서 인정받은 청이 안습...
  • 초록불 2013/03/22 10:38 #

    맞는 말씀입니다. 당시 청이 얼마나 허약해진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 고독한별 2013/03/22 13:14 #

    그러고 보니, 예비군 훈련 갔을 때 정신 교육 시간에 안보 강사 한분이
    '국방을 소홀히 하여 나라에 힘이 없으면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우리땅인 간도를 빼앗긴' 사례를 거론하시던
    기억이 나는군요. (...)
  • 초록불 2013/03/22 13:47 #

    헐헐... 할 말이 없습니다.
  • 명랑이 2013/03/22 20:27 #

    실제로 조선 땅이지는 않았지만, 날로 먹을뻔은 했었군요.
  • 초록불 2013/03/22 23:04 #

    실제로 먹을 확률은 아주 희박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또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뭘 했다는 뉴스가...-_-
  • santalinus 2013/03/24 01:57 #

    아무리 해석해도 청나라 땅을 무단점유;;;한거나 다름없는데 뭘 믿고 그렇게 뻔뻔하게들 나오는지 모르겠어요.....진짜 중국애가 이걸 갖고 나오면 어쩌나 무지무지 걱정됨.
  • 초록불 2013/03/24 10:21 #

    어디나 바보들은 있음...이라고 해야죠.
  • 템지 2013/03/24 23:56 #

    참형이라니~ 좋은 지식 배워갑니다.
  • 초록불 2013/03/25 00:16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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