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을 봅시다.

색깔만 봐도 옛날 책과 요새 책이 구분이 되지요?
왼쪽 책은 1983년판이고, 오른쪽 책은 2008년 책입니다.
옛날 책은 글자들 간격이 훨씬 넓은데, 그것은 활판이라고 부르는 납활자를 이용해서 인쇄를 하던 때문입니다. 90년대에는 사진식자라는 방식으로 그리고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매킨토시를 이용한 DTP가 자리를 잡게 되죠.
그 사이에 한글 서체들도 많이 발전하는데, 89년부터 편집 관련 일을 한 제 입장에서 보면 이 사이의 변화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편집에서 인쇄 사이에 벌어지는 그 많은 과정들이 이제는 거의 다 사라지고 출판사에서 인쇄소로 다이렉트 연결이 되고 있죠. 제판소니 출력소니 하는 것이 다 옛말이 되었거나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원고지 사용법들 아시는지요? 요즘은 원고지 사용법을 모르는 분들도 많더군요. 작가들 경우에도 원고지 몇 매라고 말하면 계산이 되지 않고 A4 몇 장이라고 말해야 되기도 하고...

위에 보이는 원고지 쓰기의 두가지 규칙은 오늘날 지키는 책들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두번째 규칙을 지키면 맞춤법을 틀렸다는 항의가 속출할 겁니다.
첫번째 규칙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따옴표 뒤에 붙여서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니면 그냥 표현을 바꿔버리든가요.
사실 이런저런 규칙들을 보다보면, 우리 말이 아직도 제대로된 규칙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출판사들마다 편집 규칙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거든요. 국립국어연구원이 내놓고 있는 규칙들은 이상한 예외 허용도 많은데다가, 때로는 전혀 미적 감각이 없는 규칙을 고수하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이게 주제는 아니니까 넘어가죠.
위 원고지 사용법 창에 제가 빨간색 네모를 둘러 두었습니다. 따옴표 안의 문장은 앞 한칸을 비우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원고지 쓰기의 규칙이죠. 사실은 옛날 책들도 다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위에 보여준 책을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보다시피 따옴표 안의 문장들은 모두 한칸 들여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책들은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죠. 마찬가지로 요새 책도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보다시피 따옴표 안에 문장도 모두 일반 문장과 마찬가지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변화는 맥에 의해서 주도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처음 맥으로 편집을 시작할 때도 이 문제를 편집장에게 물어본 바 있습니다.
사실, 맥에서 사용하는 편집 프로그램인 쿼크익스프레스에서 이런 형태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었죠. 모든 인용문마다 선택을 해서 문단 정의를 새로 내려주는 일이 꼭 필요한지 의문을 가지는 편집자들도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보다 더 큰 사실은... 대부분의 맥 오퍼레이터(편집자라기 보다는)들은 문단 정의를 이런 식으로 바꾸는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때문에 만일 이런 것을 요구하면 박스를 쳐서 텍스트를 옮기는 식으로 작업을 했죠. 그것은 당연히 시간만 오래 걸리는, 시간이 금인 세상에서 불필요한 일이었을 겁니다.
요 시기, 그러니까 책 편집이 이런 식으로 변하는 시기에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걸렸지만, 이런 변화를 느끼는 사람이 없더군요. 정말이에요. 오늘날에는 원고지 쓰기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편집의 변화는 툴의 발전에 의해서도 일어나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색깔만 봐도 옛날 책과 요새 책이 구분이 되지요?
왼쪽 책은 1983년판이고, 오른쪽 책은 2008년 책입니다.
옛날 책은 글자들 간격이 훨씬 넓은데, 그것은 활판이라고 부르는 납활자를 이용해서 인쇄를 하던 때문입니다. 90년대에는 사진식자라는 방식으로 그리고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매킨토시를 이용한 DTP가 자리를 잡게 되죠.
그 사이에 한글 서체들도 많이 발전하는데, 89년부터 편집 관련 일을 한 제 입장에서 보면 이 사이의 변화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편집에서 인쇄 사이에 벌어지는 그 많은 과정들이 이제는 거의 다 사라지고 출판사에서 인쇄소로 다이렉트 연결이 되고 있죠. 제판소니 출력소니 하는 것이 다 옛말이 되었거나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원고지 사용법들 아시는지요? 요즘은 원고지 사용법을 모르는 분들도 많더군요. 작가들 경우에도 원고지 몇 매라고 말하면 계산이 되지 않고 A4 몇 장이라고 말해야 되기도 하고...

위에 보이는 원고지 쓰기의 두가지 규칙은 오늘날 지키는 책들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두번째 규칙을 지키면 맞춤법을 틀렸다는 항의가 속출할 겁니다.
첫번째 규칙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따옴표 뒤에 붙여서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니면 그냥 표현을 바꿔버리든가요.
사실 이런저런 규칙들을 보다보면, 우리 말이 아직도 제대로된 규칙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출판사들마다 편집 규칙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거든요. 국립국어연구원이 내놓고 있는 규칙들은 이상한 예외 허용도 많은데다가, 때로는 전혀 미적 감각이 없는 규칙을 고수하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이게 주제는 아니니까 넘어가죠.
위 원고지 사용법 창에 제가 빨간색 네모를 둘러 두었습니다. 따옴표 안의 문장은 앞 한칸을 비우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원고지 쓰기의 규칙이죠. 사실은 옛날 책들도 다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위에 보여준 책을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보다시피 따옴표 안의 문장들은 모두 한칸 들여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책들은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죠. 마찬가지로 요새 책도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보다시피 따옴표 안에 문장도 모두 일반 문장과 마찬가지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변화는 맥에 의해서 주도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처음 맥으로 편집을 시작할 때도 이 문제를 편집장에게 물어본 바 있습니다.
사실, 맥에서 사용하는 편집 프로그램인 쿼크익스프레스에서 이런 형태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었죠. 모든 인용문마다 선택을 해서 문단 정의를 새로 내려주는 일이 꼭 필요한지 의문을 가지는 편집자들도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보다 더 큰 사실은... 대부분의 맥 오퍼레이터(편집자라기 보다는)들은 문단 정의를 이런 식으로 바꾸는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때문에 만일 이런 것을 요구하면 박스를 쳐서 텍스트를 옮기는 식으로 작업을 했죠. 그것은 당연히 시간만 오래 걸리는, 시간이 금인 세상에서 불필요한 일이었을 겁니다.
요 시기, 그러니까 책 편집이 이런 식으로 변하는 시기에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걸렸지만, 이런 변화를 느끼는 사람이 없더군요. 정말이에요. 오늘날에는 원고지 쓰기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편집의 변화는 툴의 발전에 의해서도 일어나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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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책값이 상승하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책이 안 팔린다는 점입니다. 이건 일종의 악순환이지요. 책을 안 사고, 책값이 비싸지고, 비싸니까 안 사고, 안 사니까 비싸지고...
2013/03/24 21:03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3/03/24 21:11 #
비공개 답글입니다.같은 주제로 제가 글을 쓴다면 디자인 때문이다(원고지 원칙도 있지만 디자인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로 글을 맺을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야 무척 쉬운 방법으로 보이겠지만 저는 92년에 탭 쓰는 방법을 몰라 도표를 모조리 박스로 만들어놓은 작업자를 - 그것도 나름 이름 있는 사람 -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맥마당에 쿼크에 대한 연재를 할 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쓰고 맥마당 편집자로부터 그런 유용한 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도 듣고 했으니... 뭐...
흐흐 네 이해합니다. 상식으론 이해 안 되게 작업하는 분도 있더군요.
그 작업자가 자기 쿼크 파일이 열리다가 자꾸 죽는다고 뭐가 문젠지 알려달라고 해서였습니다.
정말 그 파일이 열리지 않아서(작업한 맥은 IIci 였습니다) 저는 시스템에서 메모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한 뒤에 쿼크 사용메모리도 최대한으로 만들어주고 파일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페이지에서 메모리 로드가 과도해서 일어난 현상이란 걸 알았지요. 그 자리에서 탭을 이용해서 표를 다시 만들어줬고, 작업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는...
92년도는 맥시스템 6.03 시절이고 쿼크를 이해하는 사람도 정말 몇 되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저는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시스템 폴더에 넣어놓고 맥이 시동 중에 죽는다고 말한 분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스캐너 전원을 꽂지 않고 안 켜진다고 하거나, 맥과 연결 케이블을 꽂지 않은 채 그림이 맥에 안 나온다는 분들도... 뭐, 이정도는 아예 컴맹이라 해야겠지만요...)
연도를 보니 저보다 몇 년 선배님(직종에 대한)이시네요.
제 덧글이 잘못을 지적하는 뜻으로 오해하여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친절하게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03/25 04:33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3/03/25 10:06 #
비공개 답글입니다.쿼크 익스프레스를 한 번 써봐야 겠군요.
편집에 대해서 공부하겠다면 인디자인 사용을 권합니다.
편집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게 글을 잘 쓰고 싶거든요.
그런데 군대갔다 오고나서 보니 전부 다 워드로 작성해서 작성하는 시대라 원고지 쓸 일이 없어져버려서 필요없는 지식이 됐었죠. 컴퓨터 시대에는 그에 맞는 원고작성 규칙이 재정립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에 손글씨 원고 규칙을 가능한 그대로 가져오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같은 워드작성 원고여도 문서편집기와 온라인에서 표시되는 차이가 심한 경우도 있으니, 온라인 연재등에서 가독성도 (지금 시대에는) 크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해 주면 구분하기 좋아서 좋은데 말이죠.
방금 90년 12월 20일에 발행된 임꺽정을 꺼내봤는데 여기에는 요즘식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제가 본 책 중에서 세로쓰기로 되어있는 것 말곤 이게 가장 오래된건데....ㄷㄷ
세로쓰기로 된 걸 좋아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많더군요. 어떻게 그 불편한 걸 좋아할 수 있냐고. ^^;
아래한글이 원고지 몇 장 분량이라 표시해주었는데 정작 그 들여쓰기가 안 되었군요?
하긴 워드치면 다 그런 식으로 쓰는 줄 알았으니.. 르모니 하던 전용기도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92년에 맥 사용자라면 컴맹이 맞을 거예요. 그 연배 선배들 중 맥가진 사람은 죄다 컴맹이라 터미널과 PC는 못 만져도 나이서스는 잘 만지던 게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