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문........화..*



감독이 키이라 나이틀리를 좋아하나 보다.

영화는 그리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작이 워낙 방대한 때문일까. 뻔한 상징으로 꾸며진 미장센은 유치해보였다.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첫 부분에서 몰입을 방해하고 말았는데, 최근 작업하고 있는 작품도 초반부에 독자를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인지라 더 신경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의 감상은...

미쓰 캐스팅.


사교계에 출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각으로, 브론스키는 이 부인의 외양을 보고 첫눈에 그녀가 상류사회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막 찻간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한 번 더 그녀를 보고픈 참기 어려운 욕구를 느꼈다. 그녀가 굉장한 미인이었기 때문도 아니고, 또 그녀의 자태에서 느껴지는 조촐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도 아니었다. 다만 그녀가 그의 옆을 지나쳤을 때 그 귀염성 있는 얼굴에서 뭔가 유달리 정답고 부드러운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돌아보았을 때 그녀 또한 고개를 돌렸다. 짙은 속눈썹 때문에 까맣게까지 보였던 그녀의 반짝이는 회색 눈은 마치 그를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다정하고 주의깊게 그의 얼굴에 머물렀으나 이내 또 누군가를 찾는 듯 지나가는 군중 쪽으로 옮겨졌다. 이 짧은 시선으로 브론스키는 재빨리 그녀의 얼굴 가운데서 노닐기도 하고 반짝이는 두 눈과 살포시 짓는 미소로 실그러진 붉은 입술 사이를 팔딱팔딱 뛰어 돌아다니기도 하는 짓눌린 생기를 알아챘다.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박형규 역, 문학동네, 2009, 126~127쪽

이것이 브론스키가 안나를 처음 만난 장면의 묘사다. 귀엽고 정겨운 모습이 그녀의 특징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 누가 이 역을 맡았으면 더 좋았을까를 생각해보았는데... 적당한 배우가 떠오르지를 않았다. 감독도 그랬을까?




이미 망한 영화가 된 것 같고, 내 생각에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그냥 책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덧글

  • sharkman 2013/03/31 16:02 #

    커스틴 던스트 정도?
  • 초록불 2013/03/31 19:21 #

    커스틴 던스트는 앙트와네트 역을 한 걸로 충분히...

    이 여자는 스파이더맨 나왔을 때도 예쁘단 생각이 안 들어서...
  • 漁夫 2013/03/31 16:22 #

    헝거 게임 주연 아니었습니까? '조촐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기엔 아무래도.
  • 漁夫 2013/03/31 16:26 #

    아, 사람을 헷갈렸군요. 근데 부드러운 인상이라기엔 역시...
  • 초록불 2013/03/31 19:22 #

    헝거 게임 주연한 여배우는 제가 영 별로...
  • 밤비마뫄 2013/03/31 17:31 #

    혹시 남자들은 키이라 나이틀리를 싫어하나요? 제가 보기엔 너무너무 미인이고 매력있는데
    다른 남자분도 리뷰에 여주가 매력이 없어서 미스캐스팅이라고 하시데요.
    소피 마르소랑 비비안 리가 이 역을 했었는데...
  • 초록불 2013/03/31 19:24 #

    남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저는 전혀 싫어하지 않습니다. 캐러비안의 해적에서는 적역이었다고 봐요. 강한 인상인지라 이 배역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저만 그렇게 본 게 아니라 같이 본 우리집 세 여성도 다 미쓰캐스팅이라고 고개를 흔들었으니, 우리집 성비만으로 보면 여자들이 키이라 나이틀리를 싫어한다고 봐야 합니다...^^
  • 옥신이 2013/03/31 18:04 #

    저도 밤비마뫄님과 같은 질문드려요!
    키이라 나이틀리가 생각보다 남자들한테 인기가 떨어지나...싶을 정도로 캐스팅이 별로라는 소리 은근 들리네요.
    근데 또 밤비마뫄님이 마지막에 소피마르소랑 비비안리 언급하시니까 하는 소린데,... 음 그 두사람과 키이라 나이틀리는 확실히 매력부분이 다른 것 같기도 하네요;;
    뭐.... 감독이 워낙 키이라를 선호하는 부분이 여주하는데 큰 몫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당.

  • 초록불 2013/03/31 19:25 #

    답변은 위에 드린 댓글을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영화보고 나오면서 그나마 비슷한 배우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정도밖에 - 그것도 적역이라 보기는 좀 - 이야기가 나오지 않더군요.
  • 하얀사자 2013/04/01 10:12 #

    무대연출에 관점에서 보면 상당한 수작인 것 같아요.
  • 초록불 2013/04/01 10:46 #

    원작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았을 때도 연출의 의도가 바로 읽힐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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