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득 달력을 보다가 깨달음.
오늘이 6월 항쟁이 시작된 날이었구나.
그 뜨거웠던 6월을 지내고 나는 학생운동으로서 이룰 것은 다 이루었다고 생각했고, 대학을 마친 후에는 민주적인 시민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었다.
세상에 즐거움을 보태는 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가져왔던 꿈이었고, 나는 그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성과와 별개로 나 자신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생각은 한다.
사교성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 때로는 치명적인 배신을 당한 적도 있지만 - 여전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 청춘을 짓눌렀던 공포와 불안이 헛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아이들에게도 내가 한 일들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2.
생각해보면 그 시절에 과격한 생각들도 많이 오가긴 한 것 같다.
하지만 천성이 낙천적인 성격인지라 잘 헤쳐나온 것일지도.
아니, 그냥 그럴만한 깜냥이 안 되어서겠지.
그 시절에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질 때도 많다.
3.
사람들이 좀더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일들을 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보고.
즐거움이란 아주 작은 곳에 있기도 하는데 왜들 그렇게 인생을 원 패턴으로 사는 걸까.
태그 : 인생
덧글
일개 대학생의 느낌으로도 87년 6월 이전과 87년 7월 이후는 세상의 공기가 달랐습니다.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것을 맛본 순간이었죠.
(그 와중에도 달력내놓는 출판사들이 빼놓지 않는 게 4월 28일의 어느 어르신 탄신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