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를 둘러싼 몇 가지 문제들 *..문........화..*



이번 기획회의(345호) 특집 제목입니다.

정말 출판계의 빅 이슈들만 모아놓았네요.

첫번째로 사재기 파문.

자음과 모음에서 황석영의 소설을 사재기했다고 해서 난리가 난 상황이죠.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가 글을 썼습니다. 사재기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사실상의 할인 판매가 되는 적립금, 구간 덤핑 문제도 거론하고 있는데, 있는데, 있는데, 음... 그냥 거론만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할인판매나 적립금과 같은 문제는 사재기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는 문제지요. 다만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지나친 할인은 먼저 그 책을 산 독자에 대한 배신일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죠. 아무튼 이건 도덕적인 문제겠지만, 사재기는 범죄입니다. 이것은 상품에 대한 가치를 오독하게 만들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니까 사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사재기를 해야 책을 팔 수 있을 것 같다면 그런 책 왜 내느냐고 묻고 싶군요.

두번째로 도서정가제 문제.

책은 정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가제 적용을 받는 책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2012년 11월 13일 현재 도서 43만 종 가운데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은 12.8%에 불과했다는군요. 그리고 이 책들도 온라인 서점에서는 19% 할인이 가능하죠.

1년 6개월이 지나면 할인이 무제한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때 할인 판매를 안 하면 손해보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렇게 할인해서 판매하는 책은 신간 판매를 가로막는 악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신간이 잘 안 팔리니까 구간 할인에 더 매달리게 되죠.)

그런 결과 신간 발행부수는 2012년에 20.7% 감소... 발행 종수도 9.7% 감소. 발행 종수보다 발행부수가 줄어든 것은 한 종당 발행부수가 확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번째로 KBS 어린이 독서왕 사태

이제는 독서를 시험제도로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되어 거센 반발 끝에 없었던 일이 된 KBS 독서왕 사태. 이상한 책들을 대량 포함시켜서 선정 과정에도 의혹이 있었다고 하고, 이 책들을 헐값에 받아서 이익을 챙기려했다는 점도 문제고, 학생부 기재를 이야기해서 경쟁 체제로 독서를 끌어들인 점도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야말로 비교육적인 발상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문제는 이런 유혹이 또 일어났을 때 과연 불황에 빠진 출판계가 거부할 수 있을지도 의문...

네번째로 그린비 노조 문제

사실은 "그린비"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출판평론가 변정수가 글을 썼는데, 글을 쓰면서 얼마나 고심했는지가 문장 하나하나에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문제지요. 하지만 해결책은 매우 화끈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결책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길...

다섯번째로 교보의 샘서비스 문제

샘 서비스에 대해서 창비 측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 값싼 정액제 전자책 대여 서비스.

전자책 시장에 대해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일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데, 저는 이 글과 의견이 같습니다. 바다 건너의 상황과 우리 출판 시장의 상황은 다른데, 그냥 미국에서 이러했으니까라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지난 번에 그 일로 크게 의견 충돌을 빚었는데, 수치 관계에서 약한 관계로 밀렸다...-_-;;)

이번 호에서 위 특집만큼이나 어쩌면 더 재미있는 기사가 있는데 2012 출판시장 현황 분석이 그것입니다.

이걸 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정확한 출판 통계 자체가 잡히지 않는 나라라는 참담한 사실을 만나게 됩니다.

출판사 수, 발행 종수, 출판시장 규모 등 가장 기초적인 3대 통계가 부실한 것이 우리 출판 통계의 현주소이다. - 위 책, 45쪽

출판 부진 타개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대체 "나를 알고 적을 알면"의 "나를 알고"도 이뤄지지 않으니, 이거야 원...

덧글

  • Ladcin 2013/06/11 16:07 #

    그리고 번역가들에 대한 처우도 안타깝죠.
  • 초록불 2013/06/12 09:56 #

    과거에 안 좋은 이야기들은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번역저작권 개념도 들어왔고 해서 나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엉터리 번역이 횡행하는 게 더 문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있어요.
  • Ladcin 2013/06/12 12:20 #

    군사 관련 책을 보면 fuel tank를 연료 전차라고 번역(....) 심지어 그 번역자는 소령!
  • 초록불 2013/06/12 12:49 #

    야스페르츠님이 올리고 있는 얼음과 불의 노래 오역 행진도 어마어마하죠.
  • 루드라 2013/06/13 10:19 #

    fuel tank를 연료 전차로 번역했던 건은 탱크를 전차로 일괄 변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지 번역 오류는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일괄 변환에 맡겨 버리고 제대로 검토를 못한 건 엄연한 잘못입니다만 번역자의 번역 오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초록불 2013/06/13 11:37 #

    불어를 모두 프랑스어로 치환하면서 벌어진 "프랑스어오는 바람..."과 같은 일이었군요.
  • rumic71 2013/06/11 16:34 #

    이번에도 유통에 대한 문제는 직접 건드리지 못하는군요. 뭐 정가제나 사재기 문제도 간접적인 관련은 되겠지만...
  • 초록불 2013/06/12 09:58 #

    유통의 어떤 문제를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유통에서의 문제는 출판사의 문제일 거라 생각합니다만...
  • 회색인간 2013/06/11 16:41 #

    ............문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군요
  • 초록불 2013/06/12 09:58 #

    그런데 영화판에도 기초 데이타가 없다는 이야기를 어제 들었습니다.
  • 위장효과 2013/06/11 18:09 #

    나도모르고적도모르면...백전백패라고 해놨지요...하아...
  • 초록불 2013/06/12 09:58 #

    망했어요...
  • 가면대공 2013/06/11 22:17 #

    1. 에 대해서 장문의 댓글을 썼다가 지워버리고, 왜 저런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 팔리지 않는 책이라면 왜 낸 것일까요. 근데 웃긴 건 그런 책 중에는 제법 이름값이 있는 작가도 있다는 것. 더욱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2. 도서정가제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체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확실하네요.

    3. 텔레비전은 다른 말로 '바보상자'죠. 보면 바보가 되거나, 바보 같은 말만 나오니까요.

    5. 샘 서비스가 아직도 안 망했나보군요. 오래 갈 것처럼 보이지 않던데....

  • 초록불 2013/06/12 09:59 #

    밑에 검투사님도 달아놓았지만 제일 쉬운 마케팅 방법이라 하는 거죠. 요즘 어디에다 광고를 해도 별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만큼 사재기가 매우 싼 마케팅 방법이 되는 거죠. (사들인 책은 재생하면 되니까 정말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 눈물의여뫙 2013/06/11 22:52 #

    사재기문제... 분명 소비자들이 네임밸류만 보고 별 생각도 안 하고 좋은가보다 하고 사는 경우가 심하다는데(자기 취향에 대한 고려와 정보수집 등에 상당히 게으른 경우가 많다 합니다.) 그런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저런 짓거리도 존재하겠지만. 그래봐야 이건 조회수 조작이니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영구제명까지 필요한건진 모르겠는데 엄중한 처분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초록불 2013/06/12 10:01 #

    조회수 조작과 유사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거라는 건 눈물의여뫙님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눈물의여뫙 2013/06/12 10:47 #

    저도 그런 면에서 이건 인터넷상에서의 단순한 조회수조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스포츠의 승부조작과 더 유사하다고 봅니다. 분명 엄중한 단죄가 필요한건 맞는데 승부조작의 처분처럼 영구제명까지 필요한건지를(이건 업계의 기본 질서 때문에 그런거니.) 정확히 모르겠다는거죠.
  • 검투사 2013/06/12 09:02 #

    사재기를 안 하면 안 팔릴 책을 왜 만들었느냐고 하시지만, 저는 그보다도 저 글의 저자가 인용한 자신의 글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광고하는 데 쓴 돈을 사재기에 썼더라면 지금쯤 베스트셀러"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다(악마의 유혹)는 얘기 말이죠.
    뭐, 초판은 원래 펌프의 마중물이니 베스트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팔리는 책"으로 만들고 싶다면 마구 뿌리는 게 좋다는 얘기도 들은 바 있으니... -ㅅ-; 돈보다 명예가 더 소중한, 책 제작자들 까페에서 강연 좀 해달라고 불러주는 그런 편집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 초록불 2013/06/12 10:02 #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만한 자긍심을 가졌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죠. 충분히 잘 나가는 스테디셀러들을 보유한 출판사들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에는 더 심한 뱃신감이 듭니다.
  • 작은울 2013/06/12 13:28 #

    만 원짜리 책이면 인터넷 서점엔 대략 60% 공급율로 들어가죠. 할인받아 9000원에 구입하면 권 당 마케팅 비용이 - 사재기도 마케팅으로 친다면;; - 3000원입니다. 한 곳에서 1000권을 구입하면 삼백만 원이 들어가죠. 인터넷 서점 광고는 검색창 광고 일주일 치는데 100~150만 원이 듭니다. 그런 광고들 하나하나로 하면 돈이 많이 들어서 잘 안 하니까 서점들이 패키지 광고란 걸 만들었어요. 300패키지, 500패키지, 800패키지 등... 여튼 대략 한 달 동안 광고 좀 제대로 해보려면(한 곳에서) 최소 300만 원이 드는데, 사재기로 300만 원 쓰면 효과는 월등하죠. 단기간에 1000권 나가면 베스트 등극은 당연지사니 사람들이 더 사보고... 검투사님 말씀대로 진짜 악마의 유혹입니다.
  • 초록불 2013/06/13 11:40 #

    업계에 계신 모양이군요. 저게 유혹이 되는 상황이란 것 자체가 싫어집니다...ㅠ.ㅠ
  • 광한지 2013/06/13 14:06 #

    기초 통계 자료가 부실하다는 말씀에 화들짝....그 정도라니....
  • 초록불 2013/06/13 18:22 #

    답답하죠.
  • 꼬장꼬장한 제비갈매기 2013/06/13 18:49 #

    초록불님 몇가지 좀 급하게나마 질문이 있습니다. 환단고기를 읽는 중인데.. 마침 네이버 뿜 돌아다니다가 소개 받아 왔어요.. 오자마자 너무많은 게시글에 읽는데 시간이 걸릴거 같아 당장 궁금한것만 질문을 먼저 올리고 싶어서 댓글 씁니다.
    환단고기를 읽는다고 해서 모자란 놈이다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ㅋ 어디까지나 제대로된 역사를 알고 싶어서 이러는거에요..
    1. 환단고기가 위서라면 거기에 인용된 단군세기, 태백일사, 삼성기(상,하), 북부여기 모두 위서인건가요? 아님 환단고기 제작에 인용된 책들은 제대로된 역사서지만 환단고기 자체만 위서이고 문제가 되는건가요?

    2.환단고기가 위서여서 문제가 되는점이 정확히 어떤 점인건가요??
    -수메르가 우리 문명에서 전파되었다 하는건 그냥 흘려 듣는 중이고 환단고기에 제시된 증거론 명확한 해답이 못된다 여겨 대충 지나갔는데 이부분이 문제가 되는건가요?

    3.다섯 권의 인용서에 오성취루가 나오는거였나요? 다섯 행성의 일렬로 정렬된 기록... 말인데요. 다섯권의 인용서는 위서가 아니다 라고한다면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건가요?? 미국의 태양계행성 움직임을 계산하는 프로그램에서 진짜인걸로 나왔다는 말을 듣기도했거든요..

    4. 삼성기의 저자라고 나오는 '안함로원동중' 이 두사람 이름이 아니라 세사람의 이름이고 그 세 이름이 다른 순서로 나온 기록도 있다고 하는데... 결국은 삼성기는 위서가 되는건가요?? 아니면 저자 이름을 조작한건가요?

    다시 들어왔을때 최근 댓글을 누르면 이거 다시 볼수 있겠죠?? 첨 왔더니 블로그 구조(?)가 복잡해서..
  • 초록불 2013/06/13 18:59 #

    1. http://orumi.egloos.com/3838865
    http://orumi.egloos.com/2920373

    2. http://orumi.egloos.com/4437662

    3. 이 부분은 졸저 <만들어진 한국사>를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이 연구에는 이런 코미디가 들어있다는 점은 참고로 보아두세요.

    http://orumi.egloos.com/4288965

    4. 앞에 적은 포스팅 말미에도 나오지만...

    http://shaw.egloos.com/1792967




    근본적으로 http://orumi.egloos.com/3390711 내용을 차근차근 보시는게 좋습니다. 아니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졸저 <만들어진 한국사>를 구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쪽이 더 체계적입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3/06/15 22:36 #

    뭐, 허현회의 서적같은 가짜의학서적이 인기를 끌고 출판사는 좋아라하고 그런 서적을 발행하고 서점들은 그런 서적을 베스트셀러로 선정하는거 보면 판매를 위해 얼마나 위험한 짓을 하는지 어처구니 없습니다.
  • 검은하늘 2013/06/16 00:58 #

    ....기초 통계도 안 잡힌다구요? 관련 협회가 없나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