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명 교류사 연구 - ![]() 정수일 지음/사계절출판사 |
책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네스토리우스파의 중국 전파를 증명하는 대진경교중국유행비에 대한 내용이라든가 고대의 한중간 교통로에 대한 세밀한 연구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잘 살펴보고 정리를 할 생각입니다.
저자 정수일은 무하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북한 간첩이라는 정체가 드러나서 수감되었던 인물입니다. 현재는 복역을 마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잘 읽어나가다가 허걱 하는 대목을 만났으니..
16세기 전반 이맥이 찬술한 『태백일사』에는 "남해현 낭하리의 암벽에 신시의 옛 조각이 있다". "남해현 낭하리 계곡에 있는 바위 위에 신시의 옛 조각이 있는데, 그 글에 환웅이 사냥을 나왔다가 삼신에게 제를 드렸다고 했다". "일찍이 듣기로는 남해도 낭하리의 계곡과 경박호 선춘령과 저 오소리 사이의 바깥쪽 암석 사이에서 언젠가 조각을 발견하였는데, 범자도 아니고 전자도 아니어서 사람들이 알 수가 없다고 하였다". - 「서복도한고」, 위 책, 383쪽
이런 식으로 『환단고기』는(태백일사는 환단고기 안에 수록된 편명) 은근슬쩍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수일의 주장에 하등 도움도 되지 않는 내용이 무단히 침입한 것이죠. 이것 하나로 그치지도 않았습니다. 진시황 때 불사초를 찾아 떠났다는 서복이 한국으로 건너왔는지를 따지는 위 논문에서 다시 한 번 서복의 여정에 대해서 쓴 『태백일사』의 한 대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 대목이 필요해서 윗 대목이 들어온 것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료적 가치가 없는 책이므로 이런 인용은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만...
남해 낭하리의 석각도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http://orumi.egloos.com/3436047 [클릭]
이 책은 현재 절판입니다.
덧글
지나친 추론, 그런 추론을 단정하는 분위기.
그리고 대한민국(?) 만세! 하는 분위기...
정수일 교수의 저서에는 항상 그런 분위기, 뉘앙스, 어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