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끌어다 붙이려다 보니... *..역........사..*



모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A) 강희제는 "혼동강이 장백산 뒤에서 흘러나와서 선창船廠의 타생오랄을 거쳐 동북쪽으로 흘러서 흑룡강과 만나 바다로 들어간다. 이는 모두 중국의 땅이다. 압록강은 장백산에서 동남으로 흘러서 서남으로 향해 봉황성과 조선국 의주 사이를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압록강의 서북은 중국의 땅이고 강의 동남쪽은 조선의 땅이므로, 강을 경계로 한다. 토문강은 장백산 동쪽에서 흘러나와 동남쪽으로 향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토문강의 서남은 조선 땅이고, 강의 동북은 중국 땅이므로 역시 강을 경계로 삼는다. 이곳은 명백하지만, 압록, 토문의 두 강 사이의 지방을 알 수 없다"라고 하여 강희제는 한중 양국의 경계를 압록강-토문강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대목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강희제는 압록강과 토문강을 경계로 알고 있었다는 말도 분명하게 나오죠. 그런데 이 다음 구절이 바로 맹목적인 구절입니다. 한 번 보시죠.

(B) 여기서 강희제는 토문강에 관해서 "혼동강이 장백산 뒤에서 흘러나와서 선창船廠의 타생오랄을 거쳐 동북쪽으로 흘러서 흑룡강과 만나 바다로 들어간다. 이는 모두 중국의 땅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흑룡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토문강의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강희제가 인식한 토문강은 도문강(두만강)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 책의 지은이는 여기서 일부러 토문강과 혼동강을 혼동시키고 있습니다. 지은이 자신이 인용한 글에 토문강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으며, 그 설명을 보면 혼동강과 토문강은 완전 별개의 강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은이는 토문강과 혼동강을 같은 강으로 설명하면서 그 강은 두만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의 토문강 설명을 보면 누가 읽어도 두만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른바 송화강 지류에 해당하는 혼동강은 거의 남북으로 흐르는 강으로 동남-서남을 나눌 수 있는 강도 아니기 때문이죠.

이 책의 지은이는 이런 해석을 밀고 나가서 백두산 정계비 대목에서는 아예 논리적 파탄을 일으킵니다.

목극등은 주변 60여리를 살펴서 결정한 것이므로 토문강이 틀림없이 단류했다가 다시 솟아나서 두만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수원임을 믿고 있었다. 여기서 강희제의 지시와 실제로 답사한 목극등의 조사내용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강희제는 백두산을 중국령으로 간주하여 토문강을 경계로 두만강 대안의 일부를 조선영토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장이 조잡한데, 말하자면 강희제는 두만강 너머의 땅도 조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목극등이 두만강으로 국경을 정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엄청난 영역의 땅이 조선 것이 되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지은이는 이런 말을 덧붙여 놓죠.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토문강-송화강-흑룡강선의 국경선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강희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는데(근거는 없지만) 목극등은 생각이 달랐다고 하는 거죠. 강희제의 생각을 지은이는 상상하고 있는데 아무리 읽어봐도 대체 이런 상상의 근거가 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강희제는 토문강을 수원으로 하여 실제의 두만강선 보다는 훨씬 넓은 대안 지역을 활모양으로 해서 두만강 하류로 흘러들어간다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강희제는 토문강(그러니까 사실은 두만강)이 백두산 동쪽에서 나와서 동북도 아니고 동남으로 흐른다고 말했는데, 대체 지은이는 뭘 보았기에 이 강이 현재 두만강 위쪽으로 활모양으로 휘어져 흐른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요?

여기서 목극등의 태도에 대한 지은이의 글을 한 번 봅시다.

한편 국경비를 설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답사한 목극등의 태도는 달랐다. 최대한 청국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두만강을 국경선으로 결정하려고 했던 것이다.

지은이는 이어서 하지만 목극등이 토문과 두만을 구분하지 못하고 백두산정계비를 세웠기 때문에 조선은 간도에 대해서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얻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조선은 백두산석비에서 토문강까지 토퇴와 석퇴를 쌓아서 송화강-흑룡강 이남에 대한 간접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면서도 백두산석비로 인해 조선의 강역이 축소되었다는 여론이 일반화되어갔다.

그러니까 목극등 때문에 드넓은 영토에 대해서 "간접적인 영유권"(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요?)을 얻었지만 조선 영토는 축소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혹시 지은이는 만주 전체가 조선 영토였는데 백두산 정계비로 그 부분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지은이는 사람이 들어가 살지 않는 땅은 주인이 없는 거라고 주장하는 셈인데, 조선도 해안의 섬들을 공도정책이라고 해서 비워두었고, 그 때문에 울릉도에 일본인들이 들어와 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섬은 우리 것이라고 다 쫓아내버렸죠. 조선 시대에 울릉도는 조선의 영토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덧글

  • 루드라 2013/07/25 21:05 #

    욕심이 눈을 가리니 눈 앞에 있는 설명도 이해를 못하는 거겠죠.
  • 초록불 2013/07/26 10:17 #

    자기가 써놓고서 무시하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참...
  • 2013/07/25 21:1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26 10: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Ladcin 2013/07/25 21:36 #

    이게 무슨 소리야!
  • 초록불 2013/07/26 10:18 #

    알 수 없는 소리...
  • Niveus 2013/07/25 22:40 #

    ...목적을 위해 주화입마에 빠졌군요. (먼산)
  • 초록불 2013/07/26 10:18 #

    회복 불능의 대미지입니다.
  • 매시야 2013/07/26 01:28 #

    옛날 일을 맞다 틀렸다 하는게 힘들죠
  • 초록불 2013/07/26 10:18 #

    그런 일 하는게 역사가지요.
  • 곰늑대 2013/07/26 10:42 #

    1. 어떤 결론을 내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시작.
    2. 쓰다보니 그 결론으로 이끌어가려니 뭔가 이상함.
    3. 일단 이상한대로 써냄.
    4. 뭐 결론은 맞으니 게시!
  • 초록불 2013/07/26 11:02 #

    곡학아세군요...
  • 매시야 2013/07/26 11:23 #

    현재도 팩트를 알기 쉽지 않습니다.

    NLL을 노무현이 포기했냐 안했냐에 대해

    지금 바로 몇년전인데도 이야기 왔다리 갔다리 하죠.

    그런데 수천년전이라

    역사는 팩트위에 쌓은 편견이라고 보면

    맞다 틀리다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틀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역사와 소설의 경계는 매우 불분명하죠.
  • 초록불 2013/07/26 11:30 #

    역사가는 수사관이 아닙니다. 혹 읽지 않았다면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매시야 2013/07/26 11:26 #

    조선시대와 일제시대를 한번 비교해 주시고

    포스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초록불 2013/07/26 11:34 #

    조선은 5백년에 걸친 국가입니다. 그런 장기간에 걸친 국가를 일제강점기와 비교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 매시야 2013/07/26 11:37 #

    편견에 대한 질문을 드리는 것입니다.

    일제시대는 현재와 비교하고 조선 말기는 기억에서 지우는 편견 말입니다.
  • 초록불 2013/07/26 11:50 #

    일제강점기 역시 무단통치기-문화통치기-전시동원기 등의 세 시기로 나누어집니다. 역사는 시간에 따라 종으로 흘러갑니다. 비교라는 것은 어떤 기준 하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지금 말씀하신 것은 "편견"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편견은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를 현재와 비교한다는 것은 또 무슨 말씀인가요? 매시야님의

    "일제시대는 현재와 비교하고 조선 말기는 기억에서 지우는 편견 말입니다."

    라는 말은 서로 대구를 이루지도 않고 누가 그런 일을 하는지도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답글은 길게 썼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에 대해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기준이 되건 그것을 "비교"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혹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댓글을 달고 계시질도 모르기 때문에 "희망고문"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말씀드려놓습니다.
  • bergi10 2013/07/26 12:36 #

    제목 그대로... 제목으로 요약이 가능한 일이군요. ㅡㅡ;;

    간접적 영유권이라니...
  • 초록불 2013/07/26 13:55 #

    처음 들어본 용어입니다.
  • 매시야 2013/07/26 12:56 #

    에릭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란 책을 말씀하신 거라면 까치사 것을 읽어 보았습니다.

    팩트는 신성하고 해석은 자유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군요.

    이건 카가 한 말이 아니고 카가 감명 깊게 읽어다는 칼럼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관심분야가 아니면 아닌 것이죠.

    그걸로 고문 받을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글을 읽어 보니 묘청식 사관과 김부식 사관, 혹은 환단고기 사관과

    실증사학의 대결 비스무리 늬앙스가 느껴지는 군요.

    대한민국은 친일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에 동의하던 안하던 말입니다.
  • 초록불 2013/07/26 13:58 #

    보통은 E.H. 카라고 쓰죠. E는 에릭이 아니고 에드워드의 약자입니다. 대한민국에 친일의 굴레가 있나요. 그것부터 정의해야 될 일이겠네요.
  • 매시야 2013/07/26 14:17 #

    백선엽, 박정희에 대한 공격이 그것이죠. 그 굴레를 벗어나야죠.
  • 초록불 2013/07/26 14:30 #

    그 정도는 굴레라 부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일부 사람들의 감정일 뿐이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차원에서 백선엽, 박정희에 대해서 친일 관련하여 어떤 굴레를 씌운 바가 없지 않습니까?
  • 매시야 2013/07/26 17:00 #

    민족문제연구소가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역사 논쟁에서 지면 정치도 끝납니다.
  • 초록불 2013/07/26 17:23 #

    수고하세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솔롱고스 2013/07/27 12:08 #

    이 포스트에 드러낸 옮긴이의 견해가 어떠한지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게 다른 사항에 비하면 사소하다고 여기니까요. 저는 이 쪽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강희제는 '두만강'을 조선과 청의 국경으로 확실하게 인식했다는 점입니다.
  • 초록불 2013/07/28 13:50 #

    그렇죠. 다만 지은이가 출전을 적어놓지 않아서 좀 아쉽습니다.
  • swordprime 2013/07/28 13:32 #

    근데 그냥 궁금해서 문의하는건데 혹시 간도라고불리우는 지역이 정확히 어딘지 지도로 알 수 있을까요? 네이버 위키백과 검색해도 안나와서...
  • 초록불 2013/07/28 13:50 #

    http://nestofpnix.egloos.com/4233539

    해당 포스팅을 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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