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오강원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고조선·단군·부여』에 쓴 글 「풀어야할 과제들」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2004년 초판, 2007년 재판)
고조선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1) 서북한의 토착 문화인 고인돌 집단이 기원전 5~4세기 요동 지역의 발달된 청동기 제작 기술을 수용하여 세형동검문화로 발전시켰고 이것을 바탕으로 고조선이 탄생했다.
(2) 고조선의 원류는 내몽고 동남부의 후기 신석기시대 지역 문화인 홍산문화에 있고, 탄생 배경은 홍산문화의 후계 문화인 하가점하층문화이다.
(3) 요서 지역의 십이대영자유형 비파형동검문화가 고조선 문화의 원류이다. 이후 정가와자유형을 거쳐 서북한의 세형동검문화로 발전했다.
(4) 고조선은 요동 남부의 고인돌문화를 근간으로 출현했고, 연나라(전국시대)와의 전쟁으로 평양 지역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이 중 (1)과 (2)는 강력한 비판에 부딪쳐 있습니다.
(1) 고인돌문화가 묘제, 장속, 장법, 토기, 입지, 금속기술 등의 면에서 뒤이은 세형동검문화와 전혀 다른 문화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타당성이 없다. 또한 고조선이 연나라와 전쟁으로 2천여 리를 상실했다는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2) 홍산문화와 하가점하층문화는 청동기시대 내몽고 동남부 지역의 지역성을 반영하는 문화로서 요령과 한반도 지역의 문화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타당하지 않다. 만일 이쪽 문화가 고조선의 출발점이라면 고조선은 한국사가 아닌 다른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 미송리형 토기
과거 고조선의 표지 유물로 보았던 미송리형 토기는 요동 북부 지역의 토착문화인 돌널무덤 유적군(대화방 유형)의 지역 형식일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2) 비파형 동검
요동 지역에서 발생하여 주변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았으나, 최근 연구 결과 요서에서 발생하여 주변 지역의 모사 단계를 거쳐 기술 자체가 확산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조선의 기원과 관련하여서는,
요서의 십이대영자와 이도하자 단계(기원전 9~7세기)
요동의 정가와자 단계(기원전 6~4세기)
를 접근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덧글
'그분들'이 싫어하시잖습니까(?)
수밀이나 그 뭐냐, 초센피플 까지는 스케일을 넓히셔야지 말입니다(으아아아 내손발)
연의 동진 이전부터도 요동권의 세력과 한반도 북부의 세력이 청천강을 경계로 서로 대치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이것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일단 (고조선이 한반도로 이동해 왔다는 전제 하에) 당시 한반도의 상황을 보면, 조선과 진번은 자비령을 경계로 확실히 지리적으로 구분되었던 것으로 보이니까요. 그렇다면 조선이 토착 세력인 진번을 밀어내고 그 지역을 차지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연나라에게 털려서 수도까지 잃은 고조선에게 과연 그럴 만한 여력이 있었을지...;; 뭐, 그런 상황이 고고학적으로도 나타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청천강이 문화권의 경계 역할을 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그 이상의 추측은 아직 힘든 것 같습니다. 통일이라도 돼서 땅을 파 봐야 뭔가 나오려나...
의복이라든가 주거라든가 뭔가 문화적인 부분이 좀 나와주면 좋을텐데, 청동검밖에 없으니 답답하기도 하구요 (구덩이에서 탄화미라든가 온돌이 나왔었다는 건 본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진번이라던가, 한이라던가 조선 외의 한반도 내 세력의 역사도 궁금합니다.
하긴 기록이 그나마 있는 고조선 역사도 이제야 조금씩 밝혀지는 수준인데..
아직 어렵겠죠.
빨리 이런게 밝혀져야 토탈워 시리즈 동아시아편이 나올텐데..
그런데 최신 연구에 기반을 두는 오강원 선생님은 처음부터 평양이었다...설은 일단 제끼시고 보는 듯. 음......
그러고보면 2003년도에 나온 책도 이제 조금 있으면 과거 학설 책이 되버리겠네요. ;; 큭...
해당 책은 소개되어 있는 내용만으로도 일독할 가치가 없는 책이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구입하지도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로서는 양 측의 주장을 다 들어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참고로 저는 문영 작가님의 책을 사 본 독자입니다 ^^ 하지만 <만들어진 한국사>에는 직접적으로 윤내현 교수의 학설을 반박하는 내용이 없어서 이렇게 부탁을 드립니다 ㅜ
윤내현에 대해서는 그의 책 하나에 대해서만 코멘트한 바 있습니다.
http://orumi.egloos.com/2847880
대개 제 블로그에서 뭔가를 찾을 때는 태그를 이용하시면 편합니다.
아니면 님이 알고 계신 그 '박살을 낸' 또는 '잘잘못을 이미 가린' 자료의 명칭 만이라도 말씀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로서는 쉽게 찾기가 어려워서 말입니다. 송호정 교수의 책 한권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윤내현 교수의 학설을 비판한 부분이 있는지가 가물거려서 말입니다.
윤내현 학설에 대해서 비판한 것으로 지금 기억이 나는 것은 한국사시민강좌 중에 실려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은 집에 있어서 몇 호인지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아마 기억으로는 서영수 교수가 쓴 글인 것 같네요.
하여간 통일되면 역사학이나 고고학적으로 활발해 질것이 고조선, 고구려, 발해 영역내에 있던 북한지역일거라 생각합니다. 철원의 궁예의 왕성같은건 지뢰부터...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