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환단고기 인용 *..역........사..*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YTN] 박근혜 대통령, 광복절 경축식 축사 [클릭]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입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습니다. (중략)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에게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좋은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게 뭡니까? 고려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이라니요? 그리고 저 인용구절은...


저 글은 『환단고기』 「단군세기」 서문에 나오는 것으로 원문은 이렇습니다.

國猶形 史猶魂 形可失魂而保乎。

제가 가지고 있는 세가지 번역본과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저 문구를 올린 사람은 원문을 풀어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연세대 하일식 교수가 일침을 놓았군요.

[미디어오늘] 광복절 축사에 위서(僞書) 인용한 대통령 [클릭]
광복절 축사에 인용된 것은 단군세기 서문은 "나라는 형(形)과 같고 역사는 혼(魂)과 같으니 형을 잃고 혼이 보전될 수 있겠는가" 하는 구절이다. 학계에서는 이 문장을 '한국통사(韓國痛史, 박은식, 1915)'의 "대개 나라는 형(形)이고 역사는 신(神)이다. 지금 한국의 형은 허물어졌으나 신만이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를 본딴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환단고기가 만들어진 시점도 1915년 이후로 보는 것이다.

1915년도 매우 후하게 쳐주는 것이죠. 하일식 교수에게 『만들어진 한국사』를 보내드리기라도 해야할는지... (먼산)

뭐, 그리고 충분히 예상 가능하듯이 위 인용한 네이버 댓글에는 식민사관 운운하는 비난의 댓글이 달려있네요. 안 그럴 리가 없지요.

하일식 교수의 글 한 부분을 더 봅니다.

이번 광복절 축사는 참모들에게 자료를 받아 대통령이 수정하고 보완하여 작성된 것이라 한다. 그래서 더욱 놀랐다.

여기서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이죠.

유사역사학의 영향력 시리즈 016 [클릭]

이미 감염이 끝난 것 같습니다.

일본에게 역사를 반성하라면서 아시아를 다스렸다고 개뻥을 치는 『환단고기』를 들고 나오다니, 이걸 어쩌면 좋나요.

꿈도 희망도 없어요.


덧글

  • 잠꾸러기 2013/08/21 22:39 #

    고위공직자들이 사학과 출신이나 역덕출신이 아니라면 저기 감염코스에서 살아남기 힘들겠군요...-_-
  • 초록불 2013/08/23 10:14 #

    여러모로 우려가 됩니다.
  • 比良坂初音 2013/08/21 22:40 #

    답이 안나오네요...........하아...
  • 초록불 2013/08/23 10:14 #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 존다리안 2013/08/21 22:43 #

    우리부터 환독에서 깨어나는 게 순서일 듯 합니다.
  • 초록불 2013/08/23 10:14 #

    순서의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모두 환독에 유의해야 하겠지요.
  • 零丁洋 2013/08/21 22:45 #

    지극히 현대스러운 문장이군요.
  • 초록불 2013/08/23 10:14 #

    그렇습니다.
  • 斧鉞액스 2013/08/21 22:55 #

    이 나란 끝이군요
  • 초록불 2013/08/23 10:14 #

    엉엉...
  • Kael 2013/08/21 23:00 #

    어째 이번 개정 교육과정 고딩 한국지리 교과서 검정기준에 "간도는 회복해야할 민족의 고토"라는 표현이 들어가서 중국하고 외교마찰 빚었던 게 이해가 가는군요(...)
  • 초록불 2013/08/23 10:20 #

    그런 일도 있었나요...
  • costzero 2013/08/24 03:04 #

    봐야 겠구나...
  • Mr 스노우 2013/08/21 23:04 #

    아아.. 진심으로 부끄럽습니다-_-;;;
  • 초록불 2013/08/23 10:21 #

    그렇습니다.
  • Niveus 2013/08/21 23:13 #

    하하하하 그냥 웃죠. (먼산)
  • 초록불 2013/08/23 10:21 #

    웃음이 안 나옵니다. 저는...
  • Blueman 2013/08/21 23:24 #

    그저 할 말없이 웃을 수밖에요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얕은 지식을 보는 것같아 씁쓸합니다.
  • 초록불 2013/08/23 10:21 #

    취지야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저런 걸 들고 나오는 건 참...
  • Allenait 2013/08/21 23:36 #

    골아프군요... 세상에.
  • 초록불 2013/08/23 10:22 #

    어째야 할지...
  • 다루루 2013/08/21 23:37 #

    문장만 놓고 보면 좋지만 (후략
  • 초록불 2013/08/23 10:22 #

    원래 사기꾼들이 번드르르한 문장을 잘도 흉내내는 법이죠.
  • 빛나리 2013/08/22 00:05 #

    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역사문제로 국제사회에 크게 한번 비웃음 당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레드불중독자 2013/08/22 00:07 #

    아주 얼굴도 못들 정도로 개망신을 당해야 정신을 차릴 걸요....
  • 고르곤 2013/08/22 10:12 #

    그래도 정신못차릴듯요(일본이라는 좋은 거울이 있습죠)
  • 초록불 2013/08/23 10:22 #

    그런 일은 안 일어나는 게 좋겠지만... (한숨)
  • Uglycat 2013/08/22 00:18 #

    볼장 다 봤구나(먼산)...
  • 초록불 2013/08/23 10:22 #

    에구에구.
  • 을파소 2013/08/22 00:50 #

    아, 대마도 우리땅이라던 비서실장 물러나서 안심하고 있었더니 다른 복병을 생각 못했네요.
  • 초록불 2013/08/23 10:23 #

    그러고보니 그 비서실장도...
  • 검은하늘 2013/08/22 00:57 #

    .....참모들이?
  • 초록불 2013/08/23 10:23 #

    그 중에 범인이 있겠죠.
  • 2013/08/22 00: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8/23 10: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萬古獨龍 2013/08/22 01:16 #

    맙소사
  • 초록불 2013/08/23 10:23 #

    쿠궁...
  • 무명병사 2013/08/22 01:20 #

    아 놔..........
  • 초록불 2013/08/23 10:23 #

    깝깝합니다.
  • 우기 2013/08/22 01:57 #

    ㅠㅠ
  • 초록불 2013/08/23 10:23 #

    ㅠ.ㅠ
  • LVP 2013/08/22 03:28 #

    옆집은 황쿸사관, 윗집은 듙쳬이즘, 윗집 건넛집은 동붘공작(?), 여기는 황당괴기...(!!!!)

    ....요즘 무슨 철임요??? (!?)
  • 초록불 2013/08/23 10:24 #

    낚시철인가 봅니다. 에헤라데야, 만선이로세~
  • 천하귀남 2013/08/22 09:31 #

    역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이들이 공직에 많았으면 합니다.
  • 초록불 2013/08/23 10:24 #

    동감입니다.
  • 샤먼 2013/08/22 09:46 #

    유사역사학의 영향력 016의 그분은
    이번 NLL-국정원사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신 그분이군요..
  • 초록불 2013/08/23 10:24 #

    거기에도 끼어 있었군요.
  • 2013/08/22 10:2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8/23 10: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검투사 2013/08/22 10:35 #

    아무리 봐도 한국인처럼 생긴(^^) "방가방가" 같은 제3 세계 출신 노동자에게서 "사장님, 나빠요!" 소리를 듣는 아저씨가, "일제 때 우리 할아버지가 왜놈들보다 적은 돈 받고 같은 일 한 거 생각하면 이가 갈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뭐, 그런 기분이네요. 자기도 잘 한 거 없으면서, 남에게 잘 하라고 요구하는...
  • 초록불 2013/08/23 10:25 #

    적절합니다...
  • 떠리 2013/08/22 11:38 #

    으아아...
  • 초록불 2013/08/23 10:25 #

    헐헐...
  • Scarlett 2013/08/22 12:14 #

    다른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의 환단고기 인용이라니.....환독이저기까지 미칠 줄이야. 암울하군요...
  • 초록불 2013/08/23 10:25 #

    이런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랐는데 암담합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3/08/22 12:35 #

    참으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 초록불 2013/08/23 10:25 #

    에구구...
  • 광한지 2013/08/22 13:22 #

    역사를 자기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풍토가 우리 사고 속에 너무 깊숙히 박혀버린 것은 아닐지....
  • 초록불 2013/08/23 10:26 #

    이번 일과는 핀트가 살짝 다른 말씀이지만 말씀하신 내용에는 공감합니다.
  • 한도사 2013/08/22 14:49 #

    방송국은 일베가 점령하고, 청와대는 환빠가 점령했군요. 나라꼴이 참 잘 되어갑니다...
  • 초록불 2013/08/23 10:26 #

    큰일입니다...
  • 암호 2013/08/22 15:03 #

    어허허허허허허......ㅠㅠ 하아..........
  • 초록불 2013/08/23 10:26 #

    헐헐...
  • 리카아메 2013/08/22 15:06 #

    박근혜 및 참모진이 무슨 의도로 저걸 썼는진 모르겠지만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냥 무식해서 환단고기가 뭔지도 모르고 아니면 출처가 어딘지도 모르고 썼을수도 있고.
  • rumic71 2013/08/22 16:33 #

    그게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거죠.
  • 리카아메 2013/08/22 17:43 #

    어떤 식으로 위험한지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문장 자체는 출처가 환단고기이지만 그 전에 박은식이 쓴 글을 베낀 것이라고 초록불님이 써 놓으셨는데요. 제 생각으로는 문장 자체는 별 환독이랄 것은 없다고 보입니다. 물론 그 표현 자체가 문제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왜 하필 원문도 아니고 환단고기에서 따왔냐가 문제인 것 같은데요. 1차로 박근혜 참모진 중 하나가 진성 환빠이거나 환빠는 아니지만 있어보이는 문구를 아무 생각없이 넣고보니 출전이 환단고기였다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 2차는 그걸 박근혜가 수정해야되는데 박근혜도 환빠라서 그냥 넣었거나 아니면 잘은 모르지만 문구에는 동의해서 남겼을 가능성, 또는 1차로 없었는데 환빠라서 박근혜가 일부러 넣었을 가능성이 있겠죠.

    솔직히 비서진이고 박근혜고 뭘 모르고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뭐 무식하다면 무식하지만, 그리고 무식한 사람이 역사가 운운 하면서 밀어붙이면 별 좋은 일 없다는 건 알겠는데요. 박근혜가 환독에 걸렸냐 안걸렸냐를 가지고 따진다면 저는 이번 건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 새매 2013/08/22 22:33 #

    물론 모르고 인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고려 말의 이암 선생'이라고 특정한데다가 8.15 경축사 이전에 저 문장만이 따로 저 형태로 인용되어 유통된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직접 환단고기에서 발췌 해석했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 굔군 2013/08/22 22:50 #

    애초에 행촌 이암이란 사람이 저런 말을 한 적 자체가 없으니 문제라는 겁니다.
    즉, 애초에 사실 관계 자체가 틀렸습니다.
  • 초록불 2013/08/23 10:31 #

    본문에도 썼지만 대통령이 하려는 이야기는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거기에 환단고기 문장을 인용한 것은 - 몰랐다 해도 무식하기 이를 데 없는 일로 국가정상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알았다면 이건 홀로코스트 추도사에 히틀러의 말을 인용한 격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바는, 저 문장으로 보건대 누군가 대단히 깊이 환단고기에 경도된 인물이 작성한 것이라는 의심이 들고 있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의 측근에 있다는 것은 향후 정책 결정에서 국수주의적인 결정을 내릴 여지가 농후하다는 점입니다.

    81년 국회에서 국사공청회가 열린 이후에 우리 국사교과서는 상당히 민족주의적으로 경도되어버렸습니다. 이 흐름을 조선일보가 앞장 서서 열었다는 점도 상당히 아이러니한데, 최근 무분별하게 국사, 국사 하고 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향후 우리 사회에 국수주의적 물결이 더 크게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 Let It Be 2013/08/22 18:14 #

    윤보선-최규하-박근혜 트리플 콤보!
  • 초록불 2013/08/23 10:32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 Let It Be 2013/08/23 12:24 #

    윤보선과 최규하가 말년에 환빠짓 징하게 하고댕겼거든요
  • 초록불 2013/08/23 13:50 #

    그런 일도 있었군요...
  • suomynona 2013/08/23 21:51 #

    Let It Be//
    우와아아앙? 그런건 어디가면 당시 발언집같은 레퍼런스를 구할수있나요?
    논문이든 옛날신문이든 단행본이든 자료참고할만한거 있으시면 공유쫌..
  • Let It Be 2013/08/24 11:01 #

  • suomynona 2013/08/24 21:02 #

    LIB// 링크 감사드립니다

    크.... 정말이지 아주 씁쓸하네요. 이렇게 환독이 유구하고도 광대한 역사를 갖고있을 줄이야.
  • 怪人 2013/08/29 11:54 #

    아무리 큰게 좋다지만 독가스로 풍선 채워서ㅇ어디에 쓸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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