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단상 *..역........사..*



[조선] [사설] [사설] 역사 교과서, 國定이든 검정이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클릭]
황우여 당대표도 전날 방송에 나와 "국가가 공인(公認)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당 지도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역사 의식이 이 모양인 건 참 큰일입니다. 80년대에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소동이 일어났을 때 저희 선생님 중 한 분은 이런 요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단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는 나라에서 다수의 해석을 용인하는 나라에게 뭐라 한다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국정교과서를 통해서 역사에는 단 하나의 "해석"만 존재한다고 믿으며 대학에 진학했던 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쇼킹한 말씀이었죠. 그리고 다행히 한국사가 검인정으로 바뀌어서 다소 숨통이 트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만, 이걸 못 견디는 지도자들이 있네요.

저는 이번 일을 보면서 다른 사람과는 좀 다른 시각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본래 역사학이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게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증거를 채택하는 방법 등에서 매우 까다롭고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 있어서도 소설처럼 함부로 비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조금은 더 자유로운 시각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제 출신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좌파"라고 여겨진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비주류"일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큰 틀에서보면 뭐...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 이른바 "민중사관"이라는 말하자면 좌파 사관이 잠시 등장했는데, 우리 선생님들은 이런 사관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어요. 세월이 많이 흘러갔으니 뭔가 바뀐 걸까요. 그런데 유사역사학계는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이병도 이래 아무 변화없는 동네라고 맨날 떠들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정말 궁금해요.

쉽게 말해서 유사역사학계에서 이른바 정통주류로 보는 세력 중 하나가 이병도-이기백 라인인데, 저희 학교가 바로 이기백 선생의 직계라인이거든요. 그리고 저는 80년대로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학계가 친일매국식민사학이라고 욕 먹는 꼴을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보았고, 지금도 네이버에서 잠깐만 검색하면 역사학계 - 유사역사학계식으로 말하면 "강단사학" - 는 여전히 친일파들이 장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거죠.

그런데 여기에 "뉴라이트"라는 단체가 등장하면서 유사역사학계는 조금씩이나마 혼란에 빠져들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들의 입장에서 "뉴라이트"라는 동네는 그야말로 친일대마왕인데, 이들과 기성 역사학계(그러니까 "강단사학")가 대립각을 세운단 말이죠. 제가 잠깐 본 바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내놓거나 한 일이 없어요. 얼렁뚱땅 뉴라이트를 역사학계 전체와 등치시키는 비겁한 수법들을 본 기억은 있습니다만.

그러니까 이 글의 결론은 이런 짤방으로 대신합니다.


덧글

  • Masan_Gull 2014/01/09 14:14 #

    친일 강단사학...이 친일이라고 욕하는 교학사 계열...

    오오 역시 역사학은 친일로부터 자유롭게, 한민족의 참역사를 가르치는 학문이어야죠!
    그런 의미에서 국사시간에 동그란 단고기를 가르ㅊ...(웁웁)
  • 초록불 2014/01/10 06:07 #

    국사 시간에 그런 거 가르치면 안 됩니다...ㅠ.ㅠ
  • 유독성푸딩 2014/01/09 14:24 #

    그저 부들부들(....)
  • 초록불 2014/01/10 06:07 #

    그러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인지부조화의 현장...
  • bergi10 2014/01/09 14:35 #

    교학사 역사 교과서 같은 막장도 한 번씩 나와줘야 다른 출판사들이 정신차리고 더 잘만들텐데요.

    ㅡㅡ;;

    그나저나, 황 대표는 정말 비호감이네요.
  • 초록불 2014/01/10 06:08 #

    새누리당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심지어 러시아, 베트남, 북한에서 국정교과서로 수업을 한다는 걸 예시라고 드는 국회의원까지 있다니 기겁하게 되네요.
  • 比良坂初音 2014/01/09 15:22 #

    다양한 역사 교과서가 나와야 한다면서 정작 자기네들이 밀려는 교과서가
    반발사서 채택 안되어버리니 국정 교과서 드립을 치는 것만 보아도
    대체 어느쪽이 외압을 걸고 있는건지는 뻔한데
    (더군다나 하지도 않은 학교운영위원회의를 열었다고 구라로 회의록을 작성하는
    공문서 위조질 까지 하면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대체 어디서 외압을 받은걸려나요ㅎㅎ)
    거기에 진영논리 들고와서 떠드는 애들 보면 뇌를 대체 어디다 쓰나 싶더군요
  • 초록불 2014/01/10 06:10 #

    이제 진영논리는 하나의 기초 원리처럼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는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말씀하신 문제로 충돌하는 걸 보았는데, 교학사 옹호하는 모 신문 논설위원이 거의 울부짖더군요. 광기라고 할 정도여서 섬찟했습니다.
  • moduru 2014/01/09 15:42 #

    관점과 시각을 제외하고,
    제가 이번에 문제가 된 교과서의 인용표기된 영광을 누린 입장에서 보자면,
    이 교과서는 기본도 안된 겁니다.

    관점이 아닌, 기본도 안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사역사학과 동일하더군요.

  • 초록불 2014/01/10 06:11 #

    기본을 갖추었다면 논쟁이 좀 더 생산적이었을지도...
  • 구데리안 2014/01/09 15:59 #

    특히나 그런식의 단일화된 역사의 관점을 보여주는게 자칭 아마추어 역사학, 혹은 역사 덕후 라고 자칭하는 사람들 아니곘습니까?

    특히나 요즘의 네이버 역사 카페나, 다음의 전쟁사 카페나 들어가서 보면, 그런 역덕후라는 분들꼐서는 자기들이 찾아서 본 원 리소스 몇개 가지고 교과서나 학부 강의 비판하는걸 현재 직업 특성상 자주 보게 되는데. 그런거 보면 참 암담하더군요.

    ...... 그나마 제대로나 봤으면 또 이해라도 간다지만, 서술 함정에 다 걸려서 넘어진 걸 자랑하면서 그걸 자신의 주장 근거로 써먹는걸 좀 보게 되더군요.

    하긴 이글루스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요.
  • 초록불 2014/01/10 06:12 #

    그런 곳을 다녀보지 않아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라면 참 문제군요.
  • 라시엘 2014/01/09 17:08 #

    뭐, 역사적 논의야 차치하고, 물론 전 초록불님 말씀에 동의하지만, 저는 당장 검정에서 국정으로 바뀌면 교과서 만들 인원이 필요 없어질 테니 메치니코프나 마셔야 할 듯합니다. 블로그는 이제야 좀 조용해지는 거 같은데 시간대의 문제인지 정말 끝난 건지 궁금해하는 중.
  • 초록불 2014/01/10 06:14 #

    사람들을 획일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얼마 전에는 학생들의 복장 단속을 부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서울시 교육감 인터뷰도 보았는데, 대체 아이들의 옷이 어떻든, 머리가 어떻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다른 학생들에게 어떤 위해가 된다는 건지 도저히 그 양반의 논리를 쫓아갈 수가 없더군요.
  • 라시엘 2014/01/10 10:57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획일화라는 게 통치 방식으로는 좋기는 합니다만. ㅋㅋㅋ;; 오히려 이젠 검정의 국정화 반대를 민영화랑 연결시켜서 얘기하는 게 또 흐름이 되어버렸더라구요. 검정이 결국 민영화인데 왜 이번엔 국영화를 반대하냐고. 보수든 진보든 점점 정줄을 놓게 하는 발언들이 쏟아지니 정신이 멍할 따름입니다.
  • DeathKira 2014/01/09 22:45 #

    "단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는 나라에서 다수의 해석을 용인하는 나라에게 뭐라 한다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다."
    이 말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오네요.
    다양성을 권장해도 못할망정 무슨 태도일까요.
    물론 다양성을 권장하더라도 교과서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은 지켜야겠지만요.
  • 초록불 2014/01/10 06:16 #

    현재 상황도 선진국들에 비하면 엄청 규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예 재갈을 물리겠다고 나오면 이건 참... 몇 년 전에는 금성교과서만 좌편향인 것처럼 욕을 먹었는데, 이제는 모든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인 것처럼 이야기들 하는 상황이니 그야말로 누가 잡혀갈 때마다 침묵했더니 나중에는 자기가 잡혀가더라는 시가 저절로 생각이 나 버립니다.
  • 훼드라 2014/01/10 06:36 #

    뉴라이트에 한때나마 가담했던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좀 밝혀야 할것 같아서 몇자 적습니다.

    사실 애초부터 뉴라이트가 우려했던 문제는 현대사 부분의 '좌편향 왜곡'
    부분이었지...고대사 부분엔 별 관심 없었습니다

    - 그 좌편향 문제가 결국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평가라던가 4.3, 여순사건
    이런일들이긴 합니다만...

    뉴라이트의 지도부급 인사들과도 공,사석에서 한,두번 직,간접적으로
    접촉해본 제 경험상...솔직히 뉴라이트 인사들중 환단고기니 뭐니 그런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 거의 없었습니다 - 이걸 자랑이라 해야할찌 쪽팔린
    걸로 생각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

    다만 요즘 보면...이른바 환빠들이...그 이병도 교수에서부터...무슨 근래의
    동북아 역사재단이라던가 뉴라이트까지를 싸잡아...무슨 식민사학 계보까지
    만들어 인터넷 여기저기 뿌리는 모습을 보며...씁쓸한 생각마저 들더군요...

    전혀 상관도 없고 교류도 없었을 사람들까지 한통속으로 묶어 식민사학
    운운하며 비난하는게... - 사실 뉴라이트엔 이병도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뉴라이트에 불만이었던게...친일청산 문제에 대해선...
    해방직후...과연 일제때 공무원이나,군인,경찰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숙청했다면...그 시절에 나라꼴이나 제대로 만들어
    운영할수 있었겠느냐...이렇게 소극적으로 변명정도나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을...무슨 쓸데없이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이런 논리까지 만들어
    일을 복잡하게 만드나...그게 불만이었고...솔직히 그게 제가 뉴라이트와
    결별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 뭐 식민지 근대화론도 가령 일제때 오히려 조선인구가 증가했다거나
    생산량이 증가했다는등...객관적 수치도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이 문제에다 기왕에 존재하는 환단고기 운운하는 고대사(?)
    논쟁(?)까지 뒤섞여서...상황만 더 복잡하게 만들어버린것 아닌가.
    전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초록불 2014/01/10 10:49 #

    말씀하신대로 고대사 부분에는 관심이 덜 가고 있는 것 같긴 하죠. 이병도는 정말 역사 속으로 보내버린 인물이니 모르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환단고기 신봉자들이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건 아니고, 오히려 안 뛰어드는 것이 웃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Scarlett 2014/01/10 11:43 #

    역사란 엄연히 학문의 영역인데 정치적으로 사람들 입맛에 따라 이리 저리 휘둘리는 모습들이 씁쓸하네요. 이 와중에 몰지각한 국정 교과서 드립까지.....북한까지 들먹이는걸 보니 많이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 초록불 2014/01/10 16:00 #

    북한 이야기는 정말...
  • 2014/01/10 11:5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1/10 16:0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Marcus878 2014/01/13 02:30 #

    초록불님,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방금 환Q랑 글을 석다가 환Q글을 잠깐 섞다가 빠져나왔는데요.
    아... 정말 답답하네요.
    저 위의 글들을 쓰시면서 얼마나 답답하셨을런지...
    대단하십니다.
  • 초록불 2014/01/13 10:48 #

    과찬의 말씀입니다. 오래 하다보니 이력이 나서 측은지심이 들뿐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 찬물 2015/08/29 14:44 #

    이기백 교수...,
    좀 엉뚱한 얘기지만 1980년대 고시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국사과목의 필독서가 <한국사 신론>이라 달달 외운 적이 있습니다.
    <성읍국가>라는 용어를 처음 봤고...
  • 초록불 2015/08/30 14:20 #

    80년대에 고시 공부를 하셨으면 연배가 있으신 분이네요...^^
  • 꼬질꼬질한 둘리 2015/10/09 00:05 #


    이 책에서는 이기백선생님을 "민중적 민족주의자"로 오늘날의 좌파역사학이 있게 만든
    원흉이라고 하는데... 초록불님이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한국사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었나』, 정경희, 비봉출판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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