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비사불우부悲士不遇賦 *..역........사..*



사마천은 8편의 부賦를 지었다고 하는데, 전해지는 것은 한 편뿐입니다.

때를 못 만난 슬픈 선비의 노래라고 풀 수 있는 "비사불우부悲士不遇賦"가 그것입니다. 사마천이 말년에 지은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슬프다! 때를 얻지 못한 선비여,
홀로이 그림자만 돌아보니 참담하도다.
언제나 극기하여 예로 돌아가고
뜻과 행실이 알려지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재능을 믿어도 세상과는 어그러지니
죽음에 이를 때까지 부지런을 떨 수밖에.
형체가 있다 해도 드러낼 수 없으니
능력이 있다한들 펼칠 수가 없구나.

어이 하여 곤궁함과 현달함은 사람을 미혹시키고
선함과 악함은 분별하기가 어려운가.
세월은 유장하고 거침없으니
마침내 몸을 굽혀 떨치지 않으리라.

공정하게 세상을 위하는 사람은 저와 내가 같으나
사사로이 자신을 위하는 사람은 슬퍼할 뿐이로다.
천도는 오묘하고 또 그렇게 성기기도 하구나.

세상의 이치는 명명백백하니
서로 다투고 빼앗는 것.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함은
재목이 비루한 탓이로다.

부귀를 좋아하고 가난을 업신여기는 것은
명철함을 어지럽힐지니.
분명하고 철저하게 통달해야
깨달음을 품게 되리.
어둡고 어두우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몸 안에 독만 기르게 되리라.

내 마음을 현사가 헤아리고
내 말을 현사가 가려내리.

세상에 명성을 못 남기는 것을
고인은 부끄러워했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좋아도 좋으니
누가 아니라 하리오!

역경과 순조로움은 순환하니
갑자기 일어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도리도 믿을 수 없고
지혜도 믿을 수 없다.

복이라고 앞에 서지 말고
화 역시 건드리지 말라.
몸을 자연에 맡기고 하나가 되라.



마지막 연을 보면 도가道家의 분위기가 보이지만, "극기복례"라든가 "조문도석가의"와 같은 이야기는 모두 공자의 것으로 유교의 기풍이 더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목이 의미심장한데요.

세상의 이치는 명명백백하니
서로 다투고 빼앗는 것.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이고 그것이 이치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은 이어지는 내용으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함은
재목이 비루한 탓이로다.


사실 사마천도 죽음 대신 삶을 택한 것이라 이 말은 어찌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조소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님은 이 구절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현사가 헤아리고
내 말을 현사가 가려내리.


자신이 쓴 책, 그 평가는 뒷날의 현사가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리하여 도리도 믿을 수 없고 지혜도 믿을 수 없지만 "역사"를 믿으라는 말을 뒤에 감추고 있다고, 역시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연의 "자연"이란 사실 한자 그대로 "自然" - 스스로 그러한 "역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