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면 뭐라도 마다하리오 *..역........사..*



조선 영조 때 일입니다.

영조는 담병痰病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담병이라는 게 뭐냐 하면...

그냥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거라고 보면 됩니다. 담痰이라는 한자는 가래를 뜻하는 것인데, 한방에서는 몸에 생기는 안 좋은 물질을 통칭하여 담이라 부르고 이것이 고이면 병으로 발현한다고 말하죠. 우리가 근육통으로 팔을 못 들거나 해도 담들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서 온 말입니다.

아무튼 여기에 고양이 가죽이 좋다고 누군가가 진언을 했습니다. 담 들린 부위를 고양이 가죽으로 덮으라는 뜻이었을까요? 그러자 영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합니다.

"조선에 남은 것이 고양이뿐인데 과인이 한 번 취하면 팔도에 남아나지를 않을 것이다."

임금이 담에 고양이 가죽이 좋다고 한 번 사용하면 사방에서 고양이 가죽을 쓰려고 할 것이니 멸종되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거야말로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다고 소문 내면 멸종할 거라는 이야기와 유사하지 않나요?

영조가 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 아니고 선례가 있었습니다. 이전에 영조는 추석환秋石丸이라는 약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사방 천지에서 추석환을 먹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럴 수도 있기는 하죠. 추석환이라는 약은 장생불로長生不老 - 오래 살고 늙지 않는다는 고대의 영약이거든요. 몸에 좋다는데 뭐 안 먹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추석환의 정체는 바로...







오줌입니다!



사실입니다.

추석환은 동남동녀(그러니까 어린아이)의 오줌을 받아서 정제(라고 해봐야 말려서 가루를 얻는 것이겠지요)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한나라 때 유명인사인 회남왕 유안이 이걸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제하고 나자 하얀색이 되어서 추석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거죠. 하얀색은 오행론에 의할 때 가을[秋]을 의미합니다.

당나라 때 시인 백낙천은

한유는 유황을 복용하여 병에 한 번 걸리지 않고
원진은 추석을 정제하여 늙지를 않네


라는 시를 지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알고보면 널리 먹던 약이라는 이야기죠. 오늘날 녹십자에서 소변을 거둬가는 것과 유사하달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먹지 않겠습니다. 장생불로건 뭐건...



아무튼 영조 임금이 오줌으로 만든 약을 먹었다고 해서 유행이 되었다 하니, 아이들도 오줌 누느라 물배깨나 채워야 했을 겁니다.




[사족]
옛날 대궐에서도 고양이를 길렀습니다. 쥐 잡는 용도로 길렀던 것으로 잃어버리면 혼쭐이 나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들은 때로 집을 나가 돌아다니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으니 그때마다 고양이 담당은 정신이 없었을 것 같네요.

덧글

  • LVP 2014/06/08 17:37 #

    물을 배터지게 마시게 한 후에, 봉화대에 앉혀놓고 불장난을 시키면 되겠...(!?!?)
  • 냥이 2014/06/08 18:29 #

    그리고 국방담당부서에서는 난리가 나지요.
  • 유카 2014/06/08 18:01 #

    지금이랑 별반 다르지 않네요 ㅎ 누가 무슨 장사해서 돈 벌었다고 하면 우르르 따라하고..ㅎ

    그나마 임금이 그런 것에 자각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ㅎㅎ
  • 초록불 2014/06/09 14:05 #

    영조는 이것은 조선의 고황(불치병의 대명사)이라고 말하지요.
  • rumic71 2014/06/08 18:06 #

    어린이 오줌 먹이는 게 의외로 일제시대까지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단 성에 눈을 뜨지 않은 정말 순수한 아이여야 했다고...
  • 초록불 2014/06/09 14:05 #

    그래봐야 오줌이죠...ㅠ.ㅠ
  • 나루 2014/06/09 14:48 #

    성에 눈을 뜨지 않은 순수한... ㅠㅠ
    경찰아저씨! 여기에요! ㅠㅠ
  • 無碍子 2014/06/08 19:23 #

    동뇨요법이라는 게 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 초록불 2014/06/09 14:06 #

    비과학적 비위생적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 욜랴 2014/06/08 21:05 #

    재미있네요.... 근데 녹십자에서 아직도 오줌을 가져가나요?
  • 위장효과 2014/06/08 21:30 #

    유로키나제라고 혈전 용해제 뽑아내려고 그런건데 요즘은 합성해냅니다.
  • 욜랴 2014/06/08 22:52 #

    그러니까요. 합성할 뿐더러 요샌 용해제로도 UK를 별로 안쓸텐데.. 아직도 모아가나 했어요ㅋ
  • 초록불 2014/06/09 14:06 #

    요즘은 안 가져가는군요... 이게 다 나이 먹은 탓이에요.
  • 위장효과 2014/06/09 14:08 #

    UK 아직도 많이 쓰고 있는데요??
  • 욜랴 2014/06/09 16:57 #

    예전에 오줌가져가던 시절에 비하면 현격히 사용범위가 줄었죠
    2000년대 초반에는 청정...?소변을 얻기위해 제약회사가 북한 소변을 수입했다고도 합니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군요. 훨씬 나은약이 많아서.
  • 위장효과 2014/06/09 17:37 #

    뭔 이야기이신지? 지금 병원 평가-그중에서도 응급진료항목에서는 경색질환에 대한 평가 항목으로 "내원후 몇 시간 이내 조치가 들어갔는가?"이고 이 조치에는 혈관조영술및 유로키나제 주입입니다만? 그래서 문제 생기는 경우들도 많고요?
  • 욜랴 2014/06/09 18:10 #

    왜 흥분하시는지..? 이문제로 싸우고싶지는 않은데요. 제가 알기로 요새 그런 응급상황에서 혈관주입하는 약은 거의 tPA 이나 rtPA 입니다. 넷상에서 제 전공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지만 화나신 거 같아서 첨언해봅니다.
  • 위장효과 2014/06/10 09:02 #

    그럼 ㅇUK쓰느라 고생하거나 그 후에 일 생기면 그거 해결하느라 고생하는 제 친구들은 다른 차원에서 일하는 중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 연성재거사 2014/06/08 21:31 #

    그게 아마 요오드 섭취 때문에 나온 처방법일 겁니다. 송시열도 요오드 섭취를 위해서 오줌을 받아 마시는 처방을 쓰다가 독이 올라서 목숨이 오락가락하게 되었는데, 허목에게 약을 구했고 허목은 처방으로 비상(!)을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송시열을 그걸 먹고 또 회복이 되었다(...)는 대인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에 들꽃향기님에게서 들었는데, 출처를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는 요오드를 얻기 위해서 생선이나 구워먹을려고요.......(응?)
  • 초록불 2014/06/09 14:07 #

    음, 그 이야기는 저도 들은 바 있는데, 야담류에 나오는 이야기겠지요.
  • rumic71 2014/06/09 20:36 #

    요오드라면 생선보다 해초에 많죠.
  • 노아히 2014/06/08 21:48 #

    추석환이라... 저런 걸 처먹고도 용케 통풍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꽤 되었군요.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이라 그런가...;;;
  • 초록불 2014/06/09 14:07 #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 아빠늑대 2014/06/09 02:17 #

    요료법은 아직까지도 그걸 신봉하는 분들이 몇몇 보이십니다.
  • 초록불 2014/06/09 14:07 #

    에구구구.
  • dunkbear 2014/06/09 08:29 #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제 친척도 요로법을 쓰셨다고 하더군요. 저처럼 신장염이셨
    는데, 오줌의 노폐물을 감안하면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전무라는 게... 에휴.
  • 초록불 2014/06/09 14:07 #

    몸이 필요없다고 버리는 것을...

    우주선 안의 인간도 아니고...
  • 토나이투 2014/06/09 10:22 #

    아기님이 주신 오줌경단맛 잊지 않겠습니다
  • 초록불 2014/06/09 14:08 #

    네버 포겟...
  • highseek 2014/06/09 13:22 #

    동의보감에 있죠.

    소변을 모아 달이면서 버드나무로 잘 저으면 돌이 생긴다. 이것을 추석(秋石)이라고 하는데 추석을 복용하면 뼈가 튼튼해지고 몸이 건강해져서 모든 병이 사라진다.
  • 초록불 2014/06/09 14:08 #

    본초강목에 실려 있으니까 동의보감에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 뒤지기 귀찮아서 넘어갔습니다. (먼산)
  • 나루 2014/06/09 14:02 #

    녹십자에서 요즘 오줌을 거둬가나요??? 몰랐습니다 ㄷㄷ 그분들은 그거 거둬서 대체 어떤 약에 넣으시려고?? ㅠㅠ
  • 초록불 2014/06/09 14:09 #

    위에 댓글에 나오는데, 소변으로 얻던 것을 요새는 합성해서 만든답니다.
  • 을파소 2014/06/09 14:54 #

    그러고보니 송시열도 요로법 쓰다가 병나자 정적인 허목에게 처방을 받아 살았다고 하지 않던가요?
  • 초록불 2014/06/09 15:11 #

    위에 연성재거사님 댓글에서도 언급이 있습니다.
  • 재팔 2014/06/09 15:35 #

    소변이 아니라 대변이었음 말년의 모습(?)이 합리적으로(?) 이해되었을텐데.. ㅋㅋㅋ

  • 초록불 2014/06/09 18:26 #

    허걱...
  • 루드라 2014/06/09 22:58 #

    제가 5살인가 6살인가 되었을 적에 한 집에 살던 아줌마(라고 해도 아직 결혼은 안 했던 처녀)가 약에 쓴다고 제 오줌을 받아간 기억이 납니다.

    어른들끼리 어린 남자 아이의 오줌이라야 된다 운운하더니 결국 나로 낙찰되어 내게 오줌누라고 하더군요. 그릇에 무슨 나무 뿌리 같은 것이 담겨 있는데 거기다 오줌을 눴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에 의하면 먹는 약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 초록불 2014/06/10 00:21 #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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