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 있으면 뭐하나? *..역........사..*



궁 안에도 화장실이 있었다고 합니다.

왕과 왕비 등은 매화틀이라 부르는 일종의 요강을 이용했지만 궁궐 안에는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화장실이 필요했겠죠. 하지만 이 화장실들 과연 누가 이용했을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생각해보기에는 신하들이 이용했겠지요. 소변을 참지 못하고 궁궐 계단에서 실례를 하는 통에 탄핵을 받는 경우도 있었으니,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신하들이 화장실을 찾았는데 그 안에서 무수리가 볼 일을 보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궁 안의 잡일을 담당하는 궁녀 등은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왕조실록 기록이 있습니다.

중종 58권, 22년(1527 정해 / 명 가정(嘉靖) 6년) 3월 24일(신축) 3번째기사
세자궁 시녀 은금·색방상자 은금·무수리 현비·시녀 중월 등의 공사를 받다
세자궁의 시녀 은금(銀今)의 공사(供辭)에는,
“지난 2월 26일 오후 소변을 보기 위해 세자궁 북쪽 동산(東山) 당향목(唐香木) 아래로 갔었습니다. 소변을 보면서 올려다봤더니 삼끈에다 죽은 쥐를 묶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것이 보였습니다.”

세자궁의 무수리 현비(玄非)의 공사에는,
“지난 2월 26일 오후 소변보기 위해 세자궁 북쪽 담장 밖의 동산에 있는 당향목 아래로 갔었더니, 은금이 먼저 그곳에 와 있었는데, ‘쥐를 당향목 가지 끝에 매달았다.’ 하기에, 제가 즉시 가보았습니다.”


이렇게 세자궁 북쪽 동산 당향목은 궁녀들의 전용 야외 화장실로 이용되었던 것이죠. 바바리맨은 출몰하지 않았으려나요... (먼산)



궁궐에서 과거를 치를 때도 문제였습니다. 분명히 시험 시간에 외부로 이동하는 것이 금해져 있었을 것이니 생리현상이 급한 사람들이 어찌 했겠습니까? 결국은 그 안에서 해결을...

광해군은 인정전(창덕궁의 가장 유명한 궁궐이죠)이 과거 시험 때문에 너무 더러워졌다고 절대 인정전에서 소변을 보지 못하게 하라고 엄명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걸핏하면 소변을 보았다는 이야기인 거죠.

화장실을 만들어 해결할 수 없었던 당대의 고민도 이해는 되지만, 그러면 과거 보는 선비들에게 요강을 휴대케 하라든가 해야지, 소변을 보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말하는 건... (시험장에 굶고 가는 수밖에는...)

덧글

  • 무명병사 2014/06/10 14:59 #

    으엑...........
    먹은 게 없으니 머리에 밥 생각밖에 안났을테고, 그렇다면 이것은 전체적인 답안지 수준을 낮춰서 그 중에서 뛰어난 답안을 쉽게 골라내어 채점을 쉽게 하려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이군요(이건 농담입니다).
  • 소년 아 2014/06/10 15:12 #

    시험 요강에 요강지참이라고 적혀 있었다면, 요강도 없을만큼 가난하면 시험보러 못 들어가는건가요ㅠㅠ 경쟁자를 과거에서 떨어뜨리려고 요강을 깨뜨린다던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알고 갑니다:)
  • 위장효과 2014/06/10 16:14 #

    바바리맨은 없지만 철릭인이라든가 도포인이라든가...(얌마!)
  • 을파소 2014/06/10 16:25 #

    그런데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니까 내관이 용의자(?!)
  • 잭 더 리퍼 2014/06/10 18:0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우기 쉽지 않은거 배웠습니다ㅋㅋㅋㅋ
  • 초록불 2014/06/10 18:18 #

    감사합니다...^^
  • 나루 2014/06/10 18:08 #

    과거라고 하니 중국 과거도 공원이라고 해서 엄청 넓은 시험장에 요즘 독서실처럼 벽쳐놓은 곳에서 하루종일 시험쳤다고 학부때 배웠는데, 그쪽도 요강이 필요했겠군요...
    한국도 과거를 하루종일 봤나요??
  • 초록불 2014/06/10 18:18 #

    전시의 경우는 해질 때까지 시험을 보았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차지하는 게 매우 중요했다고...

    야외에서 시험을 치니까 칸막이 같은 건 없었을 겁니다.
  • 나루 2014/06/10 23:59 #

    나무그늘아래 ㅋㅋㅋㅋ 그렇겠네요..
  • sharkman 2014/06/10 18:56 #

    당향목 위가 절호의 도촬 포인트였군요.
  • 초록불 2014/06/11 10:04 #

    그 보다는 동산 아래 덤불 쪽이...(쿨럭)
  • 검투사 2014/06/10 19:04 #

    으음... "베르사이유의 에티켓!"이 생각나는... -ㅅ-;

    그러고 보니 화장실의 역사에 대한 책도 있지요. -ㅅ- 동양 것은 일본, 더군다나 메이지 이후 것만 다뤘더군요.
  • 초록불 2014/06/11 10:05 #

    수세식 화장실 하나만으로도 현대 문명은 찬양 받아 마땅하죠...^^
  • 검투사 2014/06/11 12:31 #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싸우고 싶어 안달난 밀덕 신참에게

    "야, 이 새퀴야! 난 휴지로 똥 닦을 수 있어서 좋아 죽겠는데, 싸우잔 말이냐!" 하던 걸 생각하면...

    휴지 또한 수세식 변소만큼이나 훌륭한 발명품이죠.
  • 루나루아 2014/06/10 20:46 #

    ....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대소변을 눌리가 없어! 는 어린 시절의 헛된(...) 환상인데, 생각해보면 배설문제는 예로부터 참 곤란했겠군요... 게다가 과거시험의 그 근엄(?) 했을 와중에 선비라는 자가 추태를 나란히 보였을 생각을하니 ㅋㅋ..
    재미있는거 배워갑니다!!!ㅎㅎ
  • 초록불 2014/06/11 10:05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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