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의 최초 번역자는 누구? *..역........사..*



뭐 좀 찾다가 이런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서울신문] 레미제라블 한글 제목, 100년 전 최초번역본 보니 ‘너 참 불상타’ [클릭]
1862년 출간된 ‘레미제라블’은 1914년 홍명희가 초역해 ‘청춘’지에 첫 소개 되었으며 초역 당시 제목을 ‘너 참 불상타’로 번역하고 있다. ‘레미제라블’ 한글 제목은 1918년에는 ‘애사’로 바뀌었으며 1922년에는 홍난파가 같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잘못된 사실들로 범벅이 된 기사입니다. 『너 참 불상타』라고 번역(사실은 작품 소개)한 사람은 홍명희가 아니라 최남선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좀 더 아래에서 하겠습니다.

그래서 좀 더 찾아보니 제일 오래된 기사로 검색되는 것은 이런 것이네요.

[경향신문] [생각통통 초등논술]레 미제라블과 ‘아, 참 불쌍타’ [클릭] - 2005-12-19
아빠:처음에 레 미제라블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홍명희라는 선생님이 그 책을 번역하셨는데 제목을 ‘너 참 불쌍타’로 지으셨단다.

이렇게 된 원인이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두산 백과사전에도 이런 잘못된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홍명희(洪命熹)는 1914년 《레 미제라블》을 《너 참 불상타》로 초역하여, 《청춘》지에 소개하였다. 《레 미제라블》은 1918년에 민태원(閔泰瑗)이 《애사(哀史)》라는 제목으로 《매일신보》에 연재하였으며, 1922년에는 홍난파(洪蘭坡)의 번역으로 《애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번역문학 [飜譯文學] (두산백과)


그러니까 백과사전에 이런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서 이후 혼란을 빚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남선이 쓴 『너 참 불상타』에 대해서는 이런 기사를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신동아] [뉴 다큐 | 잃어버린 근대를 찾아서] 3·1만세 전야에 마주 앉은 민족대표와 일본 군사령관 [클릭]
일찍이 레미제라블에 주목한 최남선(崔南善)은 일본어 번역에서 한 장을 발췌해 1910년 그의 잡지 ‘소년’에 전재했다. 또 1914년에 창간한 ‘청춘’ 첫 호의 부록에 ‘세계문학 개관’이라 하여 그 줄거리를 실었는데, 거기서 최남선은 제목을 ‘너 참 불쌍타’로 번역해 달았다.

[동아] 서재필, 번역 씨 뿌리고…최남선, 싹트게 하고…김억은 꽃을 피웠다 [클릭]
최남선은 서양 언어에 능통하지 못해 대부분 일본어 저본을 한국어로 중역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최남선 스스로도 ‘레미제라블’ 번역서에 “나는 불행히 원문을 …을 행복은 가지지 못하얏스나 일즉부터 그 역본을 …어 다대(多大)한 감흥을 엇은 자로니”라고 밝혔다.

이처럼 번역자에 대한 정보가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오류도 있습니다. 『너 참 불상타』는 최초로 레미제라블을 소개한 글도 아닙니다.

레미제라블에 대해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것은 역시 최남선에 의한 것인데, 이때 제목은 특이하게도 『ABC계契(여기서 계는 모임을 뜻하는 것)』였습니다. 1910년 소년 제19호에 실렸습니다. 일본에서 먼저 번역된 『ABC조합』을 다시 번역한 것인데, 이 이름은 Abaissé(고통이라는 뜻인 모양)의 발음이 아베쎄로 ABC와 음이 같기 때문에 이렇게 번역된 것입니다. 이 번역은 레미제라블 중 아베쎄 친구들이라는 혁명 동지들의 봉기 부분만을 번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최남선이 번역한 『너 참 불상타』는 쿠로이와 루이코의 『噫無情(아아, 무정)』을 발췌번역한 것입니다. 쿠로이와 루이코는 전에 썼던 『철가면』(http://orumi.egloos.com/4865832 [클릭])의 일본 번역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쿠로이와 루이코의 번안작품(쿠로이와 루이코는 등장인물들을 일본 인명으로 바꾸었다)은 민태원에 의해서 『애사哀史』로 국내에 번안소개됩니다. 이때 민태원은 일본 인명으로 번역된 등장인물들을 조선식 인명으로 다시 바꾸었습니다.

장발장은 장발찬.
자베르는 차보열.
코제트는 고설도 등등.

여기서는 민태원 번안소설의 의의를 다루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소개 정도로만.

해당 정보에 대한 확인은

박진영, 한국의 근대 번역 및 번안 소설사 연구, 연세대 2010 박사 논문
[추가] 해당 내용은 http://blog.naver.com/bookgram/120178770971 [클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에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참고한 자료는

최지현, 한국 근대 번안소설 연구 : 민태원의 「애사」를 중심으로, 경상대 2013 석사 논문

입니다. (이유는 이 논문은 국회도서관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_-;;)



궁금한 것은 왜 홍명희가 번역자로 떠오르게 된 것일까... 하는 점인데, 두산백과 이외의 답은 못 찾았습니다.

덧글

  • 암호 2014/06/13 11:31 #

    아무래도 홍명희 대표작이 임꺽정이란 점에서 기존 질서를 붕괴하는 장면이 담긴 레 미제라블을 번역렜다고 생각되었을 듯 합니다.

  • 초록불 2014/06/13 11:52 #

    아래 迪倫님 글이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암호 2014/06/13 12:01 #

    동의합니다, 음악으로 유명한 홍영후였으니 말이죠.
  • 迪倫 2014/06/13 11:39 #

    레미제라블 번역사는 소개하신 박진영 선생의 블로그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http://blog.naver.com/bookgram/120178770971

    어쩌면 의외다싶은 홍난파가 번역한 것이 같은 홍씨의 문학가로 홍명희로 잘못 전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초록불 2014/06/13 11:51 #

    우하하, 블로그를 하고 있었군요. 전혀 몰랐네요. 해당 블로그 링크도 본문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홍난파가 홍명희로 와전되었다는 건 설득력이 있네요.
  • virustotal 2014/06/13 13:40 #

    두피디아(두산백과)는 오타 오기 잘못된 정도를 알려주면 점수를 주고

    그걸 모아서 문화상품권을 주는 ...

    노답인 사전입니다.

    가입하고 글남기세요

    뭐 국립국어원보단 낫죠

    상품권이라도 가질수있으니
  • 초록불 2014/06/13 13:40 #

    이미 남겨놓았습니다...^^
  • virustotal 2014/06/13 13:48 #

    http://www.doopedia.co.kr/common/board/board.do?_method=list&cd=01

    여기에 찾아봐도 남긴건 안보이네요

    두산백과 문제라면 여기에 지적질하고 글 남기는것이 빠르고

    여기말고

    점수를 받을려면 레미제라블 항목을 적어야 하는데

    안보이네요
  • 초록불 2014/06/13 14:16 #

    네이버 쪽에서 처리했습니다. 전에도 네이버에서 처리했거든요.
  • rumic71 2014/06/13 15:05 #

    그러고 보니 '방히' 아가씨를 모시는 '고숙' 이 나오는 철가면을 어렸을 적에 본 기억이...(이건 보아고베 포스팅에 달 리플인가)
  • 초록불 2014/06/14 09:03 #

    그런 책도 있었군요...
  • 2014/06/13 22:0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6/14 09: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6/14 09: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6/14 11: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6/14 16: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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