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붙이는 싸움인가? *..역........사..*



[시사인] 고지도 위에서 싸우는 21세기 동북아 [클릭]

시사인의 남문희라는 기자의 글이다. 어이가 많이 없는 글이라 뭐부터 짚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목적은 동북아역사재단 흔들기다. 왜 무슨 목적으로 동북아역사재단을 흔드는 것일까?

위 기사를 보면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난하는 사람의 정체가 보이질 않는다. 왜 익명으로 인용하는 것일까?

반발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라고 말한다. 무려 9줄에 걸친 인용인데 인용의 주체가 밝혀져 있지 않다. 더구나 그 시작이 이렇다.

우선 한국사의 출발이 고조선이 아니라 중국의 식민지인 한사군이라는 인상을 준다.

사실 관계를 가지고 따지는 게 아니라 "인상"이 그렇다는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위 내용에는 다분히 감정적인 수식어가 들어있다.

"수십 개의 허약한 소국"

국가가 작은 공동체로 시작해서 강력한 왕국으로 발전하는 것은 역사학의 상식이다. 그런데 그런 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냥 삼국이 뿅하고 나타났다고 말하는 이런 몰상식한 발언을 대체 누가 한 것일까? 바로 이런 비판에 직면할 것이 두려워서 그 이름을 숨긴 것이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다. 그 발설자는 삼한을 언급하는 것이 허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자학적인 사관이라는 "인상"을 독자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현재 한국사를 연구하는 학자 중에 임나일본부를 주장하는 학자는 한 명도 없다. 그런데도 위 기사는 한국사 연구자들이 임나일본부를 주장이라도 하는 것처럼 임나일본부와 쓰다 소키치의 주장을 장황하게 늘어놓고는 동북아역사재단의 반론은 한 줄로 처리해 놓고 있다. 이미 의도가 명확히 보이는 기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기사에서는 만리장성이 평양까지 이어져 있다고 주장하지만, 평양은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다. 선전선동으로 제시되어 있는 자료인 셈이다.

시사인의 두번째 기사를 보자.

[시사인] 역사 갈등 해결할 '키'는 남북 역사교류 [클릭]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낙랑군고>에서 이병도 전 교수가 거론한 역도원(중국 남북조 시대 북위의 역사학자)의 <수경주>에는 '패수'의 위치에 대한 고구려 사신의 발언이 나온다. 고구려 사신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 전 교수의 학설('조선현은 현재의 대동강 남단에 있었다')은 오류라는 게 밝혀질 상황이었다. 그러자 이 전 교수는 '고구려 사신이 강 이름을 착각했다(열수를 패수로 잘못 말했다)'는 과감한 사료 해석(?)으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했다.

이런 천하의 몹쓸 인간 같으니! 라고 말하기는 좀 이르다. 대체 남기자는 정말 <낙랑군고>를 읽은 것일까? 해당 내용에는 사실은 이런 것이다. 한나라 때 패수는 청천강을 가리켰는데, 고구려 때 패수는 대동강을 가리킨 것이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기자의 요약이 잘못이 아닌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대목이다. 강 이름이 변했다고 해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다. 그 부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대목이다.

그는 어떻든 간에 낙랑군치로서의 조선현이 지금 대동강의 북안인 평양이 아니라 도리어 그 남안이었다고한 고구려사자의 설을 직접 듣고 기록한 역씨의 주는 신빙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 한국고대사연구, 낙랑군고, 140쪽

그러니까 애초에 역도원이 들은 말은 낙랑군이 고구려 수도인 평양이라는 말이었다. 그럼 이제 고구려 수도를 요서로 옮겨놓아야 하겠는가?

위 기사에는 이런 대목도 나온다.

일본 역사학자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도 한다. 낙랑군 소속 25개 현 중에 수성(遂城)이라는 곳이 있다. 낙랑군의 위치를 비정하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 식민사학자인 이나바 이와키치는 당시의 황해도 수안현(遂安縣)이 수성현(遂城縣)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낙랑군의 위치는 당연히 평양 주변이 된다. 문제는 이나바의 주장에 어떤 근거도 없었다는 것이다. 수안현과 수성현의 공통점은 수(遂)라는 글자 하나밖에 없다. 더욱이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고구려 때까지는 수안현이라는 지명 자체가 없었다. 이나바가 제시한 수안현의 고구려 시대 지명은 장색현이었던 것이다. 낙랑군이 한반도 내에 있었는지 여부는 다음 문제다. 중요한 것은 주장의 근거다. 이병도 전 교수는 이런 엉터리 학설까지 그대로 수용해 '낙랑군고'를 썼다. 낙랑군의 나머지 23개 현의 위치에 대해서도 일본 학자들이 이나바 이와키치 같은 과감한 방법론으로 비정한 것을 그대로 옮겼다.

이나바의 주장에 대해선 과문해서 잘 모르겠지만, 이병도의 책에 위와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는 건 확실하다. 이병도가 수성을 수안에 비정하는 이유는, (1) 수안에 요동산이란 산 이름이 있다. (2) 석성이 존재하는데 대동지지에는 패강장성의 유지라고 나온다. (3) 진지에 진장성이 여기서 시작된다는 기사가 있는데, 이것은 요동산이라는 명칭과 (2)번의 장성 유지가 혼동되어서 기록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병도가 遂라는 글자의 유사성을 주목했을 수도 있겠지만 논거에 글자가 같아서 비정한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건 대체 웬 독심법인가?

이나바는 중국의 만리장성이 자신이 주장한 황해도 수안현(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은)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중국 학자들은 이나바의 주장을 덥석 받아안았다. 만리장성이 평양 근처까지 이어졌다는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 논리가 바로 여기서 기인한 것이다.

이병도는 이 점에 대해서 뭐라 했는가? 이렇게 쓰고 있다.

또 진지의 이 수성현조에는 - 맹랑한 설이지만 - "진 장성지소기"라는 기재도 있다. 이 진 장성설은 터무니 없는 말이지만, 아마 당시에도 '요동산'이라는 명칭과 어떠한 장성지가 있어서 그러한 부회가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릇된 기사에도 어떠한 꼬투리가 있는 법이다. - 한국고대사연구, 낙랑군고, 148쪽

보다시피 저 짧은 문장에서 이병도는 진 장성 설을 "맹랑한 설", "터무니 없는 말", "견강부회", "그릇된 기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기자가 눈이 있어서 해당 글을 보았다면 "이런 코미디"에서 한국 학자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마땅하지 않는가?

근본적으로 대체 왜 언제적 이병도의 연구를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지조차가 의문이다. 낙랑군에 대한 연구를 이야기하려면 최소한 권오중이나 오영찬의 연구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남기자는 지극히 편파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작성했고, 기계적인 공평성조차도 갖추질 않았다. 이미 편견에 물들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덧글

  • 누군가의친구 2015/05/04 00:53 #

    그러지 않아도 해당 기자는 저 기사 이전에

    http://m.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24

    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이죠.ㄱ-
  • 초록불 2015/05/04 00:58 #

    그 기사도 봤죠. 더 참아넘기기 어려워서 몇 글자 끄적였습니다.
  • 무명병사 2015/05/04 00:57 #

    축소지향적... 운운 하면서 벌써 견적이 보인다고 할 것 같습니다.
    소위 '환빠'들이 하는 건 다르지가 않네요. 대체 옛날에 땅덩어리가 넒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 고약한 사고방식이란...
  • 초록불 2015/05/04 00:59 #

    물들기는 쉽고... 물이 빠지기는 어렵고... 그렇습니다.
  • 아빠늑대 2015/05/04 01:03 #

    하지만 특별히 발달된 인문의식을 가진 나라들 몇을 빼면 - 물론 그런 나라들도 완벽하지는 않겠지요 - 대부분의 나라들이 "크고 우람한 물건"에 대한 향수라도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주로 역사가들 이외의 사람들이 그런걸 바라고 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뭐 요즘에는 그러려니 합니다... 문제는 저런 식으로 언론에서 확실히 한쪽으로 편향된, 그리고 문제가 다분한 글을 쓰는 것인데 이런건 글쎄요...참 뭐라 말하기 어렵더군요, 하지 말라고 묶어둘 수도 없고.
  • 초록불 2015/05/04 07:52 #

    뭐 어쩌겠나요? 블로그 구석에서 투덜대기라도 하는 거죠...^^
  • santalinus 2015/05/04 04:08 #

    정작 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환빠...
  • 초록불 2015/05/04 07:53 #

    아니, 그런가요...? 러시아혁명사 썼던 양반이 환단고기 추종자라니... 아이고, 어지럽네요.
  • santalinus 2015/05/04 10:10 #

    고조선에 대한 그양반의 입장을 보면...답이 안 나옵니다. 제 느낌엔 저런 기사들을 핑계로 그쪽으로 연구방향을 종용할 것 같네요...
  • Scarlett 2015/05/04 12:14 #

    충격적이네요....;;
  • 잠본이 2015/05/04 14:40 #

    혹시 그 이사장이나 추종자가 기자에게 기사를 의뢰한 건...(왠지 그럴듯한 음모론 탄생!)
  • santalinus 2015/05/04 14:41 #

    음모론이 이렇게 그럴듯하게 들리는거는 또 처음입니다!
  • 을파소 2015/05/04 07:55 #

    반면 국회 동북아특위 관계자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국회 특위가 비주류 학계를 편들려는 게 아니라 최대한 균형적으로 사안을 보려고 한다"라면서도, "식민사관이야말로 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가 정치적 의도로 만든 것인데, 학계가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정치권이라도 나서서 바로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에도 느낀 거지만 이거 굉장히 위험하군요. 국사 교과서 파동 시즌2라도 일으킬 기세인데 학술 문제에 정치인이 간섭해서 뭐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 초록불 2015/05/04 07:59 #

    이 일을 주도하고 있는 라인이 새민련이라더군요. 아주 잘들 합니다.
  • windxellos 2015/05/04 11:41 #

    국회 동북아특위라는 분들의 입장이란 게 참 어이가 없군요. 저게 결국

    '학계의 의견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정치가들이 간섭해서라도 입맛에 맞게 바꿔야 한다'

    라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거야말로 결국 예전의 일제가 하던 짓거리랑 하등 다를 바가 없다는 건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초록불 2015/05/04 11:57 #

    알 리가 없죠. 에효효...
  • 2015/05/04 11: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04 11: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5/04 12: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04 13: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Heron 2015/05/04 22:26 #

    중국이든 로마든 고대 제국들은 어지간하면 자잘한 국가들이 이러쿵저러쿵 해서 합쳐져서 생겼다는게 상식일텐데 말이죠...
  • 초록불 2015/05/05 10:03 #

    그렇죠...^^
  • 유도명인황장엽 2015/05/05 09:47 #

    이종찬(김대중정부 국정원장) 씨가 방송이나 지면에 나와서 환빠 소리를 설파하고 다니던데... 이 분도 관련이 있나 보네요. 새민련을 언급하시는거 보니
  • 초록불 2015/05/05 10:03 #

    아이쿠, 아주 그 동네에 득실대는군요...-_-
  • 래리 월터스 2015/05/07 12:24 #

    책 내신 다음에 유사 역사학 관련 포스팅은 좀 뜸했던 거 같은데 오랜 만에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셨네요. 하하... 이 블로그 처음 왔을 때 생각이 나서 반갑네요. 사실 역사 쪽이 아니라 글틴으로 알고 오게 되긴 했지만요.
  • 초록불 2015/05/07 15:36 #

    글틴 멤버던가요... 기억력이 날로 쇠퇴해서요...^^
  • 래리 월터스 2015/05/07 22:01 #

    잊혀진 우리 역사의 진실을 되찾을 유일한 열쇠의 이름, 환단고기라는 제목의 글로 이야기 글 월장원을 한 번 탔었습니다.
  • 초록불 2015/05/08 16:15 #

    아, 기억 납니다...^^
  • 래리 월터스 2015/05/08 16:23 #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실까봐 두려웠는데 다행이네요. 저런 괴상한 제목으로 글을 올린 거 자체가 참 얼토당토 않는 객기를 부린 거였는데, 하여튼 그때 '지금까지 올린 글 중에서 제일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신 게 지금도 기억에 남네요.
  • 찬물 2015/08/29 13:54 #

    이건 참 큰일이네요.
    저 개인의 정치적 입장으로서는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시사인도 좋아하고 새민련도 우호적으로 보는 편인데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이러고 있다니.
    이덕일씨도 이런 쪽으로 강연에 많이 불려다니더군요.
    보니까 다음달에도 동북아 역사재단 까는 북 콘서트 한다네요.
  • 초록불 2015/08/30 14:19 #

    동북아 역사재단 까는 책도 냈으니까요. 정말 인생에 두 번 보기 힘들 비열한 책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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