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유용성? *크리에이티브*



난 필사를 해본 적이 없다. 글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도 권해본 적이 없다.

필사는 평생 딱 한 번 해봤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김소월 시집을 통째로 베껴본 적이 있다.

순전히 돈이 없는데, 시가 너무 좋아서 책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했던 짓이었다.

나는 필사할 시간에 책을 더 읽으라고 말한다. 문학 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겐, 좋은 글을 만나면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한다. 자기가 쓴 문장이 미심쩍을 때도 소리내어 읽어보면 좋은 문장인지, 나쁜 문장인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해준다.

내가 해보지 않았으니 필사가 정말 문장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건방진 일일지 모른다. 다만 필사를 해버릇해서 저도 모르게 표절할 가능성이 생긴다라고 말한다면...

필사라는 걸 하는 이유가 나중에 표절 시비 걸리면 도망칠 생각에서 하는 것이란 말이냐?

그렇다면 더더욱이나 필사 같은 걸 할 이유가 없겠다. 셰익스피어를 필사한다고 셰익스피어가 되지도 않을 것이고, 에코를 필사한다고 에코가 되겠느냐? 조세희를 필사하고, 박경리를 필사한다고 <난쏘공>을 쓰고, <토지>를 쓰겠느냐.

그 아까운 시간에 영혼에 불을 밝혀줄 책을 한 권 더 읽어라.

덧글

  • 잭 더 리퍼 2015/06/21 23:38 #

    글씨연습 이상의 의미가...
  • 초록불 2015/06/22 15:09 #

    ^^
  • WeissBlut 2015/06/21 23:40 #

    글씨가 아니라 글을 배우는데 필사를 한다구요? 뭐 그런 뻘짓이 다 있지.
  • 초록불 2015/06/22 15:10 #

    그런데 의외로 많이들 한다네요.
  • 알렉세이 2015/06/21 23:57 #

    교회나 성당에서는 의외로 필사 자주 하더군요.
  • 초록불 2015/06/22 15:10 #

    그거야 외워야 하니까 할만합니다. 종교잖아요...^^
  • DeathKira 2015/06/21 23:58 #

    종교 경전같은 거라면 쓰면서 외우면서 의미를 생각하는 정도의 가치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초록불 2015/06/22 15:10 #

    그렇습니다.
  • 앨런비 2015/06/22 00:30 #

    속독을 하는 사람에게는 필사가 의미가 있다고 봐요 -ㅅ- 저처럼(...) 다만 말이 필사지 실제로는 키보드질 탁탁탁(...) 다만 그게 강제라면 별 의미가 없겠쥬.
  • 초록불 2015/06/22 15:10 #

    흠, 요샌 키보드로 하는군요.
  • santalinus 2015/06/22 00:41 #

    중국고전 공부할 때나 어학공부를 할 때는 필사가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문학적 창의력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 초록불 2015/06/22 15:11 #

    그건 공부니까 쓰고 읽고 말하고가 중요하죠. 맞습니다.
  • 견자밤마 2015/06/22 02:14 #

    이응준 - "신경숙에게 표절 따졌더니 주변에서 핀잔"
    http://blog.naver.com/nyscan/220396827860

    아무래도 한국을 끌어간 지도층 인사중에는
    이런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거 같습니다.
  • 초록불 2015/06/22 15:11 #

    헐헐...
  • sharkman 2015/06/22 18:23 #

    논문 표절로 딴 학위를 걸고 내가 난데라고 목에 힘주는 작자들이 많아서...
  • 슈타인호프 2015/06/22 05:33 #

    저도 절대 필사는 하지 않습니다. 세계문학전집 아무 권이나 한 번 더 보는 게 낫죠.
  • 초록불 2015/06/22 15:11 #

    그렇습니다. 읽을 게 지천인데...
  • 2015/06/22 09:4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6/22 15: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Nachito Libre 2015/06/22 15:45 #

    어릴적에 이외수의 사부님 싸부님인가 (만화책....에 가까운)를 필사한 적이 있었지요..그림까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았는데 할 짓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이외수씨의 작품들이 와닿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게 잘 이해가 안되는군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감수성이 없어진 것인지, 어렸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rumic71 2015/06/22 17:56 #

    저는 나이가 좀 든 뒤에 이외수를 접해서 그런 일은 없었지만, 중2병스러워서 처음엔 먹히고 나중엔 안 먹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Nachito Libre 2015/06/22 19:14 #

    중2병....부끄럽군요..헤헤.
  • 초록불 2015/06/23 11:14 #

    보통 책에도 유통기한이 있죠. 책의 유통기한은 책 자체가 아니라 독자에게 달려있다는 점이 독특하긴 합니다. 어떤 책들은 어떤 나이에 읽어도 각기 주는 즐거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 책을 보통 명작이라고 부르죠...^^
  • rumic71 2015/06/22 17:55 #

    윗분들 말씀대로 암기할때는 필사가 효과적이더군요.
  • 초록불 2015/06/23 11:13 #

    그렇습니다.
  • 2015/06/22 20: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6/23 11: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런십장생 2015/06/23 23:03 #

    그림이라면 모사가 처음 그림배우는데 도움되긴하는데 글쓰는 능력 키우는데 필사가 도움된다는 얘기는 처음들었군요. 구글에 필사를 처보니 필사를 권장하는 글쓰기 책도 나와있더군요. 음.. 저도 글은 다양한 책을 읽는게 더 도움도지 않나 싶었는데 저런 주장을 하는 도서들과 견해들이 있는 걸 보면 혹 그림쟁이가 처음 그림을 배우는 모사의 경우와 필사가 같은 역활을 한다는 주장같기도한데...

    모사가 그림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맡 이게 지나치면 모사한 작가의 그림체뿐 아니라 작가특유의 연출력 마져 닮아져 비난받기 싶상이거든요. 그림자체를 배끼는 표절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림체가 같으면 소위 파쿠리가 되고말죠.(기타 연출특징끼지 같다면 더더욱. 최근 김대일작가의 공포만화가 이토준지 그림체 표절 논란이 있었죠. 오마쥬라고 하는데.. 그림체까지 따라한걸 오마주라고 하는 건 좀.. )

    근데 신작가의 경우엔 파쿠리소리보다 표절로 논란이 일어난거 보면 필사를 하면서 특정 문장들을 어느순간 자기것으로 착각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 초록불 2015/06/24 15:20 #

    신경숙의 경우 저는 전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무의식적으로 표절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문장은 닳고 닳을 정도로 읽었어야 하고, 그래서 쓰는 순간 알게 됩니다. 이런 젠장, 이거 XXX 문장이 나와버렸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신경숙의 이번 건은 중간중간에 눙치고 들어가려고 섞어놓은 게 너무 분명하게 보이거든요. 이런 경우는 의식적인 표절일 가능성이 아주아주 높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십장생 2015/06/24 15:50 #

    그렇군요. 저는 신경숙 표절문제에 대한 단편적 기사들만 접했고 어떤 기사에 저런 논리(필사하면서 해당 문장을 자기것인양 착각했다는 견해)로 말하는 걸 봐서 그럴 수도 있겠다했었답니다. 말씀하시는 걸 보니 의도적인게 맞는 모양이군요. 신경숙 표절문제에 대해 다시 제대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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