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과 김현구와 임나일본부의 논리 만들어진 한국사



현재 불행히도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어차피 김현구 교수의 논지는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창비, 2002)"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가능하다.

해당 책의 제3장이 임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장의 제목 자체가 "임나일본부설은 어떻게 생겨났나"이다.

김현구 교수는 미국 UCLA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는데 이때 미국의 사회책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한다.

"고대에 일본이 임나를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라고 기술되어 있었다. 당시 임나 문제에 몰두했던 나는 그런 표현을 접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그런 내용을 가르친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50~51쪽)

이렇게 임나일본부설을 깨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

스에마쯔의 주장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열악한 연구여건과 연구자의 부족으로 수십 년 동안 반론다운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그 사이 스에마쯔설은 전세계의 교과서에 실렸고, 고대부터 한국이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것처럼 알려지게 되었다. (51쪽)


그리고 김현구 교수는 북한의 김석형이 스에마쯔설을 반박했다고 말하며 그 논점들을 점검한다. 김석형의 반론에 일본학계는 충격을 받았다.

과거 한일합방의 역사적 근거를 찾기 위해서 임나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던 일본 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 결과 근래에는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기 위해서 임나일본부라는 기구를 두었다'라고 말하는 학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임나 문제는 이미 끝이 났고 일본에서도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학자가 없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 있다. (53~54쪽)

하지만 이렇게 끝나지는 않는다. 김현구 교수는 훨씬 심각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왜가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기 위해서 임나일본부라는 기구를 두었다고 말하지 않지만, '광개토대왕비문'에 왜가 황해도까지 쳐들어갔다고 되어 있는 사실을 들어서 왜가 한반도 남부에서 활동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54쪽)

저것은 광개토대왕비 3면 3행에 나오는 "十四年甲辰, 而倭不軌, 侵入帶方界, 和通殘兵□石城"라는 구절 때문에 생긴 일이다. 광개토대왕은 이 백제-왜 연합군을 궤멸시켰다.

그런데 이 구절을 일본측 시각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장하는 한국 학자가 있다.

바로 이덕일이다.

원래 왜가 한반도에 정치 집단화 할 수 없는 것은, 광개토대왕비 자체에 들어있다. 그 유명한 신묘년 조에 적혀 있는 것이다.

"倭以辛卯年來, 渡海破百殘□□□羅, 以爲臣民"
왜는 신묘년 이래 바다를 건너와서 백잔과 신라를 신민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덕일은 이 부분을 이렇게 돌파한다.

왜가 한반도 내에 있었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 '바다를 건너와서'라는 구절이 문제가 되지만 광개토대왕비문은 마모가 심해 해자와 도자의 자획이 분명치 않다는 문제 제기가 일찍부터 있어왔다. 또한 바다를 건넌 주체 세력이 누구냐는 문제도 여러차례 제기되었다. (이덕일, 교양한국사, 휴머니스트 2판, 2007, 223~224쪽)

어떻게든지 왜가 한반도 남부를 석권해야 하는 이덕일의 입장에서는 저 구절이 잘못되었어야 한다는 것. 원래 저 구절을 문자 그대로 읽으면 왜가 백제와 신라를 거느리게 되므로 다른 해석법이 난무했다. 하지만 중국의 왕건군이 판독한 이래 저 구절은 그대로 읽는 것이 맞다는 게 통설. 그래봐야 당시 일본이 백제와 신라를 거느릴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저 구절은 고구려의 과장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이덕일은 기막힌 방법을 제시한다.

정말 기가 막혔다.

그런데 최근의 일본사 연구자들은 신묘년, 즉 4세기 후반 일본은 통일된 정권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즉 4세기 후반에 일본열도에서 바다를 건너와 백제와 신라를 공격할 정도의 정치 세력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본 학계의 연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일본열도에는 현해탄을 건너 신라를 공격할 만한 능력을 가진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덕일, 위 책, 224쪽)

정상적인 이야기다. 이래서 신묘년 조는 부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덕일은 여기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일본열도에 있는 왜는 광개토대왕비에 등장하는 왜일리가 없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왜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 왜는 고구려와 맞짱을 뜰만큼, 신라와 백제를 거느릴 만큼 강력한 정치집단이니까!

한반도에 있었던 왜는 백제와 신라를 영향력 아래 두고 고구려의 남하 정책에 맞서 싸웠던 강력한 정치집단이었다. 이처럼 그간 일본인들이 왜를 일본열도 내로 비정하면서 생겼던 모든 모순은 왜를 한반도 내의 정치집단으로 이해할 때 풀리게 된다. (이덕일, 위 책, 225쪽)

죽어버린 일본의 한반도 남부 지배를 되살려내신 이덕일 선생님! 일본의 극우 학계는 이덕일에게 감사패를 보내야 한다.

여기서 다시 김현구 교수의 책으로 돌아가자. 김현구 교수는 계속 임나일본부의 허구를 파헤친다.

"일본서기"를 조사해보면 일본이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기간에 일본은 백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임나와는 거의 공식적인 관계가 없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일본서기"를 근거로 일본이 임나를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김현구, 56쪽)

임나일본부 설의 출발점은 일본이 가야 7국을 평정했다는 일본서기 기록이다. 김현구는 이에 대해서 목라근자 장군에 대해서 검토한 뒤 이렇게 말한다.

따라서 목라근자와 근초고왕이 중심이 된 이 작전은 전체적으로 구 마한지역에 대한 백제의 작전임을 알 수 있다. (김현구, 58쪽)

그 다음에 김현구 교수는 문제의 광개토대왕비문에 대해서 언급한다.

당시 백제는 고구려와 국경을 맞대고 치열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보아서 일본은 직접 고구려와 대립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광개토대왕비문 404년 기록에 보이는 왜는 백제가 끌어들였다고 할 수 있다. (김현구, 66쪽)

이덕일은 왜가 백제를 거느리고 고구려와 맞선 것으로 설명하는 대목을 김현구 교수는 백제가 왜를 끌어들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주체가 다르다. 대체 이덕일이 어떻게 김현구 교수에게 친일파라 할 수 있는가?

임나일본부 주장의 또 하나는 일본서기 509년 기록이다. 여기에 임나에 있는 "일본현읍"이라는 말이 나온다. 임나의 현읍 중에 일본이라는 명칭이 있으니 이것은 임나일본부의 증거다, 라는 것인다. 김현구 교수는 이 당시 "일본"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것은 일본서기 편찬자들의 조작이라고 반박한다. (71쪽)

543년의 일본서기 기록에는 일본부가 등장한다. 이 역시 김현구 교수는 후대의 조작이라고 반박한다. (72쪽)

544년 기록에 등장하는 임나에서 활동한 일본인들의 경우도 이들이 백제 성왕의 명을 따르는 존재라는 점을 들어 임나일본부 근거를 부숴버리고 있다. (73~74쪽)

또한 신찬성씨록에 등장하는 염수진(임나)의 후손 길대상의 일본행 기록 역시 염수진이 임나가 멸망한 다음이 아닌 백제가 멸망한 다음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이 본래 백제 소속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76쪽)

그리하여 이 장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되고 있다.

외국 교과서에는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다. 임나일본부 문제가 생겨나게 된 과정이 제대로 알려져 한일관계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가 진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잘못된 교과서가 고쳐질 때 우리 역사에 대해서 스스로 자긍심을 갖게 되고 한국에 대한 외국의 인식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김현구, 77쪽)


살펴본 바와 같이 김현구 교수는 일본 측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의 모든 근거를 다 반론해 놓고 있다. 이런 학자를 한반도 남부가 일본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친일파이며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학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



이것은 일본이 4세기 형세도라고 보여주는 지도다.


그리고 이것은 이덕일이 "고구려 700년의 수수께끼(대산출판사, 2000)"에 그려놓은 지도다.


이덕일은 "매국의 역사학"에서 동북아재단이 신라를 표기하지 않았다고 난리를 치는데, 정작 저 자신이 그린 지도에도 신라가 없다. 금성만 써놓았다.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이덕일과 유사역사학의 만남 2015-09-23 12:57:29 #

    ... 이덕일과 김현구와 임나일본부의 논리 [클릭]</a> 대방군에 대한 이덕일의 뻔뻔함 [클릭] 자기가 자기를 매도하는 어떤 사람 [클릭] 자고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잖아요? 초록불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둬서 나쁠 게 뭐 있겠어요? 자기 신념이 흔들릴까봐 무서워서 클릭도 못하는 새가슴은 아니시잖아요? 그럼 한 번 눌러보세요. 오랜만에 이 짤방이나 걸어볼까요? </a></a> ... more

덧글

  • 연성재거사 2015/09/16 13:35 #

    M군수를 존경한다는 사람이 오죽하겠습니까. (笑)
  • 초록불 2015/09/16 13:38 #

    기본도 없는 책을 근거랍시고 인용도 하고 있죠.
  • 키르난 2015/09/16 13:41 #

    허허허허허허. 속시원한 글 감사드립니다.ㅠ_ㅠ
  • 초록불 2015/09/16 13:45 #

    감사합니다.
  • RGM-79 GM 2015/09/16 14:15 #

    이런 글들이 좀 널리 널리 알려져서 떡사마가 떡이 되버렸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ㅠㅠ
    어쨌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라도 잘 알고 있어야 나중에 애들한테 제대로 얘기해주고 그렇게 제대로 아는 사람이 늘어나도록 해야겠네요.
  • 초록불 2015/09/16 14:36 #

    감사합니다.
  • Wolfwood 2015/09/16 14:35 #

    새삼 보지만 속쓰리네요.

    으 커피가 한층더 쓰다...
  • 초록불 2015/09/16 14:36 #

    그렇죠. 어이가 없습니다. 그저...
  • 잠꾸러기 2015/09/16 15:26 #

    저런식 내용이라면 라면받침용(?)책인데..... 죽어간 나무에게 미안하네요....
  • 초록불 2015/09/17 00:15 #

    일동 묵념
  • 위장효과 2015/09/16 16:52 #

    그래봐야 부도옹처럼 벌떡 일어설 거라는 데 한 표...

    이번 기회에 사법부에서 좀 밟아줬음 좋겠습니다.
  • 초록불 2015/09/17 00:17 #

    돈은 억수로 많고 지지자도 많으니 원... 변호사가 박찬종입니다. (먼산)
  • 위장효과 2015/09/17 00:20 #

    박...(어이가 그야말로 대탈주...)
  • Real 2015/09/16 18:54 #

    이런걸 국까에서 전향한 환뽕이라고 해야하는 케이스라고 봐야하나요?ㅋㅋ 환뽕에 있던 애들이 국까일뽕으로 사상전향해서 난리를 칠때를 보면 지금 위 사례들과 너무 똑같아서요.
  • 초록불 2015/09/17 00:17 #

    문제는 그런 장삼이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는 거죠...
  • 요원009 2015/09/17 10:07 #

    원래 조선사를 연구하던 분 아닌가요?

    7,8년전엔 이덕일씨의 조선 시대 책들을 참 재밌게 봤었는데....
  • 초록불 2015/09/17 10:32 #

    그 조선사 관련해서 정병설 선생과 오항녕 선생에게 깨졌죠. 그렇게 깨진 후에 완전히 흑화했다는 관측도 있더군요.
  • ssn688 2015/09/17 16:32 #

    박사학위논문은 동북항일연군 관련으로 근대사 전공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다룬 책도 퀄리티 따지자면 제대로 된 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사관史觀이야 개인적으로도 공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학자 행세를 하려면 그에 맞는 기초는 있어야죠.
    47논변 관련해서 성리학의 리기 개념이나 퇴계/율곡의 입장도 거꾸로 이해한 부분도 보였고, 애초에 태묘太廟를 태종의 능...으로 써놓을 정도로 "(한자가 아닌 문헌을 읽을)한문실력이 전무"했습니다.
  • 초록불 2015/09/17 16:33 #

    苗裔를 묘족의 후예로 읽는 한문 실력을 보고는 기절...
  • 明智光秀 2015/09/18 04:28 #

    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가뜩이나 '글을 안 읽는 국민의 나라'에서, 이런 쓰레기들 책이 그나마 잘 팔리니까, 열심히 일한 학자들은 국민들 사이에서 물에 흘러가는듯. ㅡ.ㅡ
  • 초록불 2015/09/23 10:12 #

    환독보다 덕독이 더 심각해보입니다.
  • 순수한 사냥꾼 2015/09/22 18:43 #

    김현구 선생님이. 창비에서 ' 입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 ,라믄 책을 내셨습니다.
  • 초록불 2015/09/23 10:12 #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입니다...^^
  • 2015/09/22 23:3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9/23 10: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9/23 14:1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9/23 14: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9/23 14: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9/23 14: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초대륙 아마시아 2016/06/07 19:58 #

    최근에는 학문의 자유와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학계 원로 모임이라는 이상한 단체에서 오히려 이덕일을 무슨 순교자인 양 포장하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오히려 김현구 교수를 식민사학자로 모함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한 일입니까...
  • 초록불 2016/06/07 23:38 #

    답답하기가 고구마 백 개입니다.
  • 초대륙 아마시아 2016/10/12 19:52 #

    다시 생각해보니 이덕일이 김현구 교수한테 한 비방들(임나일본부설학자니 뭐니)은 대개 다 자기 자신한테 적용되는 말인듯 합니다..이덕일의 미친 자아비판인듯 합니다...
    이덕일이 고구려 700년의 수수께끼에 실어논 지돌 보니 독도도 없고 심지어 울릉도도 없고 신라도 없군요...맙소사..
  • 초록불 2016/10/12 20:04 #

    왜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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