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만........상..*



1.
수영장에서 샤워 용품을 누군가 훔쳐갔다.

수영장 다닌 이래 처음 생긴 일이라 황당.

다 낡고 샘플통에 담아 다니는 거라 양도 얼마 안 되지만, 세상에 이걸 훔쳐가는 인간이 있을 줄이야...

나중에라도 돌려줄까 싶어서 분실문 센터에 가보았으나 없다.

뉘신지 잘 먹고 잘 살 거 같다.

2.
어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학진흥원 스토리텔링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다. 1등 상을 탄 상명대 심마니 팀과 한 장.

3.

예전에 친북인사 인명사전인가 뭐 이런 걸 만든다고 발표회를 가졌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여기서 김대중, 노무현이 들어가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죽은 사람은 안 넣었다고 했던가 어쨌던가 했더니 모였던 사람들이 고영주를 향해 "빨갱이"라고 욕을 하고 행사장이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다.


국정한국사교과서에 친일독재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한 결과 그런 건 절대 안 넣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제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을 보면서 극우매카시즘에 찌든 지지자들이 박정권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일도 생기리라.


4.

이덕일의 논지를 충실하게 옮겨적고 있는 기사를 보다보니...


뭐랄까... 이인직이 친일파라는 걸 역사학자들이 모를 거라 생각하는 저 머릿속에는 진짜 뇌가 있기는 한 건지 참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지랄이 풍년이다.


5.

아침에 작업 하나를 마치고 원드라이브와 드롭박스에 모두 같은 파일을 집어넣었다.


회사에 와서 열어보니 파일을 먼저 넣은 원드라이브에는 해당 파일이 올라와 있지 않다.


드롭박스에는 파일이 있다. 지난 번에도 원드라이브만 믿고 회사에서 작업한 걸 넣어놓고 집에 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원드라이브는 그냥 보관 장소로나 써야하는 것 같다.


6.

금요일날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SF어워드에 다녀왔다.


인사를 나누다보니 작가들은 모두 작가 명찰을 달고 있다. 아, 난 왜 편집자 명찰을 달고 여기에 와 있을까... (왜긴 왜야, SF 내는 출판사에 있으니까지!)


올해 내가 낸 소설은 소설이라기에 약간 애매한 <사마천, 아웃사이더가 되다>뿐. 그리고 작업을 마친 건 어린이 역사책 두 권. 지금 쓰고 있는 것도 어린이용 인문서다.

...


본격적인 소설 쓴 지가 몇 년 전인가... (한숨)


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쓰긴 하는데, SF도 여러편 썼다.


1. 로드 프로젝트 : 월간 맥마당에 연재했던 글로 내 데뷔작인 셈. 중편. 인공지능 컴퓨터와 대결하는 여성 연구자의 이야기다.
2. 미래경찰 피그로이드 : 게임피아에 연재했던 글로 중편을 나중에 장편으로 개작해서 출간했었다. 돼지의 뇌를 가진 여성형 안드로이드와 마초 인간 남자의 콤비 형사물. (이렇게 쓰니까 되게 엽기적으로 보인다.) 무대는 태양계. 원래 3부작으로 구상했는데 첫 편만 나왔다.
3. 오리지날 맨 : 글틴에 발표한 단편. 인류 멸망에 대비하여 보존된 인간 - 오리지날 맨이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4. 아내를 위하여 - 꿈을 걷다 2010(로크미디어)에 발표한 단편. 타임머신을 발명한 과학자의 이야기.
5. 창조주 : 판타스틱에 발표한 단편.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도 수록됐다.


블로그에 자잘하게 올려놓은 SF 꽁트도 여러 편 된다. 하지만 좀 더 써야 책을 내보자고 하든말든 하겠지. 벌써 2년 째 잡고 있는 SF 단편부터 끝내고 볼 일이다.


이제 편집자보다 작가로 좀 더 살고 싶다. 될라나...


7.

학자와 비학자 간의 토론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학문의 소양이 있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알 수 있는 결론조차 반대의 결론으로 흘러가게 만들고 만다. 1981년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때 안호상, 임승국 등의 유사역사학자들이 이기백, 전해종 등의 역사학자에게 일패도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식민사학자"가 졌다는 마타도어에 넘어가는 것이 그 적당한 예라 하겠다. 오랜 시간 학문을 갈고 닦은 학자들과 시정잡배를 섞어놓고 토론하라는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8.

둘째가 친구랑 해외로 나갔다 무사히 잘 돌아왔다. 애들을 다 키웠다는 게 이런 건가보다.


9.

영화 <마션>을 봤다.

소설 볼 때도 그랬지만 인상적인 대목은...

"우리는 공공 기관입니다. 투명성이 생명입니다."

...

나도 투명성 있는 공공 기관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10.
지난 토요일 서강대 홈커밍데이에, 극성인 동창 아줌마 땜시 다녀왔습니다.


뭔가 소개하던 동영상에 본교 출신의 모 여사께서 지나가서 탄식이 흘러나오는 불상사가 있었으나(이 분 덕분에 고대 친구들을 더 이상 놀리지 못합니다. 흐규흐규)


그럭저럭 반가운 얼굴들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졸업 후에 보지 못했던 문학반 친구나 한 10년 전 보고 못 보았던 친구가 등장해 있어서 좋았네요.


아내도 나 때문에 강제로 끌려나왔는데, 동기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고 합니다. 이번에 나온 아내 동기 둘은, 하나는 종로학원 동기이고 하나는 교생 실습 동기라 나도 잘 아는 친구들이었죠. 사진은 사학과 동기들. 내 옆은 사학과 학생장으로 시위 나가면 잘도 잡혀가던 친구고, 그 옆은 우리 과에서 두번째로 나이 많던 친구, 그 옆의 두 친구(남녀) 열혈 운동권으로 하나는 NL이었고 하나는 CA였는데 지금은 쿵짝이 잘 맞는 친구들이죠. 그 옆의 두 친구는 부산 친구들인데, 지금은 둘 다 다른 지역에 있군요. 마지막 친구는 항상 듬직한 충청도 친구죠. 저 친구들 중 둘은 건대사태 때 잡혀서 강집되었었죠. 누군지는 말 안 합니다...^^


물끄러미 사진을 보니, 나 혼자 빨간 운동화로 튀는군요. 난 원래 안 튀는 사람인데... 후후...

11.

>고대나 다른 모든 시대에 만들어진 진법 가운데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아마 60진법일 것이다. 이것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이 셈 체계로서 그 기원이 무려 기원전 4000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그런데도 60진법은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우리가 시, 분, 초로 시간을 표시하거나 원의 각도(더, 분, 초)를 나타낼 때 사용되고 있다.


>수메르인들이 별난 60진법을 채택하게 된 이유나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추측이 있었다. 일부 추측은 수 60의 독특한 수학적 성질을 근거로 삼았다. 60은 1, 2, 3, 4, 5, 6으로 나눠떨어지는 첫번째 숫자이다.


>다른 가설에서는 60을 어떻게든 5나 6과 엮어서 '1년의 월수나 일수'(끝자리를 버린 360)와 연관시키려고도 한다. (월수 12 곱하기 5는 60이고, 360 나누기 6은 60이다. 옮긴이)

...

>최근에는 프랑스의 수학 교수이자 저술가인 조르주 이프라가 훌륭한 저서 <수의 보편사(1994)>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수 60은 5진법을 쓰던 집단과 12진법을 쓰던 집단이 이동하다가 합쳐져서 생긴 결과이다.


>12진법의 자취는 오늘날까지도(예를 들면 영국의 무게와 치수 체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엄지를 제외하고 셈에 사용된 나머지) 네 손가락의 마디 수에서 나왔을 것이다.


- 마리오 리비오, 황금 비율의 진실, 공존, 2011


덧글

  • 키르난 2015/11/04 12:17 #

    9. 하지만 나사가 마션을 지지한 이유는 '실제로는 저렇게 정치나 관료적 행태에 휘둘리지 않고 플젝하기가 힘들어서'라고 하는 걸 얼핏 들었습니다. 음.......
    한국에 투명한 공공기관이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 초록불 2015/11/04 13:33 #

    소설은 소설인 거죠...
  • 연성재거사 2015/11/04 12:22 #

    4. 이참에 국정교과서 상대로 말바꿔서 제대로 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초록불 2015/11/04 13:34 #

    이미 말 여러번 바꾸었는데, 바꿔도 아무 일도 안 생긴다는 학습 효과가 되어 있을 듯...
  • 알렉세이 2015/11/04 12:41 #

    3. 캬아 고영주씨가 빨갱이소리를 듣는 날이 오는군요. 헛
  • 초록불 2015/11/04 13:34 #

    후후...
  • 2015/11/04 14: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1/04 23: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Niveus 2015/11/04 19:06 #

    5. 원드라이브는 이제 용량제한도 걸리고 서비스 퀼리티 자체도 좀 맛이 가고 있더군요. 드랍박스 용량이 충분하시다면 드랍박스를 메인으로 돌리는게 좋으실듯합니다.

    9. 투명한 공공기관이 있는 나라에 살고싶어집니다. 북유럽급의 투명성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OECD평균수준만이라도 가자 ㅠ.ㅠ
  • 초록불 2015/11/04 23:59 #

    5. 용량이야 뭐 텍스트 위주라 넉넉합니다...^^
  • 사발대사 2015/11/05 07:53 #

    꽃다발을 들고계셔서 오랜만에 "축하드립니다! ^^" 덧글 달려고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상을 타신게 초록불님이 아니군요. ㅎㅎ
    요새는 제가 이글루스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데 여전하신 모습을 보니 반갑습니다. ^^
  • 초록불 2015/11/05 10:06 #

    제가 탄 건 아니지만, 제가 탄 것처럼 기쁩니다. 사발대사님도 무탈하신지요. 제가 사람이 무시심해서 오래 연락도 못 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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