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하우징페어에 갔다가... *..문........화..*



어제 아내에게 킨텍스에서 하는 경향하우징페어를 가자고 했더니, 거긴 이제 가기 싫다고 하면서 리빙앤라이프 스타일 전시회를 가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따라나왔더니...

두 전시회가 같이 하는 거였어요...-_-;;

리빙앤라이프 쪽만 돌아보았는데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확 띠는 것이 하나 있었죠. 서양 고도서들이 쫙 꽂힌 매장이 있었던 거죠. 이게 대체 뭐지, 하고 들어갔습니다.

영국에서 온 19세기부터 20세기 초의 고서들인 겁니다. 장식 모형이 아니고 실제 책들이더군요. 우리나라 순조부터 고종대의 책들이 너무나 멀쩡하게 있어서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어요.

권당 2만 원에 판매한다고 해서 혹시 코난 도일의 책도 있을까 해서 열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디킨스, 셰익스피어, 바이런, 워즈워스, 오스카 와일드, 토마스 하디 등등이 지나갑니다. 미국 작가 책도 있더군요.

그 중에 가장 화려해보이는 책 하나를 골랐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성공회 기도서네요.

페이지마다 그림이 들어있는데, 모두 다릅니다. 즉 전 페이지의 그림을 다 그렸다는 거죠. 공이 엄청 들어간 책입니다. 장정도 튼튼하고 종이 질도 좋군요.

집에 왔더니 큰애가 깜짝 놀라서 외투를 걸쳐 입고 나갔습니다. "어떻게 대작가들의 책을 안 사올 수가 있어!"라고 하며.

그러더니 큰애도 다소 희한한 책들을 사왔습니다.

누워 있는 책은 제가 산 기도서고요.

제일 왼편의 책은 피터팬입니다. 이건 20세기 초에 나온 책입니다.
그 다음 책은 찰스 디킨스의 첫 책입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발간한 책이네요. 디킨스가 스물네 살 때 나온 책입니다. 당대 최고의 삽화가가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 자세히 나옵니다.

Sketches by Boz [클릭]

그 옆의 책이 좀 희한한 책입니다. 프랑스어 책이에요. 파리에서 찍었네요. 대체 왜 영국 책들 사이에 섞인 건지...


1829년에 찍은 책이군요. 순조 때입니다. 프랑스 미술관의 조각과 그림들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그 중 5권에 해당하는 거죠. (찾아보면 이런 책은 스캔이 되어서 인터넷 상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물로 보는 게 신기할 따름이죠.)



이렇게 습자지와 함께 그림이 나오고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이런 고서들이 한국 땅에 카페 장식용으로 떨이로 나온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그 정도로 많이 책을 찍었고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겠죠.

덧글

  • 아빠늑대 2017/02/27 16:59 #

    정말 튼튼하게 만들었나보네요. 80년대 초에 나왔던 제 책은 바스라지려 하는데 말입니다... 아... 보관을 잘못했나? 음...
  • 초록불 2017/02/27 17:00 #

    원래 초창기에는 뭐든 튼튼하게 만들잖아요. 그런 효과일지도. 표지 뒤에 서명이 있는 책들도 있고 그런 걸 보면 아주 안 본 책은 아닌 것 같은데...
  • 연성재거사 2017/02/27 20:48 #

    그게 아니라, 한국의 책 종이들이 중성 처리를 덜 한 겁니다. 그러면서 마감에 석회석을 쓰니 무게는 무기대로 무겁고, 시간 지나면 종이는 바스라지고......
  • 초록불 2017/02/28 10:38 #

    그게 꼭 우리나라 문제는 아니고... 수입지들도 엄청 쓰는데 이것들도 질이...
  • 2017/03/18 17: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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