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의 번역시 <불 켜는 이> *..문........화..*



행복한아침독서에서 내는 월간 그림책 118호에 실린 글 - 즐겁고 어려운 나의 그림책 이야기에 방정환의 <어린이의 노래 - 불 켜는 이>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다. 처음 본 내용이라 신기해서 검색을 좀 해보았다.



해당 책 <타샤의 어린이 정원>은 2011년에 나왔다. 그런데 2015년에 방정환문학포럼에서 장정희 교수가 <불 켜는 이>의 원작은 월터 드라 메어(Walter De La Mare)의 「Song of childhood ‘The Lamplighter’」 라고 밝힌 바 있다.[연합] "방정환 동시 '불켜는 이' 원작은 영국 시 '점등원'"
장정희 서울예술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방정환이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썼던 첫 번역동시 '불켜는 이'의 원작자와 원문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이 시의 원작은 영국 시인 월터 드라 메어의 시 '점등원'(Lamplighter)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원문을 찾을 수 없어 '불켜는 이'의 원작을 작자 미상으로 추정했다.

이때 토론자가 바로 조은숙 교수라고 되어있는데...


조은숙 교수의 논문 <방정환이 꿈꾼 “모도가 다-가티 행복”한 세상 - 번역시「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방정환 역, 1920)의 원작「The Lamplighter」(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1885)를 확인하며>(아동문학평론 40(2), 2015.6)를 보면 이 날 발표자가 조은숙 교수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장정희 교수의 해당 논문은 찾을 길이 없다. 좀 흥미로운 일이다.

방정환의 <불 켜는 이>는 처음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써서 유명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맨 뒤에 "잿골집에서 역"이라고 적혀 있으므로 이 시가 번역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이 노래 : 불 켜는 이 (개벽 3호. 1920.8)

기-나긴 낫동안에 사무社務를보던
사람들이 벤도끼고 집에돌아와
저녁먹고 대문大門다칠 때가되면은
사다리 질머지고 석냥을들고
집집의 장명등燈에 불을켜노코
다름질 해가는 사람이잇소

은행가銀行家로 이름난 우리아버지는
재조껏 마음대로 돈을모겟지……
언니는 바라는대로 대신大臣이되고
누-나는 문학가文學家로 성공成功하겟지……

아-나는 이담에 크게자라서
이몸이 무엇을 해야조흘지
나홀로 선택選擇할수 잇게되거든

그-럿타 이몸은 저이와가티
거리에서 거리로 돌아다니며
집집의 장명등燈에 불을켜리라

그리고 아모리 구차한집도
밝도록 훤-하게 더밝아져서
모도가 다-가티 행복幸福되리라

거리에서 거리로 끗을이어서
점-점점 산山속으로 들어가면서
적막寂寞한 빈촌貧村에도 불켜주리라
그리하면 세상世上이 더욱밝겟지……

여보시오 게가는 불켜는이어
고닯흔 그길을 외로워마시오
외로이 가시는 불켜는이어
이몸은 당신의 동무임니다

(61년 8월 15일……잿골집에서……역)


ⓒ윌북(『타샤의 어린이 정원』)


월터 드라 메어(1873~1956)의 시는 이러하다.
The Lamplighter By Walter De La Mare

When the light of day declineth,
And a swift angel through the sky
Kindleth God's tapers clear,
With ashen staff the lamplighter
Passeth along the darkling streets
To light our earthly lamps;

Lest, prowling in the darkness,
The thief should haunt with quiet tread,
Or men on evil errands set;
Or wayfarers be benighted;
Or neighbours bent from house to house
Should need a guiding torch.

He is like a needlewoman
Who deftly on a sable hem
Stitches in gleaming jewels;
Or, haply, he is like a hero,
Whose bright deeds on the long journey
Are beacons on our way.

And when in the East cometh morning,
And the broad splendour of the sun,
Then, with the tune of little birds
Ringing on high, the lamplighter
Passeth by each quiet house,
And putteth out the lamps.


두 시를 읽어보면 조은숙 교수의 추정이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연히 알 수 있다. 그럼 저 연합뉴스의 보도는 대체 뭘까...

덧글

  • Barde 2018/05/09 20:05 #

    미스터리네요.
  • 초록불 2018/05/10 10:10 #

    학계에서는 정리가 되었으나 언론에 잘못 알려진 상태...는 사실 흔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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