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아무 거나 잘 먹어 하는 사람도, 결국 잘 가는 식당이 좋아하는 음식인 것이고, 나는 사상적 편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퍼나르는 걸 보면 어디로 기울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나마 표면적으로 두루두루인 척 하는 사람은 마음 속 어딘가에 균형 감각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 균형감각이 과연 어느 시점에서 깨어날지는 알 수가 없다.
잠든 채 백 년 동안 백마 탄 왕자님이 가시덤불 헤치고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공주님이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는 영영 못 깨어날 수도 있다.
2.
현재 jtbc 차이나는 클라스 게시판 상황 33:2로 기경량 선생님 장수만세 중.
유사역사학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떨치고 있음.
예전에 비하면 화력이 많이 떨어짐.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목을 치라던 청와대 청원도 5천도 못 넘겼으니, 애잔타.
드디어 이들의 시대는 사라지고 이성이 회복되는 중으로 보임
3.
<설득의 심리학>에 보면, 사이비종교를 믿다가 심판의 날이 그냥 휙 지나가버린 이야기가 나온다.
그 전까지는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곧 종말이 오고, 자기들은 구원받는다고 조용히 있었던 그들은...
종말이라는 게 쌩구라라는 걸 알게 되자...
교주를 때려죽이는 대신...
곧 종말이 온다고 동네방네 전도를 시작했다.
이미 전재산을 사이종교에 기부한 터라 교단이 나가리가 되면 갈 곳도 없어지는 상황. 이제는 새 물을 들이부어 먹고살아야 했을 터.
이들의 믿음(?)은 시련(?) 앞에서 더 공고해졌다.
유사역사학을 믿는 게 이런 것이다. ㅇㄷㅇ도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하지만 이제 그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래서 옛어르신들이 말하지 않던가.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라고. 지금이라도 회개하면 새출발을 할 수 있는데. 팬들도 똑같다는 것만 이해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좋아라 따라다녔으니 앞으로도 그냥 따라올 팬들이 먹고 살 만큼은 있을 거라 생각하면 결심이 좀 쉬울텐데...
잘못된 걸 잘못 되었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힘들다니... 불쌍타.
4.
Google Ngram Viewer에서 유사역사학, 유사과학, 유사종교, 가짜 역사를 친 다음에 유사역사학의 대표주자인 홀로코스트 부정론을 넣어보았다. 1827년에 유사역사학이 제일 먼저 등장하지만...

유사과학의 수치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뿐만아니라 개별사례인 홀로코스트 부정론이 압도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 서비스도 되면 좋으련만...
5.
하지만 이런 걸 보면 유사역사학 문제는 범위는 줄고 깊이는 더 깊어진 듯 싶기도 하다. 현정회가 이 모양이니...

덧글
휴거처럼 눈에 보이는 폭망도 버리지 못하는게 사람인데, 종교화된 유사역사학이 제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드네요. 그냥 세력이 좀 줄어든다... 정도가 한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원본의 코메디에는 못 미치겠습니다만 이걸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