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도 - 스포 포함 감상 *..문........화..*



나는 공포영화나 공포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둘째는 공포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제 스릴러라고 날 속여가지고 <제인 도>라는 영화를 보게 했다. 나는 심지어 이게 미드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다. 보다보니 드라마치고는 시간이 좀 길어서 영화인 줄 알게 된... (바보냐?)

아무튼 영화 시작하고 10분도 가지 않아서, "이거 호러 같은데?"라고 말하게 되었다. 둘째는 태연하게 "그런 건 스릴러라고도 하지 않나?"라고 시치미를... 당연히 아니고, 이 영화는 전형적인 호러 영화다.



이하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문.

일가가 죽은 집 지하실에서 발견 된 신원미상 여자 시체. (남자 신원 미상 시체는 존 도, 여자는 제인 도라고 부른다)

부검에 넘어가는데, 외견 상으로는 아무 상처도 없으나 손목과 발목이 복합골절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혀도 잘렸고 이도 하나 뽑혔다. 그리고 부검을 위해 가슴을 Y자 절개하자 피가 솟구쳐 오른다. 시체는 심장이 뛰지 않으므로 피가 솟구치는 경우가 없다. 금방 죽은 시체의 경우만 이렇다는 설명이 나온다. 물론 이 시체는 금방 죽은 시체는 아니다.

시체의 폐는 지독한 화상을, 장기 곳곳에 상처가 나 있다.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고 장기에 상처를 낼 방법은 없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호러 장르로 전개된다.

결국 부검의 아버지는 제인 도의 시체에 사정하며 자신만 죽이라고 말하고, 그 시체에 가해진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제인 도는 원상회복이 되고...

아버지의 기원과는 달리 아들도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 여자가 중세에 마녀로 몰려 극심한 고문을 당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그 분풀이는 아무 관련도 없는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부자에게 떨어졌는가. 또한 이미 그 전의 일가족 역시 억울한 희생자였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한 시체를 호송해 가는 운전수 역시 평범한 사람일 것이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며 영화는 끝난다.

부검의 부자가 목숨을 바쳐가며 알아낸 여자에 대한 진실 또한 무의미하게 묻혀버린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은 대체 이게 뭔가, 이 영화는 왜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여주는가? 라는 불쾌감에 사로잡힌다. 단지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소를 회피할 아무런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사람들이 왜 죽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대목이 호러 장르의 이해하기 쉽지 않은 특징 중 하나다. 잘못된 과거의 선택(심지어 내가 한 선택이 아니다!)은 그 해악을 알 수 없는 다른 곳에서 발현시키게 된다는 것. 우리의 선택은 그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고, 현재의 잘못된 선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이런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큰 주제이다.

마녀 재판이라는 극악한 행위의 결과가 단지 그 시대에 끝나지 않고 계속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알레고리를 통해 현재의 삶에 대한 반추를 꾀한다는 것.

오늘 벌어진 불행한 죽음은 그 어떤 영향으로 우리의 평범한 삶에 돌아올 것인지, 폭염 속에서 더욱 숨막힘을 절감한다.

덧글

  • 炎帝 2018/07/23 14:36 #

    솔직히 호러물에서 원한있는 자가 죽는거라면 모를까,
    원한없는 자가 죽는다는건 이해가 안가긴 해요.

    하다못해 폐가물처럼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갔다... 라는 것도 아니고
    부검의라면 당연히 시체를 건드리게 되어 있는데 말이죠.
  • 초록불 2018/07/23 14:38 #

    그래서 호러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은 거겠죠. 스티븐 킹의 호러 단편들을 보면 희생자들이 대체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 taxonomy 2018/07/30 13:35 #

    이유 없이 죽으니깐 공포물인거죠.

    원한이 있어서, 죽을놈이니, 하면 안되는걸 해서 죽는거면 그냥 사필귀정 정의구현 영화이지 무서울 이유가 없잖아요?
    원래 내 잘못 아닌데, 죽을 사람 아닌데 죽어나가야 내가 주인공에 이입을 해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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