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국호 연구 *..역........사..*



발해 국호 연구 - 10점
최진열 지음/서강대학교출판부


최진열의 <발해 국호 연구>를 읽었다. 굉장한 연구 성과다. 최진열은 발해 국호의 연원을 알기 위해 중국의 성씨를 낱낱이 파헤쳤다. 지루하고 고된 작업이었을 것 같다. 결과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더욱 힘들었을 작업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왜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나라 이름을 당은 발해라고 불렀는가에 대한 추적을 한다.

이 책의 논지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발해는 원래 중국의 한 군의 이름이다. 바다 이름이기도 하다. 발해는 처음에 만주 한복판에서 건국했고 요동을 소유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하북성에 속하는 발해라는 이름을 가졌다. 왜?

이민족의 국가 중에 원 중국 영토의 봉호가 주어지는 경우는 발해가 유일하다. 특별한 예외로 작동한 것이다. 역시 왜?


실제로 발해군왕, 발해군개국공, 발해군공, 발해현남, 발해군부인, 발해남 등의 작위를 당나라 사람들이 받았었다.

이 중 발해군왕을 받은 이봉자는 당의 종실이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고씨와 봉씨였는데, 이 고씨와 봉씨는 발해군의 대표적인 군망(유력 가문으로 우리식으로 보면 본관과도 통한다)이었다.

이 고씨와 봉씨는 본적이 발해이고 이렇게 본적지에 봉호를 내리는 것을 본적지봉호라고 한다. (최진열은 본적지봉호 사례를 전부 검토한다.)

당나라 때 유명한 환관 고력사는 원래 심주 출신으로 성은 본래 풍씨였다. 그는 환관 고연복의 양자가 되어 고씨로 성을 바꾸었다. 고연복은 고구려 왕족 출신이라는 연구가 있다. 그런데 고력사의 증손 고가방은 자신의 선조가 발해 사람이라고 족보를 세탁하고 있다. 그 후 이 집안은 발해 고씨로 행세한다. 발해의 유력 성씨로 족보를 날조한 것이다.

이런 일은 당대에 흔한 것으로 고구려 출신들도 발해 고씨 행세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다. 미나미 총독이 부임할 때 같은 남씨라고 좋아했다는 것 같은 일일까.

고구려 멸망 후에는 고구려인들도 발해 고씨를 사칭했다. 보장왕의 증손인 고씨부인의 묘지명에 발해인으로 나오는 것이 그 예이다. 이것은 고흠덕 부자의 묘지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고흠덕의 아들 고원망의 묘지명에서는 조상을 은나라까지 소급해서 주장하고 있다. (유사역사학 추종자들 몰려오겠네!)

대조영은 원래 성이 없었을 것인데, 고와 의미가 유사한 대를 사성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고구려를 언급하기 싫어한 당 조정은 발해 고씨를 끌어와서 대조영에게 발해군왕, 즉 발해라는 군명을 주었다는 것이다.

당이 고구려(고려)를 거론하는 것을 꺼려한 것은 보장왕을 고려군왕 같은 것에 임명하지 않고 조선군왕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최진열의 논지는 조영이 건국한 후에, 고려가 다시 섰음을 인정할 수는 없었던 명분 상의 이유로, 고씨가 군망으로 있는 발해의 이름을 봉작지봉호 형식으로 조영에게 내려주면서 성씨도 고와 의미가 상통하는 대로 했다는 것이다.

이 발해 고씨는 물론 고구려 고씨와는 연관이 없는 중국 성씨다.

발해 국호 문제만 가지고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나올 수 있다니 역사 연구의 깊이란...

덧글

  • 아기백곰 2019/01/27 13:06 #

    환단고기 추종자들께선 발해가 웬 말이냐, 대진국만이 진리니라 하고 광분하겠지만 한암당도 초기에 발해 국호를 환단고기에 넣었다가 나중에 패대기를 쳐 버렸다는 것이 함정…….
  • 초록불 2019/01/27 14:27 #

    크아...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9/01/28 02:30 #

    역사 연구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이 책과 달리 이덕일이는 25일날 새 책을 냈습니다. 동아시아 소대사의 쟁점이라고... 이덕일이는 책을 116권이나 냈더군요(알라딘 인터넷서점 기준). 엄청난 부자겠네요.
  • 초록불 2019/01/28 14:56 #

    소대사... 오타가...^^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는 걸로 보이던데요. 재탕 글만 자꾸 내는 것 같네요.
  • bergi10 2019/01/29 15:31 #

    왕가 성씨를 사칭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재밌네요.
  • 초록불 2019/01/29 17:34 #

    이런 사실 하나하나를 추적한 노력이 정말 놀랍습니다.
  • 동두철액 2019/01/29 20:55 #

    대씨와 발해군왕의 관계를 이렇게 연결시킬 수 있군요. 널리 알려진 사실을 논리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학자분께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 청순한 범고래 2019/01/30 13:27 #

    안녕하세요 . 리뷰 잘봤습니다. 그럼 발해의 국호가 실은 고려인데 당에서 일부러 발해라고 불렀다는 건가요?
  • 초록불 2019/01/30 16:20 #

    대조영이 세운 나라는 진국이라고 자칭했으나 당은 봉작을 발해로 주었고 발해도 그것을 받아들였는데, 왜 당에서 나라 이름을 발해라고 했을까 하는 점을 밝힌 논저입니다.
  • 루드라 2019/02/21 00:38 #

    고씨와 봉씨라고 하니 고선지와 봉상청이 바로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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