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상상 출판사 근무 지침 *..만........상..*



새빨간상상 출판사에 취업한 것을 환영합니다.

편집자로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려드립니다.

1. 서가에 있는 책 중 편집용 넘버 444가 찍힌 책이 발견되면 즉시 사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아무 소리도 내지 마세요. 10분 동안 기다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사장님께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면 됩니다. 사장실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는 무시하세요.

2. 서가 네번째 단의 네번째 책이 거꾸로 꽂혀 있는 것을 보면 조용히 출판사 밖으로 나갑니다. 이때 절대 책으로부터 눈을 떼면 안 됩니다. 뒷걸음질로 나가세요.

3. 야간 근무 때 교정지가 갑자기 책상 너머로 날아가면 바로 편집장님께 전화합니다. 우리 출판사 사무실 안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4. 교정쇄를 넘기다가 종이에 손가락을 베면 빨리 피를 빨아들입니다. 이때 책상 밑에서 뭔가 종아리를 만지는 기분이 들면 즉각 책상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피가 멈춘 뒤에 내려오면 됩니다.

5. 누군가가 원고를 소리내어 읽고 있다면 즉각 사장실로 대피하세요. 우리 출판사에서는 원고를 소리내어 읽지 않습니다.

6. 금방 쓴 펜을 찾을 수 없거나 칼, 클립 등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있다면 즉각 편집장에게 보고하세요. 편집장이 최신 부적을 출력해줄 겁니다.

7. 반대로 본인이 구매하지 않은 펜이나 칼, 자 등이 책상 위에 있다면 조용히 책상에서 떨어지도록 합니다. 이때 특히 의자에 몸이 묶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8. 야간 근무 때 초인종이 울리면 절대 함부로 문을 열지 말고 기다리세요. 다시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문을 네 번 두드리면 즉각 사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세요.

9. 가끔 커피머신에서 빨간색 액체가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찍어서 맛보면 안 됩니다. 편집장에게 조용히 알려주세요.

10. 냉장고 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각 박스가 보이면 즉각 냉장고를 닫고 덕트테이프(냉장고 위 수납장에 있습니다)를 냉장고 문이 열리지 않게 붙입니다. 냉장고 안에서 뭔가 튀어나오려고 해도 절대 문을 열면 안 됩니다.

11. 마지막으로 알려드리는데, 우리 출판사에는 사장실이 없습니다.

새빨간상상 출판사에서 즐거운 편집 생활을 영위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입사를 축하합니다.

-------------------
새빨간상상 출판사에 취업한 것을 환영합니다.

인쇄감리를 가던 신입편집자가 돌아오지 않아서 2차 지침을 알려드립니다.

1. 출판사에서 인쇄소까지는 택시로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30분을 달려도 인쇄소가 나오지 않으면 즉시 택시에서 내리세요. 택시 기사가 만류해도 즉각 내려야 합니다. 문이 안 열리면 지급한 망치를 사용해서 창문을 깨고 내리세요.

2. 전화가 와서 작가 김철히히히라고 말하면 즉시 전화를 끊으세요. 절대 대답해서는 안 됩니다. 새빨간상상 작가 중에 김철희희는 없습니다. 유사한 이름의 작가는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국제 전화 거는 일이 없습니다.

3. 12시 넘어서 새빨간상상이라고 하면서 오는 카톡은 받아서는 안 됩니다. 새빨간상상에서는 퇴근 후에 카톡을 보내지 않습니다.

4. 회사 오른쪽 구석의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절대 열리지 않으니까 열면 안 됩니다. 그 문을 열어서 생기는 사태는 모두 편집자 책임입니다.

5. 오른쪽 구석의 문 상단 1/5 지점에는 포스트잇 하나가 붙어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포스트잇이 떨어져 있으면 조용히 사장실로 이동해서 문을 잠그세요. 사장실이 없다는 거짓말을 믿으면 안 됩니다.

6. 투고원고 중에 "새빨간"으로 시작되는 메일의 첨부파일은 열지말고 휴지통으로 이동시키세요. 휴지통으로 이동했는데 메일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는 컴퓨터의 전원을 뽑아버리세요.

7. 컴퓨터의 전원을 뽑았는데 모니터에 화면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생수는 성수입니다. 빨리 꺼내서 모니터에 뿌리세요. 냉장고에 덕트 테이프가 붙어있으면 풀러서는 안 됩니다.

8. 전화를 받았는데 거친 숨소리만 들리면 "경찰에 신고한다! 이 변태야!"라고 고함을 지르세요. 그때 "죄송합니다. 죽작가입니다."라고 말하면 얼른 전화를 끊어주세요. 그 작가는 작년에 자살했습니다.

9. 야근 중에 책을 읽다가 빨간색 페이지가 나오면 바로 책을 덮고 천장을 봐주세요. 천장에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붙어있는 여자가 있으면 조용히 퇴근해주세요. 이때 꼭 뒷걸음질로 나가야 합니다. 새빨간상상에서는 빨간색 종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10. 12시가 넘어서 창고에서 재고가 없다는 전화가 오면 재빨리 끊어주세요. 창고는 6시 이후에 일을 하지 않습니다. 특히 빨리 와달라는 이야기가 들려도 절대 대답하면 안 됩니다. 궁금해서 대답했던 직원은 그날 사라져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11. 빌딩 내 엘레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면 즉시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세요. 우리 빌딩 엘레베이터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주의사항을 잘 지켜서 행복한 직장 생활 하세요.

덧글

  • 꾀죄죄한 하프물범 2019/08/07 21:45 #

    출판사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 시나리오를 써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만들어지면 색다르겠네요;;)
  • 초록불 2019/08/08 10:34 #

    감사합니다!
  • LVP 2019/08/07 23:41 #

    만에하나 새빨간상상 출판사에 변괴가 생기면 666부대가 출동해서 수습하나요?? (!?!?!?!?!?!?)
  • 초록불 2019/08/08 10:34 #

    하하
  • 콜타르맛양갱 2019/08/08 17:30 #

    일단 뭔일이 생겼다 하면 사장실로 가면 되는군요 갈 수 있다면 말입죠
  • 초록불 2019/08/08 18:07 #

    그렇습니다...^^
  • 신나는 좀비 2019/08/11 03:20 #

    출판사 자체가 scp 재단에서 관리되는 곳인가요!
  • 초록불 2019/08/11 05:47 #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