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지나간 마당에 생각해보면 미분류



2020년 벽두에 한국일보는 이런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1428년 조선 세종이 상서로운 동물로 언급했다는 기록도 있다. 올해가 예사로운 해는 아닐 듯하다.

세종은 전근대인으로 보기에는 정말 지독하게 합리적인 면모를 보일 때가 많다.

이 기사에서는 세종이 미신을 믿은 것 같지만 실제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중국 사신으로 돌아온 이가 명황제(선덕제)가 상서로운 것들을 너무 좋아해서 흑호니 흰꿩, 흰쥐, 흰토끼 등등을 모두 애완동물로 기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세종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역대의 일을 고찰하니, 흑호·백안·백치(白雉)는 모두가 상서로운 물건이 아니다. 주나라 때에도 흑호를 바친 바 있고, 수(隋)나라 양제(煬帝) 때에도 흑호를 바친 적이 있다. 또 기린(麒麟)도 성창한 시대에 나오기도 하고, 혹은 쇠잔한 시대에 나오기도 하였다. 이것으로 본다면 상서라는 것은 족히 믿을 것이 못된다."

=상서라는 것은 족히 믿을 것이 못된다.
=상서라는 것은 족히 믿을 것이 못된다.
=상서라는 것은 족히 믿을 것이 못된다.

기자님, 보이시나요?

그 뒤에 세종은 더 재미있는 말을 한다.

상서는 믿을 것이 못 되지만 그래도 명황제가 좋아하니까 흑호와 흰꿩과 해동청을 보내서 기쁘게 해주자는 진짜 실리 100%의 이야기. 쿨~

상서로운 운운으로 시작했으나 코로나로 마무리 된 2020년.

그나마 기분 상으로는 예전보다 한해의 국운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이야기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덧글

  • 자그니 2021/01/04 14:31 #

    설마 저걸 다 외우고 있었단 말입니까...
  • 초록불 2021/01/04 17:35 #

    페북이 1년 전 오늘 쓴 글이라고 보여주더라고요...^^
  • 아기백곰 2021/01/04 19:49 #

    ‘믿을 것이 못 되지만 그래도’라니… 세종의 유도리(?)가 보통은 넘는군요.
  • 초록불 2021/01/05 09:13 #

    유연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 LVP 2021/01/08 03:30 #

    혹자는 세종을 고전적 자유주의자라고까지 평가하던데, (본문과는 물론 아무 상관이야 없지만) 저런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면모를 보면 그런 평가가 나올법한 사람이긴 한 것 같습니다 'ㅅ')
  • 초록불 2021/01/08 09:45 #

    맞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아웃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구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