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를 찾아서 *..역........사..*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의 출전이 <한서> "흉노전"이라고 해서 거금을 들여 <한서>를 사서 찾아보니 이런 말이 없다.

텍스트로 검색해보니 <한서> 열전 중에는 "천고天高" 자체가 나오지 않고 "마비馬肥"는 네 번 나오는데 "이광·소건전李廣蘇建傳"에 한 번, "조충국·신경기전趙充國辛慶忌傳"에 두 번 나온다. "흉노전"에는 이렇게 한 번 나온다.

秋,馬肥,大會蹛林,課校人畜計。
가을에 말이 살찌면 대림대회를 열고, 사람과 가축의 실제 숫자를 맞추어 센다. (대림은 흉노의 제사이자 제사가 열리는 장소라고 한다.)

천고마비와는 관련이???

어딜 보면 "到秋馬肥, 變必起矣. 宜遣使者行邊兵豫爲備"(가을이 되어 말이 살찌면 변란이 반드시 일어날것입니다. 마땅히 사자를 보내 변방의 병사들을 둘러보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라는 말이 출전이라고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한서> 열전 "조충국·신경기전趙充國辛慶忌傳"에 나오는 말이다. (조충국이 한선제에게 올린 상소)

천고마비의 출전이 <한서> 흉노전이라는 말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여기저기 찾아본 결과 가장 출전이 오래된 것은 1919년 8월 8일 <매일신보>에 실린 것이다.


천고마비 대신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말은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오고(세조실록, 성종실록) 승정원일기에도 나온다(영조). 여기서 高는 "깊다"라는 뜻으로 가을이 깊어졌다=가을이 왔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대체로 추고마비는 "유비무환"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가을이 되어 말이 살찌면 외침이 있을 것을 대비해야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두보의 시 《留花門(유화문)》에 "高秋馬肥健(가을이 되어 말이 살찌고 튼튼해지면) 挾矢射漢月(활을 날리며 한나라 땅에 쳐들어오지)"라는 구절이 있다.

고추마비건... 고추마비건... (아으, 이게 무삼말이고!)

두보의 할아버지인 두심언의 시 《贈蘇味道(소미도에게 주다)》에 "秋深塞馬肥(가을이 깊으니 변방의 말이 살찐다)" 또는 "秋高塞馬肥(가을이 오니 변방의 말이 살찐다 - 여기서 塞는 새북塞北 즉 흉노의 땅을 가리킨다)"라는 구절이 있다고 하여 이 말을 출전으로 잡기도 한다.

秋가 天으로 바뀐 것은 일본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일제강점기 때부터 가을을 가리키는 용어로 "천고마비"가 사용된 것은 맞다.

백거이의 시 《江南遇天寶樂叟(강남에서 천보 연간의 악공 노인을 만난 노래)》에 "弓勁馬肥胡語喧"(활은 굳세고 말은 살쪘으며 오랑캐의 언어는 시끄러웠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런 것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겠다.

덧글

  • 서린 2021/09/18 16:57 #

    허어 이제 천고마비도 일제의 잔재로 몰아내나요
  • 초록불 2021/09/18 21:45 #

    그러기야 하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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