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죽음 이후 - 정장공 *..역........사..*



주나라가 서쪽의 견융에 쫓겨 동쪽 낙양으로 도읍을 옮겼는데, 이때부터 춘추시대라고 일컫는다.

이때 낙양 인근에는 정鄭나라가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강대국 진晉과 초楚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그 정나라다.

정나라는 원래 주나라 왕실에서 분기된 나라여서 주나라와 가까운 사이였다.

춘추시대에 처음으로 두각을 드러낸 군주는 정나라의 정장공이었다. 이때 주나라는 낙양에 도읍한 평왕이 죽고 손자 환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정장공의 일화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자. 아무튼 정장공은 강대국이라 할 수 없는 나라인 정나라를 패자의 자리로 올려놓았는데, 근본적인 정책은 근공원교(가까운 곳은 공격하고 먼 곳과는 친하게 지냄)였다.

그러나 정나라의 번영은 짧았다. 그의 사후 정나라는 심각한 내분에 빠졌다.

정장공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다. 태자 홀은 재상 제중(본명 채중-제족이라고도 부른다)이 중매한 등나라 여자 소생이었고, 둘째 돌은 송나라 여자 소생이었다. 그리고 셋째 미, 넷째 영이 있었다.

태자가 즉위하여 정소공이 되었다. 당연히 제중의 권한이 막강해졌다. 그런데 이웃나라인 송나라(정나라와 늘 다투는 사이다)가 제중을 납치하여 협박했다. (이 일은 20세기에 장학량에 의해서 되풀이가... 아님!!)

제중은 송나라의 협박에 굴복해서 공자 돌을 왕위에 올렸다. 그가 정여공이다. 정소공은 위衛나라로 도망쳤다.

정여공은 제중이 부담스러웠다. 그는 제중의 사위 옹규에게 제중을 살해하라고 명을 내렸다. 옹규가 살해 준비를 하는 것을 아내가 알았다. 아내는 고민하다가 어머니한테 이렇게 물었다.

"아버지와 남편 중 누가 더 가깝습니까?"
"아버지는 하나 뿐이지만, 남편이야 세상 남자가 다 될 수 있지."

이래서 옹규의 아내가 이실직고 했고 제중은 역으로 사위 옹규를 살해했다. 정여공은 달아나 변경의 역읍에 머물렀다. 송나라가 그를 보호했다.

제중은 정소공을 다시 불러와 왕위에 앉혔다. 그런데 다음해에 정소공이 암살 당했다. 그가 태자일 때 대신으로 임명된 자가 있었는데, 그자의 임명을 반대했었다. 정소공이 왕위를 되찾자 자길 죽일 거라 생각한 그 대신이 먼저 손을 쓴 것이었다.

제중은 셋째인 미를 왕위에 올렸다. 이때 제양공이 군주들과 회합을 가졌는데 미가 여기 참석했다가 제양공에 의해서 살해되었다. 미는 제양공이 왕자였을 때 다툰 적이 있었는데, 회합에 가서 그 일을 사과하지 않았고, 이에 분노한 제양공이 그를 죽여버린 것이다.

군주가 신하에 의해 암살되고, 타국의 군주에게 살해되고 해도 정나라는 뭘 어찌할 수가 없이 흘러갔다.

제중은 제양공에게 자기도 죽을까봐 회합에 가지 않았고, 진陳나라에 있던 넷째 영을 데려와 왕위에 앉혔다. 이로써 제중은 무려 소공-여공-미-영의 네 군주를 왕위에 올려놓은 희대의 권력자가 되었다.

제중이 죽자 드디어 역읍에 있던 정여공은 돌아갈 기회를 잡았다. 그는 정나라 대부 보가를 협박해서 영을 살해하게 했다. 영과 그의 아들들까지 모두 죽고 정여공은 17년 만에 돌아와서 권좌를 차지했다.

정여공은 왕실의 큰어른을 불러다 꾸짖었고 그는 자살했다. 정여공은 이어서 보가를 불러서 꾸짖었다.

"너는 신하된 몸으로 두 마음을 지녔다. 죽어 마땅하다."

보가는 억울해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이래도 되는 거요!"

하지만 정여공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를 죽여버렸다. 정여공의 과감한 숙청은 권좌를 단단히 해주었다. 이 해에 제환공이 패자를 선언하여 춘추시대의 주도권은 제나라가 잡았지만, 그래도 정나라는 이후 왕위를 부자 상속으로 이어가며 진晉나라와 초나라 사이에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정장공은 일세의 영웅이었지만, 국가의 내실은 튼튼하지 못했다. 그는 먼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가까운 나라들과 싸웠는데, 그렇다고 가까운 나라들을 멸망시킬 힘은 없었다.

사방에 원한을 남긴 채 그가 죽었을 때 세명의 아들(홀, 돌, 미) 중 누구라도 외세의 힘으로 권좌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대신인 제중이 쥘 수 있었던 것이고, 이후에도 외세와 권신에 의해서 권좌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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