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과 고양이 *..역........사..*



이하곤(1677~1724)이라는 사람이 쓴 <두타초頭陀草>라는 문집에 숙종과 고양이 금손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 궁의 고양이 이야기를 적다 [書宮猫事]
대행대왕(숙종)은 고양이를 사랑하시었다. 궁중에 한 마리를 두어 길렀는데 노란색에 매우 커다랬다. 궁인이 이름 지어 말하길 ‘금손’이라 하였다. 수라를 올릴 때마다 머리를 숙이고 꼬리를 사리며 상 밑에 엎드리니 대행대왕(숙종)이 먹을 것을 던져주면 그때서야 식사를 했다. 십수 년이 지나 대행대왕(숙종)이 승하하자 고양이가 홀연히 뛰어오르며 울부짖으니 사람들이 모두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 후에 절대로 음식을 먹지 않았다. 궁인이 생선과 고기를 먹이려 하였으나 역시 거부하고 먹지 않았다. 그후 수십 일만에 죽고 말았다. 혜순대비가 내수사에 명하여 염한 뒤에 명릉의 노방에 매장하게 하였다. 슬프다. 일개 미물인 고양이도 길러주는 은혜를 갚고자 생을 버려 순사하여 이는 하늘에서 받은 기질이니, 참으로 기이하다 이를 것이다. 대행대왕(숙종)의 지극한 어짊과 두터운 덕이 금수에게까지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호라, 그 성대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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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곤은 이 글을 적은 후에 금손이의 어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서 글을 덧붙였다.

내가 그 후에 김필형에게 들은 바 있어 또 글을 보탠다. 선왕(숙종)께서 일찍이 후원에 노닐다가 어미 고양이가 굶주려 죽음에 이른 것을 보고 그를 불쌍히 여겨 궁인에게 명하여 기르게 하였다. 이에 이름을 금덕(金德)이라 지었다. 새끼를 하나 낳으니 곧 금손이다. 그후에 금덕이 죽자 명하여 장례를 치렀다. 고양이를 묻으며 슬픔을 글로 지어 지금 어집(御集) 중에 있다. 금손이 먹지 않고 죽은 것은 단지 선왕(숙종)이 길러준 은혜에 감격한 것뿐이 아니라 그 어미를 살려준 것에 특별히 감동하여 이에 이르렀던 것이니 더욱 기이하다고 전하였다. 오호라, 어미와 자식은 천성이로다. 고양이는 뭇 짐승 중에 가장 은혜를 모른다고 하는데 오히려 어미 살린 은혜를 죽음으로 갚았다. 간혹 사람 중에 어머니와 자식 간의 천륜을 모르고 그것을 끊어버리기도 하니, 그것은 도대체 어떤 마음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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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이 금덕이를 묻을 때 썼다는 글[埋死猫]은 아래와 같다. <열성어제(列聖御製)> 수록.

내가 기르던 고양이가 죽자 사람을 시켜 잘 감싸서 묻어주게 하였다. 귀한 짐승이라서가 아니라 주인을 사랑한 것이 예뻐서이다. <예기>에 가로되 “해진 수레덮개를 버리지 않는 것은 개를 묻어주기 위함이라”고 하고, 주석에 “개와 말은 모두 사람에게 공이 있으므로 특별히 은덕을 보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고양이가 비록 사람에게 공은 없지만, 가축일지라도 주인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에, 그를 싸서 묻는 것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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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이가 굶은 기간은 홍세태가 쓴 유하집에 13일이라고 나온다. 대비는 고양이 금손이를 비단(綵帛)에 싸서 묻게 했다.

덧글

  • 까마귀옹 2022/11/17 21:14 #

    숙종과 금손이 이야기는 이젠 유명해서 귀여운 일러스트나 만화도 종종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숙종의 진짜 성격과 행적은 그런 따스한 성품의 애묘인이 절대로 아닌지라, 좀 꼬아서(?) 숙종을 '고양이를 쓰다듬는 암흑가의 보스' 식으로 묘사한 경우도 있더군요. 영화 대부에서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비토 콜레오네가 고양이를 품에 안은 그 장면처럼요. ㅋㅋㅋ
  • 초록불 2022/11/21 16:25 #

    글 쓰고나서 몇 개 더 찾아서 재구성이 좀더 될 수 있는 걸 알았는데, 귀찮아서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 존다리안 2022/11/17 22:23 #

    고양이 자체가 이상한 놈들이기는 하지요. 나몰라라 하다가도 갑자기 애정을 보이기도 하고…
  • 초록불 2022/11/21 16:25 #

    독특하죠.
  • 잠본이 2022/12/08 16:10 #

    괭이도 은혜를 아는데 사람이 되어갖고 뭣들 하느냐고 훈계할 목적도 있었을 법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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