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냐? 고구리냐? - 결론 만들어진 한국사



나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서 고구리라고 읽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고구려냐, 고구리냐

사실 이 문제의 해결은 조선 시대에 한글 표기된 고려나 고구려를 찾으면 한 방에 해결되는 일이었다. 나는 이런 주장을 내놓은 인간들이 그들 스스로 그런 증거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이미 의심하고 있었다.

대개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증거를 모두 검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광대한 바다라는 것은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된다.

나는 백성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삼강행실도를 확인하면 이 문제가 풀리리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 다만 교보에 나가보아도 원문 확인을 할 수 없어서 언젠가는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겠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곳을 발견했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 가 있는 최규정님의 블로그
한말연구학회
건국대 박사과정 허재영님의 삼강행실도, 속삼강행실도,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오륜행실도 비교 자료

최규정님의 블로그에 있는 자료 중 허재영님의 글은 한말연구학회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 한말연구학회 안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한말연구학회에 있는 오륜행실도 자료와 최규정님의 블로그에 있는 자료는 약간 다르다. 때문에 두개를 다 링크 걸어놓는다.

위 자료를 살펴보면 쉽게 고구려고려의 조선시대 발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는 고구려고, 고려는 고려다. 백제의 경우는 아래아를 쓴 백졔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삼강행실도는 세종 16년(1434년)에 만들어진 책이다.
현재 고려대 본, 서울대 본, 성균관 본이 있다.
이 모두에 고구려, 고려라 되어 있으며 고구리나 고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고구려를 옛날에는 고구리라고 불렀다는 썰렁한 농담을 듣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혹 어디선가 보게 된다면 오륜행실도를 찾아보고 잘 생각해보라고 이야기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추가 : 고람거사님의 고구려 발음 설명
고구려 실증 자료 제시
한말연구학회 홈페이지에 있는 오륜행실도(1990, 서울대 가람문고본)의 高句麗, 高麗 발음

핑백

  • 초록불의 잡학다식 : 고구려냐? 고구리냐? (97/06/20) 2007-09-26 15:49:10 #

    ... 튼 저 자신도 이에 대해서 확고부동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 잘알고 계시는 분들의 상세한 설명이 있기를 기 대합니다. 마포에서 이 문제에 대한 결론 고구려 실증 자료 제시 또 한가지 확실한 증거 ... more

덧글

  • 功名誰復論 2005/02/10 21:11 #

    앞으로 필요할 때 써먹겠습니다.
  • 서누 2005/02/11 11:09 #

    끄적끄적..(적는다...)
  • 한도사 2005/02/12 10:26 #

    중국발음으로, 麗는 '리'라고 읽더군요. 고구리는 한식+중국식 발음이 섞인것이 아닐까 싶으네요. 고구리라고 부르는 사람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사대적인 발음을 하는 셈 입니다.
  • 한도사 2005/02/12 10:27 #

    그리고 <韓>은 중국에 한나라가 있었기 때문에 유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삼한 때문에 유래한 것은 아닌지요? 저는 여태 삼한때문에 <나라이름 한> 인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 초록불 2005/02/12 11:07 #

    중국 옥편에는 뭐라고 나오는지 봐야겠지요? 일단 전국시대의 韓이 중국에 먼저 알려진 것은 분명하지요. 제 생각에는 당연히 중국의 韓나라 때문에 나라이름 한이 된 것이라고 봅니다.
  • 한도사 2005/02/12 17:11 #

    아. 중국의 韓나라를 말씀하신 거 였었군요...
  • 세리자와 2005/06/20 18:54 #

    안녕하세요. 삼국지 부여전의 주, 통전, 위략, 후한서, 논형에는 각각 離자를 쓴 표기가 등장하고 있고 주서에서는 夷자를 쓰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 초록불 2005/06/20 19:24 #

    세리자와님 / 무슨 이야긴지 잘 모르겠군요. 삼국지 부여전의 주라는 건 뭘 말씀하시는지요? 삼국지 부여전의 주는 바로 위략을 가리키는 것인데, 여기에 高離라는 나라가 나오죠. 이 고리국이 고구려를 고구리라고 읽어야 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부여의 건국설화라는 점도 명심하셔야 되겠죠?

    고구려를 고구리라고 읽어야 한다는 사람들은 "원래 조선시대에는 고구리라고 읽었는데, 일제 때 왜곡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제 글은 그런 주장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세종 때, 즉 고려인들도 살아있던 때에 만들어진 책에 "고구려"라고 나오니, 우리 선조들은 최소한 조선시대에도 고구려라고 읽었다는 것입니다.

    논점을 흐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고리국을 꺼내서 이런 이야기를 종종하는데, 고구려 시대에 高句麗라는 글자를 어떻게 읽었느냐는 문제는 고대 한자음 발음에 대한 연구이거나, 우리말 발음에 대한 문제일 뿐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신라는 사로국이라는 기원이 있으니 "신로"라고 읽어야 마땅하지 않습니까?

    고구려를 고구리로 읽어야 애국자인 척 하는, 그것도 잘못된 주장에 기인한 논리는 마땅히 버려져야 합니다.
  • 초록불 2005/06/20 19:24 #

    우리는 500년이 넘도록 고구려로 알고 지내왔던 것입니다. 신라가 신로가 이닌 것처럼 말이죠.
  • 孤藍居士 2005/07/14 21:51 #

    麗에는 《광운》(중고 중국어 이래의 한자 독음 표준서입니다)에서부터 두 가지 독음이 있습니다. 하나는 郞計切로, 오늘날의 '려'에 해당되는 독음이며, 또 하나는 呂支切로, 오늘날의 '리'에 해당되는 독음입니다. 呂支切의 독음은 고구려에만 사용되지요. 중국어에서는 고유명사에 사용되는 한자들에 대하여 異讀이 많은데, 麗도 그 중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최소한 고려시대 이래로 麗에 '리'란 이독이 사라진 것 같은데, 그것은 高麗란 국명을 Corea, Coray 등으로 적고 있는 서구의 기록을 봐도 분명합니다. 고구려 시대에는 그런 이독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려 이후에는 그러한 이독이 상용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 孤藍居士 2005/07/14 21:55 #

    그리고 麗를 중국어에서 li로 읽는다고 뭐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중고 중국어에서는 liei와 lje라는 두 가지 독음이 존재했으며, 전자는 한국한자음의 '려'에 해당하고, 후자는 한국한자음의 '리'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근대 중국어 이후 둘 다 li로 통합되어 읽힙니다.(성조는 다르지만) 그리고 위에서 高離를 논하신 것 같은데, 《주역》에서는 聲訓으로 팔괘의 하나인 離에 대하여 "離, 麗也"라 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離와 麗의 類音관계는 충분히 고려될만한 성질의 것이겠습니다. 그러나 夷는 좀 아닌 것 같군요.
  • 孤藍居士 2005/07/14 22:02 #

    참고로 斯盧의 斯의 13세기 이전 한국에서의 독음은 si, 盧는 그것이 속한 중고중국어 魚-語-御韻의 육조 초기 핵모음이 a로 추정되므로, 아마도 *sira란 음가였으리라 추정됩니다. 이것은 이것의 이표기인 尸羅, 斯羅에도 적용되는 것이지요. 新羅는 기존의 이름에 뜻까지 부여하여 생겨난 표기로 봅니다.
  • 구찮소 2009/02/19 05:51 #

    최근 개인적으로 관련된 사이트에서 이 해묵은 논쟁이 또 불을 뿜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삼국지>에도 '고려즉고구리'라고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고구리'라고 발음해야 한다"는 주장이 되풀이되었는데, 논쟁이 발생한 김에 대체 어디서부터 그런 낭설이 떠돌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조사를 해봤습니다. 금새 추적이 되더군요.

    맨 처음에 그런 주장을 한 사람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러한 낭설이 유포된 본격적인 발원지는, 잘 아시는 coo2.net 이었습니다. coo2.net 의 무의미한 자칭 '연구글' 중에서도 특히나 실소를 자아내는 것으로 [다양한 고구려의 명칭연구 (http://www.coo2.net/bbs/zboard.php?id=h_koku&page=1&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명칭&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 라는 것이 있는데, 대체로 현재 넷 상에서 유포된 "삼국지에도 고구리라고 부르라고 나온다"는 주장은 모두 그 글의 복사-붙여넣기입니다.
  • 구찮소 2009/02/19 06:01 #

    링크를 참고해보시면 알겠지만, 그 요사스러운 글 중에서 등장하는 대목에;

    "고리즉고구려 삼국지( 離卽高句驪 三國志)30-24."

    ...라고 기술된 부분이 있는데, <삼국지> 권30, 위서 동이전에 등장하는 내용이라는 소리입니다.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 찾아봤더니, 진수의 <삼국지>가 아니라 1950년대에 중국에서 출간된 노필의 <삼국지집해>에서, 위서 동이전 부여전의 한 대목에 대해 노필이 붙인 집해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삼국지>에 그런 소리가 나온다고 주장을 했더군요. 즉, coo2에 그 글을 올린 사람은, 진수가 쓴 원문과 <위략>, 그리고 거기에 대해 노필이 붙인 집해를 구분을 못하고 그런 어이없는 주장을 한 것이더군요.
  • 구찮소 2009/02/19 06:22 #

    게다가 더 기가막힌 것은, coo2 측에서 주장한 "槀離卽高句驪" 라는 구절은, 앞서 말한 (부여전의 대목에 대한) 집해에서 노필 스스로가 한 말조차도 아니고, 청대의 지리학자 정겸(丁謙)이 부여의 동명왕신화와 고구려의 주몽신화를 혼동한 것에서부터 출발한 견해라는 점입니다.

    즉, 부여전에 대한 집해에는 동명이 탈출한 부여 북쪽의 '색리'가 '탁리'나 '고리'로 표기되기도 한다는 <만주원류고>가 인용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로 다음 대목이 정겸의 견해인데, 정겸은 '동명=주몽'이라고 혼동을 했기 때문에, 고리(색리)-부여-고구려의 지리관계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것이 배송지 이래 반복되어온 실수이기에 동명의 건국설화 대목을 고구려전으로 옮겨야 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논지를 설파하면서, 정겸은;


    "..."況槀離, 卽高句驪合音, 傳首明言, 南與高句驪接, 何得又指爲北夷 ..."

    "...게다가 고리(槀離)는 즉 고구려(高句驪)의 합음(合音)인데 (부여)전(傳)에서 앞서 ‘남쪽으로 고구려와 접한다’고 분명히 말해놓고 어찌 다시 북이(北夷)라 일컬었는가..."


    ..라는 얘기를 하는데, 바로 저기에서부터 "<삼국지>에도 '槀離卽高句驪' 라고 나와있다"... 는 모든 주장이 출발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위에 달려있는 여러 옛 댓글들 중에서 세리자와씨가, "삼국지 부여전의 주"라고 언급한 부분의 실체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은 진수의 원전이 아닌 노필의 집해, 그것도 노필 스스로의 견해도 아니고, 집해를 위해 인용한 청대 지리학자 정겸의 개인적인 견해를, <삼국지> 위서 동이전 부여전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착각하고 열심히 넷상에 뿌려댄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전말이 밝혀지다보니 정말.. 어이가 없지요. ==a 이미 오래된 떡밥이라 여러 고수분들은 이미 알고 계셨던 내용일테지만, 마침 이 논쟁을 다시 접하게 된 후에 알아낸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감히 댓글로 이렇게 남겨봤습니다.

    언제나 건필하십시오, 초록불님.

    - 구찮소 -
  • 초록불 2009/02/19 08:45 #

    잘 보았습니다. 저런 엉터리 주장이 더 이상 발 못 붙이게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comobel 2012/05/02 20:23 #

    어디서 보니까
    '려'자가 나라이름 리라는 뜻도 있고 빛날 려 라는 뜻도 있는데
    고구려와 고려에서는 빛날 려이기 때문에
    고구려가 옳은거라는데요...
  • 초록불 2012/05/02 20:30 #

    그런 주장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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